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라는 이름의 호봉

연봉제를 실시하는 회사에서 다른사람의 연봉을 알려고 하거나, 내 연봉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서도 안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연봉을 주는 회사라면, 프로의 세계이니 공개를 해도 상관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연봉 비공개 조항이 계약서에 있으니 월급을 받으려면 이 원칙에 동의해야겠죠.

물론 회사에서 연봉공개를 허용해도 연봉=자존심이기 때문에, 자신의 연봉을 선뜻 공개하지도 못합니다. 즉, 많이 받는다고 생각했다가 벤치마킹 대상인 동료보다 조금 받는 것을 아는 날이면, 하드디스크 어딘가에 저장해두었던 이력서를 찾기 때문이죠.

그러나

세상에 비밀이 있나요? 회식 자리에서나,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인사담당자가 열어둔 액셀 파일에서 알게되는 것이 계약서로 틀어막고, 자존심 때문에 말하지 못한 연봉의 비밀입니다. 즉, 알아도 모르는 척, 모르면 알게되는 것이 다른 사람의 연봉이죠.

이렇게 알게되는 ‘연봉 실체는 (제 경험 상) 별 차이’가 없더라입니다.

재수없게 힘든 프로젝트에 걸려, 야근은 필수며 특근은 선택으로 일년을 보내나, 정시출근 정시퇴근을 해도 쉽게 끝내는 사내프로젝트로 일년을 보내나, 연봉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쩔때는 신입사원의 연봉이 입사 2년차보다 많을 때도 있습니다. 신입사원의 연봉은 사외에 노출되고, 다른 회사와 비교되기 때문에, 신입사원의 연봉인상률을 크게 올립니다. 반면 입사 2년차의 연봉 인상률은 신입사원보다 낮기 때문에, 신입사원과 입사 2년차의 연봉이 역전됩니다. 즉, 잡아놓은 고기에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선조들의 지혜를 따르는 셈이죠.

물론 회사를 돈만 보고 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내 능력을 맘껏 펼쳐라!’라는 연봉의 형식미를 갖추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남인가?’라는 호봉의 서정성을 갖춘 회사들의 연봉체계 때문에, 혼란에 빠진 프로들을 보면 서글프네요.

올해도 절반이 지났습니다. 연봉제라고 주장하는 많은 회사들이 중간평가를 합니다. 환절기 때마다 찾아오는 감기처럼, 올해도 누군가는 연봉때문에 계절앓이를 하겠죠?

이런 분들에게 ‘너무 순진한 거 아니세요?’라고 말하기에는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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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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