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데이즈와 AJAX

세븐데이즈

세븐데이즈를 봤습니다. 올해 본 한국영화 가운데 최고였지만, 비싼 옥에도 티가 있듯이. 세븐데이즈에도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스릴러라는 장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긴박한 장면(?)마다 사용된 과도한 화면 흔들기와 초단위로 이어붙인 편집은 멀미를 유발하더군요.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서 이런 편집기술과 촬영기법이 미드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지만. ’긴박한 장면=화면 흔들기’라는 공식은 진짜 번역을 하려면 모든 단어를 우리말로 옮겨야 한다는 고집처럼 지나치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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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무렵, 제가 가장 좋아한 감독은 왕가위였습니다. ‘열혈남아’, ‘아비정전’, ‘중경삼림’, ‘타락천사’ 등… 왕가위 감독은 이런 영화에서 스탭프린팅, 핸드헬드 기법, 광각렌즈를 사용하여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냈습니다.

왕가위 감독의 스타일이 대중의 인기를 얻자, 그 뒤에 나온 수많은 영화, 드라마에서는 스토리가 조금 진부해진다 싶으면 화면을 흔들어 대고, 필름을 무작정 잘라내거나, 주인공에게 광각렌즈를 들이댔습니다. 가뭄에 콩 나듯이, 적절한 타이밍에 이런 왕가위 스타일을 사용하면서 연출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영화도 있었지만, 대부분 짝퉁 왕가위에도 못 미쳤습니다.

중경삼림

중경삼림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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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AX가 업계에 도입되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왠만한 웹개발자면 AJAX를 사용해서 검색창에 ‘자동완성 기능’이나, 배경색을 노란색에서 흰색으로 사르르 바꾸는 ‘Yellow Fade Technique’정도는 써봤을 것입니다.

… 나는 ‘AJAX 홈 페이지’ 위에 구축된 사이트를 봤는데, 이 사이트에는 HTML만 포함한 마스터 페이지 하나만 있었다.

 이 사이트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호작용은 AJAX 요청으로 이루어졌으며 같은 페이지 안에서 표시되었다. 끔찍했다. 이 사이트는 브라우저를 무력화시켰다.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면 한 페이지 뒤로 가는 대신에 사이트를 빠져나갔다. 더 나쁜 것으로, 사용자가 작업한 다음 갱신 되는 데 짧은 지연이 발생했지만 이 지연시간은 요청이 복잡하냐에 따라서 달라졌기 때문에, 브라우저의 일반적인 피드백도 없이 페이지가 무작위로 변경되는 것처럼 보였다.

from Release it! 성공적인 출시를 위한 소프트웨어 설계와 배치

위의 예처럼 AJAX기술에 너무나 심취한 개발자가 모든 것을 AJAX로 개발하려는 시도는 사용자를 기술의 미로 속에 가둬 버립니다.

개발자들은 새로운 기술에 열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는 없답니다. :)  기술에 대한 사랑 때문에, 개발자들은 기술논쟁에 휘말리게 됩니다. 가끔 이런식으로 말하는 개발자들을 만납니다. “AJAX를 이번 프로젝트에 도입해야 한다고 봐요. 왜냐하면…” 이런 개발자는 기술이 먼저 나오고 목적이 뒤에 나오는 논리로 기술사용을 정당화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목적에 의해서 기술사용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 목적을 이용하는 논리입니다. 이런 논리는 잘못하면 끝없는 정치싸움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예컨데, .NET이 우월하냐, 자바가 우월하냐의 싸움말이죠.

모든 제품의 시작점은 고객입니다. 따라서 기술사용의 정당성도 사용자에게서 나옵니다. 즉, 사용자의 요구사항과 이런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려면 어떤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만이 특정 기술사용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고에 기반한 개발자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사용자 경험이 매우 중요합니다. 즉,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훌륭하게 꾸미기 위해서 … 기술을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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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만능이 아닙니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TV프로그램처럼, 기술 자체만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 수도 있지만. 진짜 잘 만든 영화나 훌륭한 웹서비스는 사용된 기술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전달하는 가치에 의해서 평가받습니다.

* 애자일 프랙티스 92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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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

This is Hani! My job is consulting, system design and project management... Sometimes coding. I hope you have a great time on my blog.

3 Responses to “세븐 데이즈와 AJAX”

  1. songsl Says:

    제가 http://paygate.co.kr 웹사이트에서 좌절받았던 경험이 생각나는군요. ^^;

  2. songsl Says:

    앗 co.kr 이 아니고 http://paygate.net ^^;

  3. Hani Says:

    songsl님.
    링크 걸어주신 사이트를 들어가봤는데,
    뒤로 가기 버튼이 무력화되어 있네요. 흠.

    조금 난감했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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