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ny 911″ v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신동엽이 MC로 나오는 SBS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프로그램 내용은 말썽 많은 취학전 아이들을 잘 가르쳐서 말 잘 듣고, 착한 아이로 만드는 에듀엔터테인먼트다. 이 프로그램을 본 처녀, 총각들을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공공 장소에서 폭주해서 이리 저리 뛰어 다니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도, 카메라에 비친 어린이의 모습을 보고 “오늘은 어린이날을…”을 부르며 천지 난만한 미소를 가지고 드넓은 초원을 뛰어노는 어린이의 모습을 지울 것이다. 할머니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x욕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같이 놀던 동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때리는 것은 보통이고, 쇼핑 중에 눈에 들어온 장난감을 사주지 않으면 돈 받으러 온 사채 이자꾼처럼 길바닥에 눕는 것은 다반사다.
이런 험악한 아이들을 한달이라는 기간동안 진짜 180도 바꾸어서, 초롱 초롱한 눈망울에 엄마 아빠에게 존댓말을 하고 시키는 것은 모든지 하는 착한 아이들로 만들어 놓으니, 시청자들의 인기를 안 끌 수 없다.
그런데 이런 형식의 프로그램이 SBS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었을까? 물론 그랬다면 더 좋겠지만, 이미 외국에 유사 프로그램 포맷이 있다. 내 아는 바로 Fox사의 Nanny 911이 그 하나이고, 이 post를 쓰기 위해서 한가지를 더 찾아 봤지만 기억에는 있는데 아쉽게도 자료는 찾지 못했다.

Fox사의 “Nanny 911″ 과 SBS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Nanny 911도 기획 의도는 같다. 문제가 많은 아이들이 있는 집을 Nanny라는 유모가 방문해서 일주일동안 같이 지내면서 아이들을 착한 아이로 만든다. 하지만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이하 우리아이)가 한 달 이상의 기간을 투자해서 아이들을 바꾼다면 Nanny 911은 일주일동안 아이들을 바꾼다. 또 우리아이가 인해전술(각계 전문가와 연예인)로 아이들을 바꾼다면 Nanny 911은 유모 혼자서 아이들을 바꾼다.
이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인데, 우리아이는 많은 부분 문제의 원인을 아이에서 찾지만 Nanny 911은 아이의 문제점을 부모에게서 찾는다. 따라서 우리아이가 한달 이상의 기간과 많은 인원이 투입하는 것은 아이를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생각해 봐라. 얘가 어른말 잘 알아 듣나? 따라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Nanny 911은 아이들이 잘못된 것은 부모의 교육 방식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에 부모를 바꾼다. 따라서 교육 효과가 높기 때문에 Nanny 911은 일주일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우리아이와 Nanny 911에 관한 글을 모아 두었으니 상세한 내용은 아래 post를 참조하자.
“내니911″과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source from 찬기파랑가님 블로그)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그 교화는 과연 얘들을 위한 것일까 (source from 한겨레)
Nanny 911의 접근 방법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아이가 자라는 모습이 달라진다. 하지만 우리아이와 Nanny 911의 공통점은 아이가 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아이와 부모 사이에 올바른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의사 소통하는 방법을 모른다. 어른들은 말귀를 못 알아 듣는 아이들이 답답하다. 따라서 처음 몇번 아이와 말을 하다가 말을 못 알아 들으면 부모는 화를 낸다. 부모가 화를 내면 일단 아이들은 부모 말을 듣는다. 시간과 사랑을 쏟아야 하는 진지한 대화 대신 화를 냄으로써 아이들이 말을 듣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대화를 할 줄 모르는 아이들은 대화의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따라서 화를 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세상과 화를 냄으로 소통하게 된다. 콩 심은데 콩나지, 팥 생길 수 없다. 다 자업자득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어른들 중에서 대화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대화의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인내인데 이 인내심과 배려가 없기 때문에 대화 도중에 화를 내는 어른들이 많다. 화를 내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방이 내 말귀를 못 알아 듣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나도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잘 못 알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하는 말에 동문서답하고 심기를 건드린다고 화를 낸다. 상대방이 멍청하고 무례하다는 이유로 화를 낸다는 것도 우습지 않은가? 당신은 교양을 갖춘 문화인데 말이다.
프로젝트에서도 PL과 팀원 사이에 올바른 대화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PL은 팀원에 비해 우월한 위치다. 따라서 상호 평등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권력 관계에 놓인다. 종종 프로젝트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PL이 있다. PL이 화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화를 내면 팀원들이 위기 의식을 가지고 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데드라인이 가까워 오고 프로젝트 목표가 말이 안될 때 PL은 패닉 상태에서 화를 낸다.
과연 PL이 화를 내면 생산성 향상에 효과가 있을까? 글쎄 No brain work 즉, 아무런 생각없이 몸만 굴리면 되는 일이라면 화를 내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즉, 시간만 투자하면 결과가 나오는 업무에서는 상사가 화를 내는 것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개발 프로젝트는 머리를 써야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활동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트레스 환경에서 결과가 좋지 않다. 사람들은 창조적인 일을 할 때는 당면 문제만을 풀어서는 안되고 전체를 보고 일을 해야 한다. 전체를 보는 두뇌 활동은 기분 좋을 때 효과가 있지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효과가 없다.
