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말
말이란 게 의사전달이 우선이기에, 가끔 틀리고 어쩔 때 빼먹고 써도, 상대방이 잘 알아 듣습니다. 뭐, 이런 생각을 품자니 굳이 “말을 올바르게 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나운서도 한국어 아마추어가 보기에 틀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앞의 생각이 맞다는 생각이 꿈틀꿈틀 하지만.
그래도 올바른 말을 쓰는 게 좋겠죠.
그럼 의미에서 제가 생활 속에서 말하면서, 쓰지 않으려는 군더더기 말을 소개해 드립니다.
1. ~하곤 했다.
영어 used to~ 영향을 많이 받은 말버릇인데요. 뒤에 붙는 ‘했다’는 상당한 군더더기입니다. 그냥 과거형을 쓰시는 게 깔끔합니다. 물론 처음엔 어색하지만요. 그래도 어색하시다면 부사를 사용해서 과거의 습관을 표현하시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자면,
- 라면을 먹곤 했다.
- 가끔 라면을 먹었다.
2. ~하도록 하겠다.
이 말은 의지의 표현인데, 마찬가지로 ‘하도록’이 군더더기 말입니다. 이미 ‘하겠다’에서 ‘겠’이 의지를 나타내기 때문이죠. 발표할 때 이 말을 저도 가끔(?) 사용합니다. 말하고 나서, 이런 또 “똥싸군.”하는 생각을 하죠. 고치려고 하는 데 잘 안되는 말버릇 가운데 하나입니다.
- 출판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출판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구하다’는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는다’하는 뜻인데, 사실 이 말은 서술어로 쓰지 않고 문장 가운데 써서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불구하고’는 쓰지 않아도 내 뜻을 전달하는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영어 nonetheless, nevertheless를 번역하면서 생긴 말버릇이 아닐까 추측을 하는데요.** 아무튼 번역할 때도 쓰지 말아야 할 표현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이 오셨다.
- 그럼에도 선생님이 오셨다.
4. 개인적인 생각
요즘 책을 읽을 때, 개인적으로 이 책이 잘 번역을 했는지, 편집을 한 것인지 보는 게 있는데. 물론 표준국어대사전엔 맞는 뜻으로 올라간 말들도 있습니다. 언어는 궁극적으로 현시대 사람이 많이 쓰는 데로 발전한다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런 표현은 고쳐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 그리고 나서 -> 그러고 나서
- 보다 빠른 -> 더욱 빠른
- 진짜야 내 마음
알아죠알아줘. -> 정말이야 내 마음알아죠알아줘. - 우리 모두에게 -> 우리에게
* 틀린 부분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 인사이트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にも-かかわらず [にも拘らず]를 그대로 번역하면서 생긴 번역투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November 19th, 2008 at 12:07 pm
알아죠. 가 틀렸어요;;
November 19th, 2008 at 5:33 pm
hey님
감사합니다.
November 19th, 2008 at 5:42 pm
좋은 지적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럼에도”보다 “그런데도”는 어떨까요? 좀 더 자연스럽게 느껴져서요.
“우리 모두에게” -> 이건 강조용법으로 때에 따라 필요하지 않을까요? “우리”만 쓰기엔 모호한 경우가 있더라구요.
November 19th, 2008 at 7:38 pm
말씀해 주신 것처럼 ‘그런데도’가 더 좋네요.
‘모두’는 부사로만 쓰는 말인데, 명사로
쓰는 게 요즘의 말버릇인 듯합니다.
따라서 ‘모두’는 부사로서만 쓰는 게 옳고
예문에서 ‘모두’를 빼고 강조의 표현을 써야 한다면
‘우리 전체에게’정도로 고치는 게 좋을 듯합니다.
December 1st, 2008 at 10:13 am
번역으로 해서 생긴 기형적인 말들은 대부분 영어의 일본어 번역을 다시 우리말로 옮기면서 나타난 것들이 많군요.
December 4th, 2008 at 8:16 am
저도 몇 개 아는 게 있는데,
모르는 사이에 쓰는 게 무척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