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 돌부처도 움직이게 한다.
예외 관리(Management by Exception)라는 게 있습니다. 실무자가 하는 일에 관리자가 일일이 개입하는 게 아니라, 계획에서 벗어나는 것만 관리자가 관리하는 겁니다. 잘만 활용한다면 실무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괜찮은 방법입니다.
프로젝트 관리자나, 중간 관리자 입장에서 실무자들이 열정을 가지고 관리자가 원하는 일을 해주길 바라죠. 하지만 열정을 불어 넣는 방법은, 모든 기업의 당면 지상 과제이듯,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열정을 붙어 넣는 방법은 백인백색이지만, 개인적으로 자율성을 부여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일’이라도 ‘누가 시켜서 하느냐’와 ‘내가 원해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예외 관리라는 것도 관리자가 원하는 계획 안에서 실무자가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일 듯합니다.
이런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법 가운데 이런 것도 있습니다. 고객에게서 돈을 받아 SI 프로젝트를 할 때, 프로젝트 팀은 회사에서 프로젝트 예산을 받습니다. 맨먼스(Man month) 단가는 높아지지 않고 회사에서는 고정비용을 높여서 계산하기에, 매년 프로젝트 예산이 줄어드는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프로젝트 예산을 아끼는 게, PM입장에서 중요합니다.
하지만 입장에 따라서 사람 마음이 달라지죠. PM과 달리 관리와 한 발자국 떨어져 있는 팀원들은 예산을 아껴 쓰겠다는 마음이 조금 덜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산이 줄어서 점심단가가 5,000원에서 4,500원이 됐다고 해보죠.*
이런 상황에서 팀원들에게 예산이 줄었으니까 앞으로 4,500원짜리 점심만 먹으라고 말하면, 팀원들은 줄어든 예산 때문에 PM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걸 알지만, 심리적인 반발이 생기는 것까지 어쩔 수 없습니다. 물론 조삼모사처럼 들릴 수 있지만, 예산이 줄어든 상황에서 단순하게 ‘500원 줄여서 4,500원짜리 점심을 사먹으라고 말하기’보다 ‘20일 즉 1달 기준으로 9만원 안에서 점심을 사먹으라고 이야기’하는 편이 더 낫습니다.**
즉 ‘한끼 식사로 비용을 제한하는 것’보다 ‘한달 식사 분량으로 비용을 제한하는 것’이 팀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기 때문이죠. 즉 오늘 4,500원이 넘는 걸 사먹었다면 낼은 조금 싼 점심을 사먹는 자율성을 팀원들이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밥 먹는 것 가지고 이야기하면 조금 치시하지만, 가장 가슴에 와닿는 예제라고 생각합니다.
** ‘사장의 노트’에서 인용했습니다.


March 20th, 2010 at 9:34 pm
자율성이 필요조건임에는 분명하지만, 충분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 필요조건 조차도 충족되기 어려운 환경이 꽤 있습니다만..
March 20th, 2010 at 10:48 pm
세라비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네, 말씀하신 것처럼 자율성만이 열정을 붙어 넣는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는
기술(art)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경험상
강압적이거나 지나친 규율을 가하는 것보다
자율을 부여하는 편이 결과가 좋았습니다.
물론 팀원들이 지나치게
소극적이거나 피동적인 경우, 자율성이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런 경우 관리자나 팀원이나
모두 힘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