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전술
지하철을 타고 가는 데, 천원짜리 천자문 책을 파는 아저씨가 내가 타고 있던 칸에 들어오더라구. 내 앞에 앉아 있던 중년 남자가 손을 들어 아저씨를 불렀지.
천자문을 받은 중년 남자는 한 페이지씩 넘겨가며 확인하는거야. 중년 남자가 돈 줄 생각을 안하니까, 천자문 파는 아저씨는 초조해 하더라구.
시간이 흐르자, 옆 칸에서 다른 물건을 파는 행상이 우리 칸으로 넘어왔어. 아저씨는 미안하다고 손사래 치면서, 다음 칸으로 넘어가라고 하더군.
주위가 어수선해도 중년 남자는 신경을 안쓰는거야. 아저씨는 더 이상 못참겠는지 한마디 했지.
‘선생님! 천만원짜리는 가짜가 있어도 천원짜리는 가짜가 없어요!’
이 말을 들은 중년 남자는 얼굴을 붉히더니, 주머니에서 천원을 꺼내 주더라구. 아저씨는 천만원을 벌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다음 칸으로 넘어가더라.
어때 재미있지?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A가 말했다.
그 아저씨는 당장 돈을 챙겨서 좋겠지만, 그렇게 면박을 주면 기분이 나빠 다시는 구매하지 않을거니까. 좋은 영업전술은 아닌거 같아.
무슨 상관? 어차피 다시 만날 손님도 아닌데, 어쨌든 물건은 팔았잖아.
여자친구가 말했다.
여러분은 얻고자 하는 바를 잘 얻는 편이신가요? 눈치 좋은 사람은 절에 가도 새우젓을 얻어 먹는다는 말처럼, 적절한 언변과 상황파악은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필수요소겠죠.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전술이 필요한 삶이지만, 그래도 기본은 사라지고 껍질만 남아, 꼬리가 개를 흔드는 형국은 피해야겠습니다.
어찌되었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으시는 한주가 되시길 바라며(2주 연속으로 월요일 Cheerful post입니다!
)
May 21st, 2007 at 11:16 pm
“천만원짜리는 가짜가 있어도 천원짜리는 가짜가 없어요”
이 말이 곱씹어지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May 22nd, 2007 at 8:05 am
einsub님
감사합니다.
May 22nd, 2007 at 6:50 pm
항상 본질이 무엇인지 우리는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나도 요즘 본질이 무엇인지 헷갈려 진다.
May 22nd, 2007 at 10:33 pm
친구.
본질이 무엇인지 알지만, 자꾸 한눈 파는 게
사람 심리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