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팁_ 3
금요일, 조금 한가한 점심시간을 틈 타 올려보는, 번역 팁입니다. 두 문장은 각각 어떻게 번역하면 좋을까요?
To program is not easy.
Programming is not easy.
언뜻 보면, 두 문장이 비슷한 것을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수십 만개의 문장으로 구성되는 원서를 옮기다 보면, 이런 작은 차이까지 옮길 정도의 집중력을 지닌 번역가도 흔하지 않을 겁니다.
두 문장의 차이는 앞문장에서 to부정사를 쓴 것이고, 뒷문장에서 동명사를 쓴 데 있습니다. 굳이 차이를 또 찾자고 하면 앞문장은 to가 있기 때문에 5단어로 구성되어 있고, 뒷문장은 4단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4단어로 말할 수 있는 것을, 5단어로 말한 이유에서 번역의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즉, 앞문장은 프로그래밍을 강조하기 위해, 말이 길어짐에도 불구하고 to를 사용한 것이죠. 이것이 바로 ‘to부정사의 강조용법’에 해당합니다. 뒷문장은 그냥 프로그램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것이구요. 그렇다면 이런 뉘앙스를 우리말로 어떻게 옮길까요?
프로그래밍은 쉽지 않다.
프로그래밍이 쉽지 않다.
이렇게 옮긴 문장에서 우리말 조사 ‘은’의 강력함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합니다. ‘은/는’과 ‘이/가’를 그다지 구분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두 조사는 분명 쓰임새가 다른 조사입니다. 앞문장은 ‘프로그래밍’을 강조하는 뜻이지만, 뒷문장은 사실을 평이하게 전달하죠. 즉, 앞문장에서 다른 인간의 활동이 더 쉬운지, 더 어려운지 판단을 유보하게 하는 뉘앙스가 숨겨져 있습니다.


August 29th, 2008 at 4:39 pm
책 내실 생각 없으신가요? 아주 좋은 주제 같은데요..^^;
August 30th, 2008 at 11:58 am
아직 배움의 길이 멀기에,
번역에 관한 책은 제게 고준한 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