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with Hani

로망은, 실현되리라!

완력 싸움

 

얼마전에 회사 내 시스템 설명회에 참석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에서는 자동차를 만듭니다.(제가 몸 담고 있는 부서가 자동차 설계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요.) 자동차를 만들다 보니 시험 정보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시험 정보를 잘 활용하면 자동차를 개발할 때 큰 도움이 되지만, 아쉽게도 얼마 전까지 시험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었습니다.

설명회에서 소개했던 사이트가 바로 시험 정보를 관리해 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 시스템의 프로젝트 목표를 읽어 보면 시험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시험 정보를 축적하고 개발에 도움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구축된 프로젝트의 모습은 시험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 상세한 시험 정보를 입력하는 형태여야 했는데, 뚜껑을 열고 살펴 본 시스템의 모습은 단순한 시험 보고서 관리 시스템이었습니다.

프로젝트 목표와 구현이 왜 다를까 궁금했습니다. 개발자의 태만인지, 아니면 프로젝트 리더의 오판이었는지, 아니면 기획자 의도가 잘못된 전달 되었는지 저로서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모를 때는 질문이 최고입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담당자에게 물어 봤습니다.

담당자 曰 “그 부분이 저희도 가장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개발팀이 편하기 위해서는 시험팀에서 데이터 입력 작업을 해 주어야 하는데. 시험팀과 개발팀 사이에 완력 싸움 때문에. 이견을 좁히기 어려웠습니다. 할 수 없이 일단 이 정도 수준으로 시스템을 만드는 것으로 결론 내렸죠.”

이 설명을 들으니 어정쩡한 시스템이 탄생한 배경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부서 간의 완력 싸움 때문에 소도 아니고 돼지도 아닌 잡아 먹기에 민망한 망아지가 태어난 셈이었죠.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자 성공을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 바로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서 프로젝트 목적에 맞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피플 웨어 같은 책보다는 군주론이나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 류의 책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죠. 결국 정치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완력 싸움 속에서 고난의 세월을 보냈을 PL과 팀원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편한 연휴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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