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에 대한 단상
슈퍼 갑이 될거에요!
고시 준비를 하려고 회사를 관둔 어떤 개발자
전 자식을 낳으면 꼭 갑 시킬거예요!
예비 아빠인 프로젝트 메니저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착한 갑을 만나기도 하고, 악덕한 갑을 만나기도 한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상관과 동료를 고르지 못하는 것처럼, 갑을 골라가면서 프로젝트를 할 수 없다. 즉, 좋은 갑을 만나는 것은 전적으로 운인 셈이다.
다행스럽게도 다년간의 프로젝트 삶을 뒤돌아 봤을 때, 깐깐한 갑을 만난 적은 있어도 포악스러운 갑을 만나지 않은 것을 보면, 나도 프로젝트 운이 좋은 듯하다. 간혹 사악한 고객 때문에 힘들어하는 동료들을 보고 있자면, 자본주의에 대해 만감이 교차한다.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잡아먹고, 초식동물은 풀을 뜯으며, 죽은 육식동물은 풀의 비료가 되듯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갑과 을의 관계는 생태계의 먹이사슬과 비슷하다. 하지만 생명의 순환고리는 거대하여 고리의 요소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자본주의에서 갑과 을의 관계도 너무나 거대하여 요소들은 그 순환고리를 보지 못한다.
배고픈 육식동물이 눈에 보이는대로 초식동물을 잡아먹어버린다면, 먹이사슬고리는 끊어져 육식동물마저 멸종되어 버리는 것처럼, 주린 배를 채우려 을의 자생력까지 삼켜버리는 갑은 자본주의의 순환고리를 파괴한다.
그러기에 갑은 을에게서 적당히 취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자본주의에 대한 생각은 거대한 철학이기에(?), 날마다의 밥벌이를 고민해야 하는 현실에서 먼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그렇다! 우리네 실정에서 을은 세렝케티 초원 위를 거닐는 한마리 톰슨가젤이다. 사자에게 먹히지 않으려면 을은 사자보다 더 빨리 뛰어야 하고, 사자보다 더 멀리 보아야 하며, 사자보다 더 잘 들어야 한다. 즉, (우리네) 자본주의의 고리에서 힘없는 을은 배고픈 사자에게 한끼 식사일 뿐이다.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서글프다. 인간은 평등하다고 믿고 평등함을 추구하고 싶지만, 순수함만으로 험난한 세상에서 생존할 수 없기에 현실을 아름답게만 꾸미지도 못한다.
따라서 어떤 갑을 만나도 생존하려면, 을은 실력을 키워야 한다. 즉, 갑이 돈만으로 고용할 수 없는 을이 되어야 한다.

세상을 판단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지만, 그렇다고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즉, 오직 실천만이 세상을 바꾼다.

June 25th, 2007 at 1:04 pm
눈물이 다 나올려고 그러네요… ㅡㅜ
June 25th, 2007 at 6:27 pm
‘갑이 돈만으로 고용할 수 없는 을이 되어야 한다.’
멋진걸…
June 25th, 2007 at 11:12 pm
Max님
우실거까지야 있나요.
그냥 이런 현실도 있다는 정도로 읽어 주세요.
June 25th, 2007 at 11:13 pm
친구. 맛난 것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