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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은, 실현되리라!

선택과 집중, 히딩크의 리더십

 

월드컵 F조 호주 : 일본 예선

늦은 시간까지 시청으로 쌓인 피로를 한 순간에 날려 버린 통쾌한 한판 승부였다. 호주의 승리에는 선수들의 기량과 체력, 응원단들의 열렬한 응원 등 여러가지 요소가 어울려진 결과지만, 무엇보다도 히딩크의 용병술이 빛을 발한 게임이었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수비수를 공격수로 전원 교체하는 강수를 띄웠고, 이는 보기 좋게 3-1 역전이라는 값진 결과로 돌아왔다.

“역시 히딩크야!” 내지는 “히딩크의 매직이 또 한번 빛을 발하는구나”등의 미사여구를 붙일 수 있지만, 이 경기를 통해 난 히딩크라는 개인의 능력보다는 리더가 가져야 하는 소중한 덕목이 빛을 발한 경기라 생각한다.

조직을 맡는 리더에게는 권한과 책임이라는 양날의 검이 주어진다. 자유와 평등이 중요시 되는 민주주의에서도 선거를 통해서 주어진 집권 세력에게 일정 기간 독점적으로 나라를 운영할 수 있는 권한(혹은 권력)이 주어진다. 집권 기간동안 주어진 권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국민을 만족시키면 정권 재창출이라는 결과를 돌려 받지만, 지지도를 잃게 되면 선거 패배라는 쓰라린 독배를 마시게 된다.

특히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은 리더에게 더 많은 책임과 권한을 준다. 즉, 한 사람에게 많은 권한과 책임이 집중되는 것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스포츠팀, 군대 등 외부의 적이 명확한 집단에서 순간 순간의 의사 결정이 조직의 생사와 직결된다. 따라서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해지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리더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한다. 리더는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고, 그 결과에 깔끔하게 책임을 지면 된다. 이것이 professional이다.

히딩크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을 SI 프로젝트로 비유하자면, “공격 프로젝트”와 “수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팀에서 “공격 프로젝트”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을 한 리더가 “수비 프로젝트”의 인력을 빼서 “공격 프로젝트”로 대박을 터트린 경우다. 승리가 있었기에 히딩크의 용병술이 빛나는 것이지, 경기에서 졌다면 신문들은 “히딩크의 실패한 용병술” 헤드라인을 1면에 올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패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히딩크는 선택을 했고, 이것이 적중했다. 나는 히딩크의 용병술의 성공보다는 히딩크가 선택할 줄 아는 리더라는 점에 높은 평가를 한다. 왜냐면… 권한과 책임을 양손에 쥐고 있는 리더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 권한과 책임을 포기하는 전혀 professional하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을 너무나 많이 봤기 때문이다.

다시 SI 업계로 돌아와서 “수비 프로젝트”와 “공격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팀이 있다. 리더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들이 “수비 프로젝트”를 버리고 “공격 프로젝트”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즉, 리더가 최종적인 의사결정만 하면 된다. 그러나 리더 입장에서는 “수비 프로젝트”와 “공격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떠나서 “공격 프로젝트”에 집중해서 실패했을 때, 돌아올 책임 추궁이 더욱 두렵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권한을 발휘하기 보다는 팀원들에게 “모든 프로젝트에 집중해라!”라는 명령을 내린다. 모든 것을 잘 하라는 말처럼 쉬운 것은 없다. 왜냐면… 팀원들은 모든 것을 잘 하라는 말을 모든 것을 대충하라는 말로 듣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가 자칫 리더의 책임만을 강조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리더는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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