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는 대한민국
서른… 절망의 시간?
내 나이 스무살에 서른이 넘으면, 당시에 누리던 재미는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을거라는 허무맹랑한 상상을 했었다. 즉, 서른이면 직장 생활에 찌들어서 여유도 찾을 수 없고, 제 발로 걸어 들어간 결혼이라는 굴레 속에서 싱글 시절을 그리워 하며 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무살 시절은 화려함의 크기만큼 빨리 지나가고, 인생의 절망이 기다릴 거라고 생각했던 서른살이 되었다. 스무살 때에 가졌던 상상과는 달리, 노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직장이 있어서 행복하고…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사귀어 온 여자친구는 사람에게 얻을 수 있는 큰 가치, 신뢰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다.
꿈을 잃은 인생이 노인이다.
그렇다! 정작 서른살은 절망의 시작이 아닌, 인생 연극 3막의 시작이었다. 반대로 서른 쯤에 바라 본 스무살 인생은 구비 구비마다 무기력함이 묻어 있었다. 나침반을 잃은 배가 바다 위를 표류하듯이, 방향성을 상실한 스무살의 삶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하루 하루를 허무하게 흘려 보냈다. 힘든 스무살 시기가 지금의 나를 만들기도 했지만, 서른이 넘어서야 꿈을 잃은 인생은 나이를 떠나 청춘을 흘려 보낸 노인이 되고 만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게 되었다.
출장 중에 읽은 기사
출장 중에 눈에 들어오는 기사가 있었다. 내용은 다르지만, 시사하는 바가 비슷했다.
공무원 총인건비 20조원…7년만에 2배(헤럴드 경제)
취업준비생 절반 ‘공무원 희망’…첫 취업 평균 12개월(세계 일보)
헤럴드 경제 기사의 요점은 7년 동안 공무원 총인건비는 늘었지만, 전체적인 공무원 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공무원 한 명당 평균 임금은 오히려 줄었다는 내용이다. 세계 일보 기사는 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공무원이라는 내용이다. 공무원을 선호하는 이유는 단언컨데 안정성이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사회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는 안정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대의 능력있는 젊은이들은 공무원을 최고의 직업으로 선택한다.
큰 정부, 복지국가
그리고 노무현 정부는 큰 정부를 통한 복지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다. 민노당이 추구하는 국가도 이념적 지향점이 다를 뿐 노무현 정부와 비슷한 큰 정부, 복지 국가다. 아울러 민간 분야의 경기 위축으로 늘어나지 않는 일자리를 공공분야 일자리 창출로 해결하려다 보니, 공무원 수는 늘어나는데 월급은 줄어들게 되었다. 정부는 저임금의 공무원 자리를 만들고, 똑똑한 젊은이들은 안정성을 담보로 한정된 부가 가치만을 생산해 내는 공무원 자리에 목숨을 건다.
이 글은 공무원의 안정성을 쫓는 취업 준비생의 질타가 목적이 아니다. 사회는 틀이고 그 틀은 사람을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 틀을 바꾸는 것도 사람이다. 그러나 좋지 못한 틀은 안 좋은 방향으로 사람을 몰아가고, 다시 좋지 못한 틀을 만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뛰어난 인재를 흡수해 버리는 정부, 작지만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중소 기업을 만들지 못하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 한 마디로 젊은이들에게 안정성을 권하는 대한민국… 저출산이 늙어 가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모험이 없고, 안정성만을 추구하는 사회 구조가 대한민국을 늙게 만든다.
야망을 가져라? 아니 공무원이 되라
여기서 “Boys! be ambitious!”라고 외치는게 아니다. 이렇게 외칠 생각도 없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냐면 그것도 아니다. 사회 안전망과 약자의 보호… 이런 것들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약자는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유행어를 빌리자면 “일자리 늘리라고 했더니 공무원 자리 만드는 건…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복지 국가 만들라고 했더니, 관료주의 만드는 건…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