우리의 이해당사자는 부장님이세요.
요구공학 전문가가 내구성 소비재를 만드는 회사에서 요구공학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이해당사자(stakeholder) 개념을 설명하고 나서,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제일 중요한 이해당사자로 누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어떤 대답이 나왔을까요? 흥미롭게도, 참석자들이 대부분 자신의 ‘상관’을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내구성 소비재를 만드는 회사였는데, ‘고객’을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라고 말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저는 요구공학 전문가와 그 원인을 놓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가장 그럴싸한 답은, 회사의 조직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회사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형식의 기능조직이었기 때문에, 고객을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로 생각하기보다, 자신을 평가하는 조직장을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로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아무래도 기능조직 중심인 회사에 속한 개인이, 자신이 만드는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이해당사자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듯합니다. 즉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했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고객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보다, 아무래도 조직장의 요구사항이 더 중요할테니까요.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듭니다. 중간관리자인 상관들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이런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도 고객이 만족하고 사용할 듯합니다. 업무는 실무진이 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은 경영층에서 내리지만, 중산층이 사회의 방향을 선도하듯이. 중간관리자들이 어떤 마인드로 어떻게 협력하느냐에 따라서, 그 조직의 성공 여부는 판가름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관이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라는 답변이 아직도 어리둥절하지만요.


October 20th, 2009 at 2:26 am
마지막 문단에 말씀하신대로 중간관리자가 고객의 요구를 제대로 실무자에게 전달을 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실무자의 작업 결과물을 평가할 수 있다면 오히려 좋은 조직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프로그래밍으로 비유를 하자면 중간관리자가 인터페이스 역활을 하고 실무자가 구현체라 생각을 한다면, 프로그래머(고객)은 수많은, 그리고 종종 바뀌는 구헌체(실무자)를 접하지 않고 인터페이스(중간관리자)를 통해 원하는 기능을 얻을 수 있겠지요.
덤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의 실무자인 개발자는 고객과 직접 접촉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겠지요.
물론 중간관리자의 역량이 충분해야 하는 전제는 당연하구요.
어딜가나 상관을 잘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October 22nd, 2009 at 10:16 pm
조직도상에서, 중간관리자들이 있는 곳을
화이트 스페이스라고 부른다고 하는데요.
이곳에서, 주로 보통기업의 혁신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물론 전제가 있죠.
말씀하신 것처럼 중간관리자가 협력적으로
어떻게 잘 일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