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ease it : 성공적인 출시를 위한 소프트웨어 설계와 배치
드디어 네 번째 번역 프로젝트 ‘Release it’이 끝났습니다. 이 책에 대한 저의 감정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애증’입니다. 주말연속극도 아닌데, 번역서에 대해서 ‘애증’을 품을 수 있냐는 반문도 들지만. 그 만큼 이 책을 번역하면서 힘들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힘들었던 만큼 보람도 큰 프로젝트였습니다. 열명이 넘는 베타리더분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으며, 번역이라는 작업에 대해서 새로운 눈을 뜨게해 준 책입니다. 책 내용을 보자면…… 지금까지 출판된 프로젝트 서적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Release it’ 이후의 삶을 다루었다는 것에서, 이정표 역할을 할만한 책입니다.
어제부터 감기에 시달리는 것을 보니, 새로운 책을 세상에 내보내는 산고의 고통을 겪는 듯합니다.
아무쪼록 이 책이 지긋지긋하고,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Release it’이후의 여러분 삶에 희망을 주길 기대하며, 글을 마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역자서문으로 여러분에게 책을 소개드립니다.
어릴 적 읽었던 동화에서는, 백마 탄 왕자님이 못된 마녀에게서 어여쁜 공주님을 구한 후, 성으로 돌아와 모두의 축복 속에서 결혼하여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끝난다. 순수의 화신이었던 소년시절을 지나 인생의 맛은 달콤함보다는 씁쓸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무렵, 진짜 인생은 왕자와 공주의 결혼생활처럼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깨달았다.
물론 동화 속 거짓말은 세상의 황량함보다는 아름다움을 가르치기 위한 선의의 것이었지만. 동화 속에서는, 언젠가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는 엄연한 현실을 희망이라는 베일이 가려버렸던 것이다. 어차피 알게 될 세상이라면, 단맛과 쓴맛을 같이 보여주는 것이 더 인간적이지 않았을까?
동화 속 이야기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동화 속 새하얀 거짓말 같은 것에 속지 않겠어!”라고 세상을 향해 외쳤다. 외침이 세상의 끝에 닿아 메아리로 돌아올 때쯤. 나는 희망과 좌절이 살아 숨쉬는 진짜 인생, 프로젝트의 세계에서 살게 되었다.
프로들의 세계는 냉엄했다. 빠듯한 공수(man month) 때문에 야근을 밥 먹듯이 했으며, 위기가 아닌 날이 없었다. 날마다의 삶은 폭탄이 떨어지는 전쟁터 한가운데서 목숨을 보존하는 처절한 순간, 순간이었다. 그럴 때마다 “프로젝트만 끝나면 우린 행복할 수 있어!”라고 독려하는 PM의 한마디에 젊은 날의 땀과 코피를 쏟으며 우리는 프로젝트 고지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그 끝이 보이는 듯했다.설계서 곳곳에 숨어있던 지뢰밭을 빠져 나와, 빗발치는 요구사항변경을 온몸으로 막으며, 벙커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버그들을 섬멸하고, 우리는 프로젝트 고지 위에 찬란한 ‘완료 깃발’을 꽂았다. ‘완료 깃발’이 휘날리는 파란하늘 아래에서, 가슴 깊은 곳의 응어리는 뜨거운 눈물이 되어 눈시울을 적셨다.
“저건 뭐지?”
동료의 당황한 목소리에 오랜만의 평온함이 깨져버렸다. 동료가 가리킨 곳을 재빨리 바라봤다. 시커먼 물체들이 파란하늘을 가득 메운 채 빠르게 다가왔다. 우리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그 물체는 바로……
사용자였다.
소리보다 더 빨리 날아온 사용자들은 우리들 머리 위에 세션폭탄을 무차별적으로 투하했다. 이제 막 휘날리던 ‘완료 깃발’을 사수하기 위해, 우리는 온몸으로 사용자들의 공격을 막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무자비한 사용자들이 짓밟고 간 자리에는 쓰러진 동료들, 꺾여버린 깃발, 망가져버린 시스템만이 남았다.
사용자들의 세션 융단폭격 이후, 우리들은 프로젝트 고지를 두고 사용자와 피가 마르는 지루한 전투를 벌였다.
데이터베이스 보급소를 방어하기 위해서, 연결 풀(connection pool) 대공포를 설치했으며, ‘광속클릭 새로고침(reload button)’ 기관총으로 무장한 람보 사용자의 총알을 피하기 위해, 시스템을 빛보다 빠르게 달리도록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가 어설프게 설치한 SQL쿼리 지뢰 때문에 빛보다 빨리 달리게 된 시스템이 다시 한 번 쓰러지고 말았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동료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프로젝트 고지를 완전히 사수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완료 깃발’을 처음으로 고지에 꽂기 위해 흘렸던 피와 땀 이상을 흘려야만 했다. 승리의 쾌감을 맞보기도 전에, 난 더욱 강력한 사용자가 기다리는 고지로 투입되었다. 터빈엔진 소리가 진동하는 수송기 속에서, 요구사항변경이 빗발치던 전장에서 PM이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생각났다.
