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조지 소로스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지금처럼 보습학원이 보편화된 것도 아니고, 제가 다니던 학교는 8학군도 아니었기에, 학교 수업과 밤 11시반에 끝나는 야간자율학습이 저의 학습도우미였죠. 이런 이유로, 공부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쳐야 했습니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공부를 했는데, 제 스타일은 근본원리를 깨우쳐야 성적이 잘 나오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이런 근본원리를 깨우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질문을 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평소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도 친구가 질문을 해주면, 친구의 시각에서 설명을 해주어야 했기 때문에, 한번 더 고민하고 말로써 객관화했기에, 제가 잘 알고 있다는 것은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아무튼 질문을 한 친구 덕분에 설명을 통해, 제가 알고 있던 지식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에서 성실히 질문에 답해 준 덕분에, 친철한 Hani군이라는 별명도 Get했죠. 하하.
이런 공부 방법의 스타일 때문에, 읽은 것을 오랜 시간 동안 씹지 않고 삼켜버리면, 독서를 하면서 소비된 당은, 지식으로 저장되는 게 아니라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배출되었습니다. 업무를 할 때도, ASAP으로 처리하는 업무는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항상 숙고의 시간을 가질려고 했지만, 회사 일이라는 게 그렇게 되지 않죠.
아무튼 이런 이유로, 어떤 것을 잘하고 싶다면, 저는 근본원리를 깨달을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노력하는 것도 실제로 지혜를 얻는 것은 다릅니다. 특히, 재테크에서 그랬습니다.지금은 투자(자금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라고 부를 만한 것을 하지 않지만, 투자라는 것을 다시 한다면 큰 그림을 두고 하는 투자를 할 겁니다(그리고 좋아하죠). 아~ 너무 뻔한 이야기인가요? 네, 뻔한 이야기 맞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깨닫기 전까지, 증권회사에 받친 수수료와 정부에 낸 세금으로 많은 수업료를 지불했습니다.
시장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거만하게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선언한 사람들은, 언제나 시장의 처절한 복수를 당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성공한 투자자들은 결국 시장의 흐름을 읽고, 그 흐름에 맞춰서 매도나 매수 포지션을 잡고, 일정 수익을 올렸을 때, 포지션을 청산합니다. 이게 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흐름을 읽어내는 방식은, 고수마다 다를 겁니다. 아무튼 이런 것을 지혜라고 할 수도 있고, 경험이라고 할 수도 있고, 혜안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부르든지 저는 이런 시장을 읽을 수 있는 눈이 부족한 듯합니다. 그러기에 제가 실천하는 투자방식은, 노동이나 사업을 통해서 얻은 부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치하락을 방어할 정도의, 투자 수단입니다. 상당히 보수적이고 방어적이죠. 이런 이유로 공격적으로 주식시장에 참여한다면(주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상당히 공격적인 투자입니다), 상승장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시장 평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KODEX200같은 종목을 매수하는 포지션을 취하죠. 여기까지 보수적인 개미투자자 한 사람으로써 투자전략이었습니다.
서브프라임, CDO, CDO’, CDO'’, CDS 등. 이건 뭐 AJAX, MS, MDD, IA, UX 시리즈도 아니고요. 몰라도 사는 데 지장 없었고, 안다고 딱히 떨어지는 것도 없는 약어들인데, 이제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금융시장의 상황을 해석해주는 책이 요즘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1달 전쯤 사두었다고, 제 책상에서 며칠 전에 발견한 조지 소로스씨의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서 작금의 사태가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습니다.
사태 파악이야 인터넷을 뒤져보면 쉽게 되지만, 이 책이 주는 장점은 ‘조지 소로스’씨의 투자 철학을 통해서 시장을 바라본다는 데 있습니다. 바로, 그가 깨우친 근본원리로써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투자 철학은 재귀성 이론으로 요약됩니다. 인간에게 인지적 기능(세상을 인식하는 기능, 바람이 분다. 주식시장이 오른다)과 조작적 기능(세상을 바꾸려는 그리고 바꾸는 능력), 이 2가지 기능이 있는 데, 이 2가지 기능 사이에서 서로 영향을 주는 재귀성이 발현되면, 금융시장에 거품이 발현된다는 주장입니다(지나치게 요약을 해버려서 이 문장을 읽고는 잘 이해가 되시지 않을 겁니다. 책을 사 보실 분을 위해서
).
이런 재귀성 때문에, 작금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현되었고. 역사적인 거품과 달리 이번 거품은, 서브프라임이라는 작은 거품과 현대화된 금융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커져왔던 슈퍼 버블이 동시에 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는 상상한 것 이상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예상이라는 것은 어디까지 예측이고 사실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어수선한 사태를 하나의 원리로써 생각해볼 수 있게 한 책인 듯합니다.
아무튼 양치기 소로스씨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