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니들이 개맛을 알겠니?
최근에 동료 한명이 힘들게 회사를 떠났다. 퇴직이 힘들었던 이유는 프로젝트 중반일 때 회사를 떠나려고 했기 때문이다. 사실 진행 중이라는 프로젝트를 한꺼풀만 까보면 진행된게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도화지 같았기 때문에 남은 사람 중 아무나 맡아도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회사를 떠나는 것은 자유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나가라는 상사와 남겨진 프로젝트를 뒷처리 하는 것은 회사의 몫이지 떠나는 직원의 책임은 아니라는 동료의 이해 관계가 서로 충돌했다.
냉정하게 보면 떠난 동료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지만, 한편으로 동전의 뒷면인 상사의 입장도 수긍이 간다. 결국 상사는 남아 있는 누군가에게 뒷처리를 시켜야 하기 때문에 곤란한 상태였다. 결론적으로 동료는 회사를 떠나기는 했으나 그렇게 마음 편히 나가지는 못했다.
동료가 나가기 전에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자신의 처지를 외국인 친구에게 들려 주었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외국인 친구는
“It’s none of your business!”
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쿨한 그들의 시선으로 보자면 프로젝트가 망한건 회사가 망하건 나가는 사람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러나 난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편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니들이 개맛을 알겠니?”
모 여배우가 개를 먹는 한국인을 ugly하게 보듯이 니들이 한국적인 정서를 이해하겠니? 그동안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같이 보냈던 동료 여럿을 새로운 곳을 떠나 보냈다. 그런데 회사에 대해서 좋은 감정이나 나쁜 감정을 가진 동료들 가릴 것 없이 떠날 때 가장 먼저 한 걱정은 프로젝트였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떠나면서도, 맡고 있는 프로젝트를 끝내고 가기 위해서 노력했고, 미완의 작품으로 다른 동료에게 넘기는 것을 미안해했다.
물론 이런 경험은 개인적인 것으로 매우 특수하고,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데이터는 아니지만… 혼탁한 대한민국이 그나마 방향성을 찾아서 나가는 것은 이렇게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에 마지막까지 열정을 다해 일할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인거 같다. 물론 이런 한국적인 정서가 끝을 흐리고, 서로를 힘들게 하기는 하지만… 어찌 하리?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원죄이자! 축복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