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도와가며

얼마 전에 터치폰을 만드는 팀을 컨설팅하시는 분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핸드폰은 잘 아시다시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기구(핸드폰 커버 등)로 구성되죠. 컨설턴트는 터치폰의 조작감을 개선하는 작업을 하면서, 기구를 설계하는 부서와 만나 새롭게 만드는 터치폰의 조작감을 높이는 데 기구를 설계하는 부서에서도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더군요. 이 이야기를 들은 기구 설계 부서 관리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기구적으로 이격이 발생하지 않으면, 관여하지 않았어요. 일반 핸드폰이야 키감을 좋게 하는 게 우리 일인데, 터치폰은 화면에 입력을 하니까, 우리가 할 일이 없어요.

물론 그 관리자 말처럼, 기구 설계하는 곳에서 터치폰의 조작감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게 없었을지도, 아니면 컨설턴트가 파악하지 못한 정치적인 역학 관계 때문에, 기구 부서에서 다른 부서에서 주관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꺼려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서 사이에 정치 싸움이야, 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생기기 마련이지만, 요즘처럼 생존이 화두가 되어버리면 큰 것을 보기보다 자기부서의 생존을 최적화하는 현상이 더욱 빈번하게 생기는 듯합니다.

문득 대학교 OT때 입었던 단체후드티에 적혀 있던 문구가 생각납니다. 바로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자!

였습니다. 이 문구를 보고 어떤 동기는 ‘우리를 초딩으로 보는 선배들의 처사’에 분노했지만, 그 티를 입고도 OT때 싸우고 대학교 시절 내내 서로 멀리했던 동기들이 생긴 것을 보면,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기’는 어려운 일인 듯합니다. 특히 회사는 군대처럼 적의 목숨을 뺏는 조직이 아니지만, 적어도 다른 회사와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하는 면에서 군대와 비슷하죠. 그렇다면 회사에게 다른 회사와 경쟁, 즉 싸움은 필연적입니다. 적의 목숨을 앗아가는 군대에서도 우리 편끼리 싸우고 목숨을 뺏는 것은 금지합니다.

물론 살상이 하나의 수단이 군대이지만, 내부적으로 싸움이 일어나면 적만 즐겁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 회사는 가끔 적과 싸울 생각을 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서로 총을 겨눌 때가 많습니다. 올해는 조금 살기 힘들다고 이야기하죠. 그럴수록 안으로는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면서, 힘들지만 이겨내는 새해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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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

This is Hani! My job is consulting, system design and project management... Sometimes coding. I hope you have a great time on my blog.

2 Responses to “서로 도와가며”

  1. kalstein Says:

    회사생활 하면 할수록…완전 공감중입니다. 작은 회사때는…개발 vs 영업 이었는데. 그건 좀 이해가 됐었는데…대기업에서는 개발자들끼리 싸우네요 ㅋㅋ 심지어는 같은부서내에서도 사이 안좋은사람들 있고…

    협업이란게 참 힘든듯…^^

  2. Hani Says:

    네, 맞습니다.
    크면 큰 데로, 작으면 작은 데로
    그런 문제가 생깁니다.

    그럴 때면 좋은 지도자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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