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보다 무서운 ‘데모 귀신’
SI세계에서 전해 내려오는 무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릴 적 이불 뒤집고 쓰고, 몰래 봤던 전설의 고향보다 더 실감나고 무시무시한 이야기입니다. 바로! 데모만 하면 나타난다는 데모귀신 이야기입니다. 서양에서 건너온 수입산 귀신이기 때문에, 원한관계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기 아니라, 밑도 끝도 없이 나타나는 프레디나 처키처럼 수진무구한 개발자들을 공격해서 데모현장을 만신창이로 만드는 공포스러운 놈입니다.
닭을 잡아서 서버 주위에 애막이를 하고, 데모 전날 마늘 장아찌에 밥을 비벼 먹고, 성수로 커피를 타마셔도, 어김없이 데모만 하면 나타나는 데모귀신은, 바퀴벌레보다 생명력이 강하기에, 별 방법을 동원해서 데모귀신을 막아내려 했지만… 10년 가까운 프로젝트 생활을 하면서, 데모 때마다 어김없이 출몰하더군요.
힘든 깔딱고개를 잘 넘고 한숨을 돌리면서 데모를 하려는 순간, 방심한 나머지 데모귀신에게 다시 한번 당했습니다. 팀원들과 함께 많은 준비를 했지만, 데모 귀신은 어쩔 수 없다 봅니다. 하~ 스티브 형님의 PT정도로 매끄러운 것을 원한 것은 아니지만, 이 버튼을 클릭하시면 진행상태를 확인하실 수 있는 게 아니라 무안해지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일 뿐인데요.
오늘, 사용자 교육을 하면서 데모를 진행했는데, 약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성공적이었죠. 팀원들이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잘 끝났습니다. 다만,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데모 귀신이 출몰했던 것은, PM으로서 조금 더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뭐, 살면서 실수야 할 수 있는 법, 실수를 원천적으로 막지 못한다면 실수와 즐겁게 지내는 방법 밖에 없겠죠.
무더운 하루였는데, 데모귀신 덕분에 더위를 피했습니다. 그나저나 데모귀신, 집으로 돌아가다 더위나 먹지 않았는지 걱정되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