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방법 1부

“김대리, 잠깐만!”

이과장은 프린트물을 김대리에게 건냈다.

“김대리, 해외 연구소 자료데, 퇴근 전까지 보고서 만들어 봐.”

“내? 퇴근 전까지요?”

“왜? 문제있어?”

“아뇨… 별 뜻은 아니고, 확인하려고 여쭤 봤습니다.”

“최이사님이 퇴근 전까지 보고 싶다고 지시하셨어.”

“내…”

“이 사람아. 어려울 게 뭐 있어. 프린트물 읽어보고, 잘 정리하면 되지.”

“…”

“최이사님 지시란 걸 명심해. 그렇게 서 있지 말고, 빨리 작성해 와.”

“내. 알겠습니다…”

김대리는 자리로 돌아왔다. 시계는 오후 3시를 가리켰다.

관리자들 세계에서, 최이사 보고 자료는 농약 먹은 쥐라고 한다. 배가 고프다고 아무 생각없이 잡아 먹으면 죽고 마는 농약 먹은 쥐. 그 농약 먹은 쥐가 김대리 손에 놓여 있었다.

‘젠장, 골치 아프게 됐어.’

해외 연구소 2군데의 인터넷 사이트를 출력한 자료였다. 김대리는 보고서를 어떻게 작성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프린트물을 읽기 시작했다. 영어로 된 자료였기 때문에, 읽는 속도는 더디었다.

김대리는 프린트물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빌어먹을 읽기 읽었는데, 머리에 남는 게 하나도 없잖아.’

김대리는 시계를 쳐다 보았다. 4시반이었다.

‘이런, 한시간 반도 안 남았어!’

김대리는 아랫배가 묵직해지는 걸 느꼈다.

‘모르겠다. 일단 번역이라도 해 놓자.’

프린트물 위의 문장을 하나씩 옮기기 시작했다.  작업 속도는 무척이나 느렸다. 사무실의 시침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는 혼란해지고, 프린트물의 문장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김대리의 약지(藥指)는 마지막 마침표를 눌렀다. 김대리는 서둘러 인쇄 버튼을 클릭했다. 출력된 보고서를 결재판에 담아, 이과장에게 재빨리 갔다.

“저… 과장님, 여기 지시하신 보고서입니다.”

“이 사람아, 좀 서둘러 하지! 퇴근 시간까지 하라고 말했다고, 6시에 딱 맞춰 가져오면 어떻게 해.”

이과장은 김대리 손에서 결재판을 낚아챘다. 보고서의 첫 장이 신경질적으로 넘어갔다. 김대리는 이과장의 이마를 쳐다 보았다. 이과장의 미간이 찌그러졌다. 김대리는 뒷목이 뻐근해졌다.

“김대리, 내가 보고서 만들어 오라고 했지. 번역해 오라고 했어. 최이사님한테 보고할 자료라고 말했잖아. 이런 식으로 작성하면 이사님한테 어떻게 보고해.”

“…”

“이 양반아. 회사 생활 하루 이틀 해봐. 뭐라고 말 좀 해.”

“…”

2부에서 계속됨…



About the Author

Hani

This is Hani! My job is consulting, system design and project management... Sometimes coding. I hope you have a great time on my blog.

6 Responses to “일 잘하는 방법 1부”

  1. 한주영 Says:

    푸하하, ‘일잘법’
    일잘법 별따기.. 회사를 떠나셨어요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계시네요. 요즘 일잘법이 사내 이슈 중 하나인데.. ^^

  2. 미스타문 Says:

    갑자기 나도 모르게 가슴이 아픈 이유는…무엇일까요[…]

  3. Hani Says:

    주영님
    일잘법…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쓰고 보니 일잘법과 제목이 같네요. :)

  4. Hani Says:

    미스타문님
    이과장과 김대리의 대화 분위기가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위압적인 분위기로
    잡아 봤습니다… 2부에서 조금 달라질 예정입니다. ^^

  5. 김성안 Says:

    hani님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2부 빨리 올려주세요. >.

  6. Hani Says:

    성안님.
    감사합니다. 2부도 곧 올리겠습니다. :)

Leave a Reply

가끔 스팸차단기에 의해 코멘트(트랙백)가 막히나, 하루에 한번씩 정상처리 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