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with Hani

로망은, 실현되리라!

부자되기를 포기하면 행복이 보인다

 

IMF덕분에 “부자 되세요!”가 한때 유행한 인사가 되었습니다. 이 인삿말을 처음 들었을 때, 참 어색했는데요.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누구나 이 인삿말을 자연스럽게 했죠.

이 인삿말이 뜨게 된 것을 생각해 보면, 처절하게도 시대적인 배경 탓이었습니다. IMF를 지나면서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한 것이, 한 순간에 문을 닫는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문을 닫지 않는다면 구조조정이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었죠. 즉 더 이상 쥐꼬리만한 월급만을 믿고 살았다가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것을, 전국민이 체험하자, 부자가 되는 길만이 유일한 생존 길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 원인이 순수한 생존 관점에서 시작된 ‘부자되기’ 열풍은, 어느새 대한민국민의 가치관을 ‘돈’으로 통일하는 대단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간단한 설문조사를 보더라도, 우리의 가치관은 돈이 맞습니다. 신문을 읽든, 지하철을 타고 가든, 친구와 만나든 다들 돈을 어떻게 하면 많이 벌까,에 대해서 고민하고, 돈을 많이 벌거나 많이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합니다. 확실히, 우리는 돈이 중심이 되는 ‘돈’공화국에 살고 있습니다.

돈공화국에 살면서, 우리가 지인들에게 건네는 “부자 되세요!”라는 인삿말처럼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부자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부자라는 말 속에는 사실 부를 얼마만큼 많이 소유하고 있냐 적게 소유하고 있냐의 상대성이 있습니다. 즉 누군가 부자가 되기 위해서 누군가 빈자가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한때 유행했던 10년에 10억 벌기라는 운동?처럼 누구나 노력해서, 10년에 10억을 온 국민이 벌었다면, 전국민이 그렇게 소원하는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모든 국민이 10억을 들고 있다면, 아이스크림 하나에 만원쯤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화폐가 아닌 현물재산으로써, 온 국민이 10억짜리 빌딩을 한채씩 갖고 있다면, 우리는 부자라고 느낄 수 있을까요? 모두가 빌딩을 소유하고 있기에 부자처럼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 빌딩을 소유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임대소득이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에, 온 국민이 빌딩을 소유했을 때, 더 이상 10억짜리 빌딩의 소유 여부는 부자의 기준이 아닌 셈입니다.

여기서 뭐, 부자가 무엇이라고 정의하는 힘든 작업은 더 이상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자 되세요!’라는 말처럼 온국민이 부자가 된다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전 국민이 부자가 된다는 원대한 꿈이 말도 안 된다고 해도, 나를 포함한 몇 사람만이 부자가 되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딩동땡! 맞습니다. 그렇죠. 부자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부를 추구해서 잘먹고 잘살자는 고전적인 개념의 부자되기는 아직도 유효합니다. 그래서 온 국민부자되기 프로젝트는 차치하더라도, 우리가 꿈꾸는 것은 자신이 돈을 왕창벌어서 지긋지긋한 회사를 때려치고 은퇴해서, 골프도 치고, 아이들을 아이비 리그에 입학시키고, 동문회에 참석해서 성공했다는 부러움을 사는, 그런 폼 나는 인생입니다. 참 멋있죠!!

하지만 현실을 보면 나만의 부자되기 프로젝트도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쥐는 날마다 살이 찌고 있지만, 쥐꼬리만한 월급은 커질 생각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좋아하지도 않는데 평균 이상의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 학원 뺑뺑이 돌리기에 들어가는 사교육비는 하늘 높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종합주가지수는 몇 년전에 비교했을 때 비약적으로 상승했지만, 내가 가진 주식은 하마 엉덩이보다 무거워서 매일 같이 그자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보이던 아파트는, 이제 하우스 푸어라는 어색한 이름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으로 만들어 주는 골칫덩어리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나만이라도 부자되는 일은 정말x1,000로 요원한 일입니다. 따라서 문제는 아둥바둥 살아서 부자라도 될 수 있지만 괜찮지만, 이런 녹녹하지 않은 현실 탓에, 일상의 모든 가치관을 부자되기에 올인하고 사는 인생이, 그렇게 행복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돈을 모든 것의 중심에 두는 삶에서 더 큰 문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놓치고 산다는 것입니다. 물론 돈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돈을 살 수 있는 영역이 전세계적으로 놓고 봤을 때도 탑클래스이지만요, 그래도 여전히 돈으로 살 수 없는 건 분명히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도 이런 것들을 살 수 없지만, 돈을 많이 벌지도 못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이런 것들을 놓치고 산다는 것은, 정말로 아이러니하죠.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그 해법이 TV중독에서 헤어나오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퇴근 후나 휴일에 일상적으로 틀어놓고 보는 TV때문에 우리는 삶이 TV시청으로 모두 환원되어 버립니다. TV시청에 중독되고 나면, 세상이 모두 TV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지죠. 하지만 과감히 TV의 플러그를 빼버리면, 낯설지만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평소에 그렇게 없게만 느껴지는 시간이 무한대로 생긴 기분이 듭니다. 그렇다면 그 남는 시간을 즐겁게 보낼려면, 대체할만한 뭔가가 필요하겠죠. 이때는 약간의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현실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즐길 거리는 상상하고 그것을 실현하다 보면, 방안에서 TV속 화려한 세상에 빠져 놓친 일상이, 진짜 추억 거리로 채워지죠.

