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돼지는 평등하지 않다. 그러나,

스크럼(Scrum)에서는 팀원과 비 팀원의 역할을 돼지와 닭 이라고 이름 붙였다. 팀원은 돼지(자존심 접었다!)고 비 팀원(관리자, 지원, QA 등)은 닭이다. 이 용어는 농장의 동물이 모여서 식당을 연다는 우화에서 나왔다. 아침 메뉴로 베이컨과 계란 프라이를 내놓으려고 할 때, 닭은 단순히 계란을 하나 내며 참여하는 수준이지만, 돼지는 자기 살을 내어주는 헌신인 것이다.

오직‘돼지’만이 스크럼 스탠드 업 미팅에 참석하는 것이 허용된다.

from 애자일 프랙티스

스크럼에서는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적극적으로 일하는 팀원을 돼지라고 말합니다. 닭이 계란만을 넘길 때, 돼지는 자기 살을 떼어서 베이컨을 만드는 데 쓰기 때문이죠. 만약 여러분이 스크럼을 사용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날마다 조금씩 살을 떼어내는 심정으로 일을 한다면, 여러분은 분명히 자랑스러운 ‘돼지’일 겁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듭니다. 과연 날마다 내가 만들어내는 산출물이나, 내 노력이 다른 돼지들의 노력과 비슷한 수준으로 프로젝트 성장에 기여하는 것일까요?

testers insight에서, “모든 돼지는 평등하지 않을 수 있다”는 논지의 칼럼을 읽었습니다. 칼럼을 쓴 테스트 전문가는 소위 말하는 애자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테스터들이 다른 돼지(주로 개발자)처럼 프로젝트에 많은 기여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TDD, 동료 검토, 인수 테스트 같은 테스트 영역의 실천방법들이 있지만,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개발자 입장에서 코드 품질을 높이는 데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하죠.

테스터로서 애자일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단순히 돼지 개발자들이 개발을 잘하도록 지원해주는 돼지 테스터는, 확실히 개발자 돼지보다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테스터 전문가는 이런 상황을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나온 말을 인용해서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

동물농장에서 인간과 결탁한 돼지들이 다른 동물들을 착취하려는 목적으로, 더욱 평등한 동물이 있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인용문을 지탱하는 논리는 애자일 프로젝트에서 불평등한 돼지가 나오는 논리와 다릅니다. 그리고 스크럼 마스터나 프로젝트 관리자가, 프로젝트 팀원들이 평등하게 팀에 기여하고 보상받도록 노력해야죠.

하지만 애자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팀원들이라면, 그리고 내가 다른 돼지들보다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게 적거나 영향력이 적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스스로 프로젝트에 어떻게 기여를 할려고 노력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애자일 프로젝트는, 역할과 책임이 분명히 정의된 명식적인 프로세스보다 정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애자일 프로젝트는 제멋대로 하는 프로세스를 사용한다는 오해를 받지만, 이런 비정형성에서 애자일 프로젝트의 강점이 나옵니다. UI전문가는 개발자가 최대한 쉽게 구현하도록 UI를 설계하고, 개발자는 테스터 커버리지를 최대한 높이도록 코드를 쉽게 작성하며, 테스터는 프로젝트 초반부터 팀원들이 테스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출물을 작성하도록 도와줄 때, 애자일 프로젝트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애자일 선언문의 바탕을 이루는 아이디어는 ‘인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젝트 팀원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것을 암묵적으로나 명시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직원들의 개인화야말로 조직의 핵심프로세스 중 하나다”라는 말을 생각해볼 때, 내가 다른 돼지보다 기여하는 게 적거나 영향력이 적을 때, 나는 진정으로 다른 돼지들만큼 대접받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추해봐야 합니다.

인생을 지나치게 전투적으로 살 필요는 없지만, 작은 충돌과 투쟁 속에서 발전하는 게 삶이 아닐까합니다. 이런 논지로, 동물농장의 인용문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

모든 돼지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치열하게 노력하는 돼지는 다른 돼지보다 더욱 평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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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

This is Hani! My job is consulting, system design and project management... Sometimes coding. I hope you have a great time on my blog.

3 Responses to “모든 돼지는 평등하지 않다. 그러나,”

  1. wafe Says:

    음… 저도 테스터즈 인사이트에 실린 그 칼럼을 읽었는데요, 저는 칼럼의 저자도 Hani 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읽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는 모든 애자일 팀들이 테스터들까지 아우를 정도로 Extreme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니까, 팀의 애자일 지수를 체크해보라면서 체크리스트까지 만들어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2. Hani Says:

    저도 그 체크리스트를 읽어봤습니다.
    애자일 프로젝트를 고민하는 분들은,
    한번씩 해보면 좋을 듯하더군요. :)

  3. Bookmarks for October 26th through October 29th | 기본이 바로 선 나라 S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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