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관점에서 본 애자일 방법
기계공학도도 이해하기 어려운 엔트로피의 개념을 사회적 현상으로 정리한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세종연구원 출판)가 출판된지도 30년 가까이 되는데도, 잊을만하면 영구기관 발명 소식이 뉴스를 통해 전해진다. 물론 지금까지 영구기관을 발명했다는 소식은 100%로 사기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에너지가 필요없는 무동력 영구기관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애국심의 발현으로 봐야할까? 그러기에 영구기관을 발명했다는 사람들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하는 수많은 사기 행각들이 있다. 물론 취미 삼아서 영구기관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이 간혹 세상에 이런 일이 류의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을 보면 과학적 무지를 재생산해 내는 책임은 흥미위주의 방송사의 접근 방식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네이버에서 찾은 영구 기관 관련 글
Post의 나머지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서 열역학 법칙을 간단히 살펴 보자. 보통 무슨 무슨 법칙이 1법칙에서 시작하는 것과는 달리 열역학은 0법칙에서 시작한다. 프로그래머가 대부분 0에서 루프를 시작하듯이 열역학자도 0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다른 법칙을 만들고 나서 생각해 보니 0법칙이 없으면 열역학을 시작할 수 없기에 궁색한 작명 센스로 0법칙을 만들게 되었다.
열역학 0법칙은 무척 간단하다. A와 B가 열적 평형이고 B와 C가 열적 평형 상태라면, A와 C도 열적 평행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A컵에 담긴 물의 온도와 B컵에 담긴 물의 온도가 같고 B컵에 담긴 물의 온도와 C컵에 담긴 물의 온도가 같다면, A컵의 물과 C컵의 물의 온도는 같다는 뜻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너무나 당연하게 보이는 이 법칙에서 오늘의 주제인 엔트로피가 나온다.
열역학 1법칙과 2법칙을 짧은 문장 하나로 만들면 다음과 같다.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제1법칙), 엔트로피의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제2법칙)
from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
1법칙은 우주에 충만한 에너지는 새롭게 만들어지지 않고 단지 형태만 바뀐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귀에 딱지 앉도록 설명 들은 옥상에서 떨어진 공이 대표적인 열역학 1법칙의 예다. 옥상 위에서 떨어지기 시작한 공은 운동 경로 상에서 위치 에너지가 최고다. 공이 떨어지면서 위치 에너지는 운동 에너지로 바뀌고 땅에 닿는 순간에 운동 에너지가 최고가 된다. 그러나 옥상 위의 위치 에너지와 지면에서 운동 에너지의 총량을 비교해 보면 똑같다. 즉, 에너지 형태가 위치 에너지에서 운동 에너지로 바꾸었을 뿐 공이 가진 에너지의 총량은 같다. 이것이 바로 열역학 1법칙이다.
1법칙만을 놓고 보면 영원히 움직이는 영구 기관을 만드는 일이 불가능하게 보이지 않는다. 옥상에서 떨어뜨린 공을 생각해 보자. 공기와 공 사이에 항력이 없고 땅과 공의 탄성계수는 1 등의 가정을 하자. 이런 가정을 하고 나면 옥상에 공을 가지고 올라가는 초기 에너지만 있다면 공은 영원히 움직일 것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공이 영원히 움직이기 위해서는 많은 가정을 했고 이런 가정은 현실 세계에서 실현 불가능하다. 그런데 영구 기관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사람들은 이런 가정들이 모두 실현 가능한다는 전제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열역학 2법칙 때문에 불가능하다.
KTF의 비기알 요금제는 일정 금액 범위에서 통화와 문자를 조절할 수 있듯이, 1법칙은 에너지 총량이 유지되는 범위에서 에너지 형태를 바꿀 수 있을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그러나 열역학 2법칙은 이런 기대를 완전히 무너트린다. 열역학 2법칙은 에너지 전환의 방향성과 에너지의 효율성 이 두가지를 시사한다. 에너지 전환의 방향성은 쉽게 말해서 엔트로피라고 불리는 양이 증가하는 방법으로만 자연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