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주의적 몸관리
실용주의라는 말이 이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된 탓에 그 의미가 상당히 퇴색한 듯합니다. 실용주의 정부라는 말이 있기 전에, 프로그래밍 세상에서는 실용주의 프로그래머라는 말이 있었죠. 앤드류 헌트, 데이비드 토머스가 쓴 실용주의 프로그래머라는 책에서, 실용주의라는 개념과 개념을 실천하는 방법들이 널리 퍼졌습니다.
동양 정치사상에서 나타나는 실용주의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實事)에서 문제를 착안하고 그 바른 해결책을 찾는(求是) 것’을 의미한다. 서양, 특히 영미의 정치사상에서는 ‘문제에 대한 실험주의적 태도’(듀이)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벤담)를 포괄하고 있다.
from 한계레21
전 실용주의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지나치게 현실에만 집착한 나머지 이상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생활하는 데 실용주의만큼 좋은 건 없습니다. 앞의 인용문에 있듯이, 실용주의란 문제를 파악하고, 그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는 것이죠.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개발자들이 대개 문서 작업을 싫어하는 데에서 설계문서나 요구사항 문서들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기도 하지만, 상세한 문서 작업이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그다지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에 문서 작업에 소홀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문서 작업이란 실용주의 관점에서 볼 때,부질 없는 짓이죠.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조직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상에 있는 문제를 분석해 보니, 문서 작업이 부실한 데에서 그 원인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도 문서 작업을 제대로 하는 것이겠죠. 즉 어떤 경우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문서 작업이, 이 경우에는 실용주의 관점에서 의미 있는 해결책입니다.
약 1년 전부터 무거운 것을 들면 오른쪽 팔목이 아팠습니다. 처음에는 며칠 가다가 말겠지 하는 생각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하지만 팔목이 낫고 나서 무거운 것을 들면, 다시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아프다 낫다를 반복하고 나면서, 아픈 기간과 통증의 세기가 점점 커졌습니다. 뒤늦게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정형외과에 가서 물리 치료를 받아도 그때 뿐이더군요. 결국 의사 선생님은 낫고 나서 천천히 시간을 두고 오른쪽 팔목의 근력을 키우라는 해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인터넷에서 재활 치료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다가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는데요. 코어 퍼포먼스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이렇습니다. 코어 퍼포먼스란 근육의 크기를 늘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어깨, 허리, 골반, 엉덩이로 이어지는 몸통을 X자형으로 단단하게 묶어주려고, 척추를 둘러싼 작은 근육을 옹골차게 단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합니다. 즉 작은 근육을 키우고 유연성과 탄력성을 전체적으로 향상시켜서 부상이나 노화를 막아준다고 하는군요.
보통 초보자들이 헬스 클럽에서 하는 것은, 기구를 활용한 운동이죠. 그렇기에 이두근, 삼두근처럼 눈에 잘 보이고 큰 근육을 키우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그런 근육을 키우는 게, 사실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사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죠. 반대로 몸의 한 부분만을 과도하게 키우면 몸의 균형을 깨트려서 차라리 운동을 하지 않는 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게으른 탓도 있지만, 제가 헬스 클럽을 오래 다니지 못한 것은, 먹고 사는 관점에서 보자면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제 삶의 철학 가운데 하나인, 실용주의 관점에서 헬스 클럽은 적절한 솔루션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헬스 클럽에 가서 벤치 프레스도 하고 스쿼트도 하고 데드리프트도 할 수 있다면(그리고 이것들을 즐길 수 있다면), 헬스 클럽도 괜찮은 솔루션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몸짱 만들기란 그냥 관념일뿐이고, 다른 사람에게 지나가는 말로 하는 ‘하고 싶은 것’이라면, 헬스 클럽은 괜찮은 솔루션이 아니죠.
그에 비하면 코어 포머먼스에서 말하는 운동법들은 조금만 무거운 것을 들면 쑤시는 오른쪽 팔목을 낫게 하는 실용주의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겠죠. 이제 해법을 찾았으니 실천만이 남은 듯합니다.


June 9th, 2010 at 12:51 pm
잘읽었습니다.
저도 컴이 열심히 버벅거릴때 인터넷을 클릭하곤 했는데 이젠 옆에 있는 푸쉬업바로 운동을 합니다. 제일 간단한 방법이지만 효과는 만점입니다. 다른 운동도 합니다. 생각나거나 기회가 되면 바로 나가서 공단 주변을 뜁니다. 복장 신경안씁니다. 이것도 간단하지만 효과 만점입니다. 몇년동안 안빠지던 살이 몇달 안됬지만 7Kg정도 빠졌습니다. 푸쉬업바 추천드립니다.
June 9th, 2010 at 7:59 pm
7킬로 감량이라 대단하시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