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란

책을 쓰는 것은 조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조각과 달리 글쓰기 조각은 재료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다르죠. 한겨울 소복히 쌓인 눈밭에서 작은 눈덩어리를 굴려서 눈덩어리를 만듭니다. 눈덩어리가 내가 만들고 싶은 조각을 깎아 낼 수 있을 정도로 커졌을 때 눈굴리기를 멈추고, 조각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죠.

재료를 만들 때는 최대한 눈을 많이 뭉치는 게 중요했다면, 조각할 때는 내 머릿속에 있는 조각을 끄집어 내기 위해 필요 없는 눈덩어리를 과감하게 제거하는 게 핵심이죠.

제가 쓴 두번째 책은, “겸손한 개발자들이 만드는 소프트웨어가 거만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하는 작은글덩어리에서 시작했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제 경험과 지식 위에 작은 글덩어리를 굴려서 조금씩 덩치를 키우고, 글덩어리가 잘 뭉쳐지지 않을 때 책을 읽으면서 글덩어리를 키울 재료를 구했습니다.

글 덩어리가 책 한권을 조각해 낼 정도로 커지자, 한권의 책으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없는 군더더기를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했죠. 글덩어리를 모으는 데 들인 시간을 생각하면 살덩어리 같은 글조각을 떼어내기 힘들었지만. 이때 과감하게 군살을 없애지 않는다면 개성이 없거나 지루한 책이 됩니다.

책쓰기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한권의 책으로 만들 수 있는 글덩어리를 뭉치는 작업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렇게 글덩어리를 뭉치시다 보면, 어린 시절 반나절 눈밭에서 굴르면서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뭉쳐 놓은, 집채만한 눈덩어리를 보면서 느끼는 그런 뿌듯함이 드실 겁니다. 그러다 보면, 멋진 책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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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

This is Hani! My job is consulting, system design and project management... Sometimes coding. I hope you have a great time on my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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