“프로젝트만 끝나면 우린 행복할 수 있어!”
PM의 말을 되씹을수록 어릴 적 읽었던 동화 속 마지막 구절,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가 떠올랐다. 동화 속 반쪽 진실을 피해 살아왔던 진짜 인생 속에서도, 현실 속 반쪽 진실만을 떠드는 사람의 말에 내 인생을 걸었다는 허탈감이 밀려왔다.
그제서야 진실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반항을 위한 맹목적인 부정이나 현실을 잊기 위한 거짓된 믿음도 아닌, 세상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냉철한 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깨달음을 얻고 몇 년이 흘렀다. 비록 풋내기 개발자 시절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빛의 속도로 확장되는 IT시스템의 정글 속에서 생존하려면 현재의 지혜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이런 현실 속에서, 릴리스 이후 시스템의 생존을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하게 알려주는 이런 책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비록 이 책은 ‘완료 이후에 또 다른 현실’이 존재한다는 냉혹한 진실을 알려주지만, 완료가 ‘진짜 완료’가 될 수 있는 비법도 제시해 줄 것이다.

November 19th, 2007 at 6:22 pm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November 20th, 2007 at 12:53 am
^_-
어떻게 하시려고…
역자서문을 본문 보다 더 재밌게 쓰셨세용–;;;
기대만빵입니다.
November 20th, 2007 at 9:14 am
또 한권의 좋은 책을 번역해 주신 것 같네요.
고생 많으셨다니 더욱 열심히 읽어 드려야 할 듯…^^
November 20th, 2007 at 9:57 am
꼭 사봐야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November 20th, 2007 at 1:26 pm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November 20th, 2007 at 3:31 pm
매번 글 읽기만 하다가 처음 쓰는것 같네요. (맞나?)
책 잘사서 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November 20th, 2007 at 9:27 pm
제루님도,
수고많으셨습니다.
원석님,
책이 더 재미있는 것 아시면서요. ^^
카키님,
네 기대만큼 재미있어 하는데요.
Shinnara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데요. ㅎㅎㅎ ^^
짱가님도,
여러가지로 바쁘셨을텐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YUZI님,
좋은 말씀 전에도 몇번 남겨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November 21st, 2007 at 1:19 am
재치있는 역자서문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겠습니다. ^^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쾌유를 빕니다.
November 21st, 2007 at 1:35 pm
[Ã¥¼Ò½Ä] Releas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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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ø¼¸¦ º»ÀûÀº ¾ø¾úÀ¸³ª ÀüÇô ¾î¶² Ã¥ÀÎÁöµµ ¸ð¸£´Â »óÅ¿¡¼ Áö¿øÇß´Â…
November 21st, 2007 at 3:05 pm
트랙백을 걸어봤더니 글자가 깨지는군요.
쉽지 않은 책이었는데.. 고생많으셨습니다.
November 21st, 2007 at 9:36 pm
legendre님,
많이 좋아졌습니다.
legendre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동국님,
멋진 서평(?)^^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
November 21st, 2007 at 11:46 pm
아키텍트로 가기 위한 첫걸음…
Release It: 성공적인 출시를 위한 소프트웨어 설계와 배치 - 마이클 나이가드 지음, 신승환.정태중 옮김/위키북스 역자중 한분인 신승환님의 블로그 공지를 보고 미리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November 23rd, 2007 at 6:44 pm
수고 하셨습니다.
)
‘애자일 프랙티스’에서도 감명깊은 내용이 많았는데,
‘Release it’도 최근에 제가하는 일과 관계가 깊은 내용인듯 합니다.
언제나 좋은책 소개해 주셔서 고맙네요 ^^*
(주문예약 시작하면 블로그에 글 남겨 주실꺼죠?
November 23rd, 2007 at 9:15 pm
하아~~ 정말 미안하다. 괜히 베타리더 신청해 놓고
도움도 못주고… 수고했다.
사는게 쉽지가 않구나..^^;
November 24th, 2007 at 11:38 am
Max님,
언제나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네 남겨 드리겠습니다. ^^
hs
친구,관심만으로라도 고맙다.
요즘 너무 바쁜 것 잘 안다. 건강하구!
December 5th, 2007 at 5:01 pm
고객이 만족하는 성공적인 S/W를 고객의 품에 안기고 싶다……
Release… S/W를 개발하는 회사나 개인의 최종 목표가 아닌가 싶다. 제때에 맞춰 제대로 작동하는 S/W를. 어찌보면 모든 개발 방법론이나 개발전략등 개발에 관련된 대부분의 것들이 이와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