실현 가능성도 없는 부자 되기 신드롬에서 벗어나는 것도 TV중독에서 빠져 나오는 것과 비슷합니다. 돈을 왕창 벌고자 하는 헛된 망상을 버리는 순간, 그런 망상이 빠져 버린 가치관의 진공이 만드는 생경함이 다소 당황스럽죠. 마치 일상에서 TV를 치워 버렸을 때 느끼는 허전함과 비슷하죠. 하지만 이런 허전함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즉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찾아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상상하고 실천한다면, 우리의 삶은 돈이 인생 가치의 중심이었을 때보다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9 Responses to “부자되기를 포기하면 행복이 보인다”

  1. 알통 Says:

    그게… 아는데 잘 안된다는게 문제입니다. ㅠ.ㅠ

  2. 쟁이 Says:

    알통// 즉각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비교하기”를 멈추면 바로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하니님의 의견, 거의 전부에 긍정을 할 수 밖에 없지만, 한가지 덧붙이고 싶네요.
    “부자”를 “행복”으로 환원하고자 하지만 거기에 숨겨진 모순은….”부자”가 상대적 가치이고 “행복”도 상대적 가치라는 겁니다. 과연 절대적인 부와 절대적인 행복이 존재할까요? 인간은 상대성의 세계에서 비교를 통해 가치를 인식할 수밖에 없는 듯 합니다.

    위에 알통님께 드린 답변…”비교하기”를 멈춘다는 것이 그래서 힘이 든거죠. 이건 상대성을 초월해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구요.

  3. Hani Says:

    알통님.
    저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는 듯합니다! :)

    쟁이님.
    상대성, 맞습니다.
    사실 상대성에 행복의 비밀이 숨어 있기도 하죠.
    일단 타인과의 비교하기를 멈추면, 자신의 내면
    속에서 더 큰 행복을 주는 상대적
    가치를 찾기 때문에도 효과적이죠.

    그리고 우리는 절대치보다는 상대치, 즉 미분값에
    행복을 느끼죠. 즉 보통사람은 조금씩 변하지
    않는다면 행복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비싼
    물건을 사기 위해서 돈을 왕창 모으기보다, 싼
    물건이라도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물건을,
    기간을 나눠서 구매하는 게 좋죠.
    행복을 추구하는 이런 기술이, 근본적이지 않지만
    대증적인? 효과는 확실히 있습니다.

  4. 한나 Says:

    참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정말 부자되기를 내려 놓으면 더 여유있고 행복하게 살수 있을것입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5. Hani Says:

    내려 놓은 것만큼 우리는 다른 소중한
    것을 끌어 안을 수 있죠.
    감사합니다! ;)

  6. 행복부자 Says:

    제 경우를 들어 볼까요? 저도 부자라는 목표는 아니어도 잘 살아보자는 취지에서, 직장 그만두고 두 번의 사업체 운영 경험이 있었습니다. 결국 두 번째 사업 실패로 인해 너무나 많은 것을 잃게 되었습니다. 돈, 신뢰, 인간 관계, 사랑하는 사람들, 신용 등 … 결국 신용불량자라는 딱지까지 떠 안고 대리운전 일년 경험한 후,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직장 취직이 이루어져 지금 10개월차에 접어 들고 있습니다. 지금 보면 집도, 돈도, 사람도, 신용도 다 잃어 버린 상태이죠. 상대적 비교를 하자면 전 정말 난감한 바닥 생활 중이죠. 그러나, 어느날 가만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신용불량자이지만,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초저이자로 금융권 채무를 원금과 함께 꼬박 꼬박 갚아 나가고 있습니다. 개인채무자들에게도 상황의 전달 이해와 함께 매달 꼬박 꼬박 원금, 또는 적금 형식으로 갚아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급여 당일 급여의 85% 가까이를 채무 변제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제가 실질적으로 갚아야 될 빚은 … 요즘 말하는 하우스푸어 보다도, 적고 이자도 상대적으로 덜 나가고, 카드 없이 현금과 체크 카드로만 사용하니 절제하며 살게 되고, 안쓰던 가계부 관리를 통해 지출과 수입 현황을 늘 파악하고 있고, 어느때보다도 마음 편하게 살고 있습니다. 물론 돈이 없어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부서내 부하 직원들에게 마음 놓고 회식도 시켜 주지 못하고 누구한테 먼저 술 한잔 하자는 말도 쉽지 않고 등등등 그래도 전 지금 어느 때 보다도 희망이 있고 마음이 행복한 부자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돈을 벌어야 된다는 목표가 아니라, 돈을 갚아 나가고 있다는 마음 때문도 아니고, 그저 하루 하루가 행복합니다. 방글라데시아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왜 가장 높은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면 답은 의외로 쉽게 나올 수 있습니다. 가진 것에 만족하고, 적은 것에도 감사하고, 작은 거 하나부터 실천해 나가고, 내 가까이 있는사람들부터 챙겨 주는 그런 미시적인 일들이 거시적인 것들도 이루어 낼 수 있는 밑거름일거라 생각해 봅니다.

    두서 없이 글이 길어졌습니다.
    있는 느낌 그대로를 표하기 위해 수정 없이 가감 없이 글 올려 봅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한 부자가 되기만을 바랍니다.

  7. Hani Says:

    행복부자님.
    소중한 경험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도 어렵지만 행복하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더 지나면 더 많은 것을
    얻으실 듯합니다. 건승하시길요!!

  8. 행복부자 Says:

    하니님의 격려적인댓글에 또 작은 행복감을 맛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시지프스를 다시 생각한다. 책 저자분이신가요? ^^; 저도 그 책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시지프스 이야기를 늘 좋아하고 있었는데, 다시 보기라는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되었습니다. 좋은 경험 책을 통해 나눠 주셔서 더욱 감사 드립니다.

  9. Hani Says:

    행복부자님.
    행복부자님 댓글 읽고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덕분에 제가 행복했습니다! :)
    제 책이 재미있었거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야
    할텐데요.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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