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그녀들은 소녀들이다!?

맛보기 영어강의 동영상을 보다가, 강사님께서

그녀들은 소녀들이다

하는 한국말을 영어로 어떻게 옮길지 물으시더군요. 대단히 간단한 질문이죠. 강사님이 이렇게 질문하신 이유는, She를 복수로 어떻게 표현할지 아는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었습니다.

강사님의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한국말에는 저런 식의 표현이 없는 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말에는 영어처럼 수를 억지로 일치시키지 않습니다. 그런데 단수와 복수를 칼같이 지키는 영문을 번역하다 보면, 수를 어떻게 옮겨야 하는지 참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영어는 수량을 앞에 쓰고, 한국말은 수량을 뒤에 쓰는 데 이런 차이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a cup of coffee’ ‘한잔의 커피’라고 옮길 때가 많습니다. 굳이 틀린 표현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일종의 번역투 문장이 됩니다. 한국말은 수가 뒤에 나오기 때문에 ‘커피 한잔’이라고 옮기는 게 낫죠.

아무튼 영어에는 있고 한국말에는 없는 것들을 옮길 때 힘든 면이 많습니다. 특히 ‘Many people’처럼 복수로 표현 된것을 ‘많은 사람들’로 옮기는 게 나을지 아니면 ‘많은 사람’으로 옮기는 게 나을지도 역자마다 생각이 다르죠. 하지만 제 생각은, 한국말은 앞뒤로 복수인지 단수인지를 충분히 판별할 수 있다면, ‘들’을 붙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따라서 ‘Many people’은 ‘많은 사람’정도로 옮기는 게 낫지 않을까요?

한국말에서 ‘들’은 가산명사에만 붙이는 것인데, 영어의 영향인지 관형사 같은 ‘이’에 ‘들’을 붙여서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들 학생은 실수를 저질렀다.”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이’는 관형사이기 때문에 ‘들’을 붙일 수 없죠. 따라서 틀린 부분을 고쳐 쓰면, “이 학생들은 실수를 저질렀다.” 정도가 맞습니다.

한국말에서 ‘들’이 재미있는 점은, “많이들 먹게나.” 혹은 “어서들 오게나.”처럼 부사에 ‘들’을 붙여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많이’나 ‘어서’는 부사이기에 ‘들’을 붙일 수 없지만, 이 문장들은 “자네들 많이 먹게나.”나 “자네들 어서 오게나.”처럼 앞의 주어를 생략하고 ‘들’을 부사에 붙임으로써 가능한 표현입니다. 번역을 할 때, 이런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를 반영한다면 더 좋을 듯합니다.

* 틀린 부분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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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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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to “한국말: 그녀들은 소녀들이다!?”

  1. 에이레네 Says:

    제 경우는 복수 개념이 꼭 필요한 경우에만 “~들”을 붙이고 나머지 경우에는 “~들”을 안 붙입니다. 사실 우리말에는 복수 개념이 없을 뿐더러, 3인칭 대명사도 없었죠.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미래 시제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어 회화시간에 프랑스어 교수가 “한국어는 감정적(emotional)한 언어인데 반해 프랑스어는 과학적인 언어”라고 하더군요 ㅎㅎㅎ 프랑스어는 수 + 성까지 지킨다는 ㄷㄷㄷ;

  2. gildong0 Says:

    “그녀”라는 말도 원래 우리말엔 없는 말입니다. 우리말의 “그”는 남자를 의미하지 않죠. 단지 3인칭의 어떤 사람, 그리고 대화하고 있는 서로가 대부분 알고 있는 사람을 지칭하죠. 영어의 he 와 she를 번역하면서 지어낸 단어라고 생각됩니다.

  3. Hani Says:

    한국말은 한자, 일본어, 영어 순으로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외래어 부분이라든지, 특정 언어를
    번역하면서 생기는 번역투라는 것들.
    이런 것들과 융합하고, 가끔 떨어짐으로써 오늘날의
    한국어가 된 듯합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예전에는 그녀나 그들과
    같은 말이 존재하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말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인정되서
    쓰입니다. 뭐, 순수 한국어라는 것을 어디까지
    정의하느냐의 문제이지만… 외국어라도
    그 개념이 우리나라에 없고, 한국말 문법체계와
    충돌하지 않으며, 언중에 의해서 오랜 시간
    받아들여진다면 한국말의 한 요소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단, 지금 시점에,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느냐는 개인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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