어떤 정량적인 근거도 없이 PL은 화를 내는 것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산성 향상 효과 이외에도 다른 이유때문에 PL은 화를 낸다. 톰 디마르코의 소설 “데드라인”에서는 PL이 화를 내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런데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화가 났죠? 사람들에게 욕하고, 소리치고, 꾸짖고 모욕을 줄 정도로 그렇게 화가 난 거죠? 왜 그런지는 알아내셨습니까?”
…
“웹스터 씨, 두려움입니다. 그 남자는 두려워 죽을 지경이었죠. 자신이 실패할까 봐, 당신을 실망시킬까 봐, 자신의 직원을 실망시킬까 봐, 그리고 국가의 위신을 떨어뜨릴까 봐 두려워한 거죠.”
“그가 두려워서 화를 냈단 말씀입니까?”
“그는 두려웠기 때문에 화를 냈습니다. 화는 곧 두려움이죠. 두려움은 직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감정으로 여기기 때문에 보일 수가 없는 겁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표출해야 했죠. 대신할 만한 감정을 찾지 못하면 폭발해 버리거든요. 어떤 이유에서인지 화는 수용할 수 있는 감정이 됐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화를 택하죠. 화는 두려움에 대리하게 됩니다.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서 화를 낼 때 딴 이유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에 있어서는 화가 거의 항상 두려움입니다.”
프로젝트에서 PL은 두렵기 때문에 화를 낸다는 것이다. 100%의 이유는 될 수 없지만 상당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다. 물론 바로 고지가 앞인데, 탈진해서 쓰러져 있는 부하에게 다독거릴 시간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일반적인 지휘관은 “xxx들아. 지금 무슨 짓하는거냐! 고지가 눈 앞인데, 당장 일어나서 진격하란 말이야~이xx들 아”라고 언성을 높이기 보다는 “삶과 죽음을 같이 한 전우들아.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기운내서 조금만 더 가자!”라고 말하는게 좋지 않을까? 전쟁터에서는 귀신 콩 까먹는 소리라고? 물론 전쟁터에서 신파조로 이야기할 시간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전쟁터에 군인인가? 우리는 그 품격 높은 지식을 갖춘 문화인이다.
February 8th, 2006 at 4:21 pm
내니119…온스타일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서 본 몇몇 교화?방법 중에는 상당히 충격적인 것들도 몇몇 있더랍니다. 누나가 그 프로그램을 보고 “야 여기 너 많이 나온다.” 그랬는데, 저 어릴때 그 프로그램이 없어서 다행입니다.(설마 SOS류 프로그램에 나오지는 않겠죠)
February 8th, 2006 at 5:49 pm
크로워님도.
어렸을 때 개구쟁이셨군요. ^^
우리 아이 중에서 쌍둥이
해병대 보내는 부분은
너무 오버가 심한거 같더라구요.
눈길 미끄러운데 조심하시구요.
March 3rd, 2006 at 11:24 pm
어떤 분이신지 궁금합니다. 프로젝트원들과 한참을 씨름한 후 맥주 한잔하고 집에와 글을 올리자마자 붙은 댓글을 보고 찾아와 봤습니다.
내공이 느껴집니다. 앞으로 가끔 찾아보겠습니다.
먼저 허락을 구하지 않고 제 블로그에 링크 걸겠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리며 링크를 원하지 않으시면 메일 주시기 바랍니다.
January 24th, 2007 at 10:57 am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시청 하신적이 없으시나봐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는 아이에게 문제점을 찾기 보다는 그 가족과 성장 환경에서 문제점을 찾고 있는데….한시적으로 치우친 내니 보다는 두루두루 문제점을 찾고 개선안을 만드는 우아달의 방식이 마음에 듭니다
June 3rd, 2007 at 12:47 am
친구 블로그 타고 와서 좋은 글을 읽었군요. : )
June 3rd, 2007 at 12:50 am
어이쿠; 덧글이 삭제가 안되는군요;; 좀 아쉽다면, 위에 엥? 이라고 적으신 분 말처럼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에서도 아이보다는 부모의 문제를 더욱 지적하더군요. 부모의 아이를 대하는 태도와 대화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바로잡는 방식으로 말이죠 : )
June 4th, 2007 at 11:03 pm
엥?, aster님.
최근의 “우리 아이가…”를 보지 못해 말씀 드리기 어렵지만
이 포스트를 올릴 시점에, 부모에게서 문제점을 찾기 보다는 아이 자체에 초점을 많이 맞추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의 프로와 핀트가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훈육보다는 부모에게서 문제를 찾는 것으로 바뀌었다면 다행이네요.
April 7th, 2010 at 10:27 am
우아달 보면 부모관계까지 정밀하게 체크하던데요. 오히려 내니프로는 한시적이고 보여주기식이 많던거 같습니다. 처음도입부를 보면 마치 논픽션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같이 꾸며진듯한 연기부터 시작하는 모습이 좀 코믹스럽게 느껴질때가 있더라구요 ^^; 문제의 핵심만 꼬집은 쪽찝게식 구성같이 느껴질때가 있고… 암튼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두 프로다 도움이 되는건 두말할것도 없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