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려면

모든 사람이 소설가는 되지 못해도, 조금만 노력하면 누군나 글을 잘 쓸 가능성이 높아지죠. 글을 잘 쓰려면, 책도 많이 읽고, 읽은 것 이상으로 생각하며, 고민한 것을 응축시켜 글로서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글을 쓸려면, 우선 내용이 신선하고, 구성도 탄탄해야 하며, 살아 숨쉬는 단어를 써야 합니다.

이  모든 게 하루 아침에 되지 않기에, 글을 잘 쓰려면 계획을 세워서 차근히 실력을 쌓는 게 중요하겠죠. 물론 글 쓰는 게 금방 늘지 않지만, 매일 같이 쓰는 글 속에서 자주 쓰는 몇 가지 단어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만 해도 금새 필력이 늡니다.

예를 들어, 전문번역가인 안정효씨는 ‘번역의 공격과 수비’에서 ‘있을 수 있는 것’을 사용하지 말고 번역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고민하지 않고 영어를 한국어로 옮기다 보면 참 많이 쓰는 단어가 바로 ‘있을 수 있는 것’이죠. ‘can’을 번역할 때 일반적으로 ‘수’를 쓰고, 지시 대명사를 옮기거나 영문장 구조를 그대로 옮기다 보면 ‘것’을 빈번하게 사용하며, 진행형을 옮길 때 ‘있는’을 자주 활용하죠.

지루하지 않은 번역을 하지 않으려면 ‘있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지나치게 이 틀에 얽매여서 꼭 써야 할 곳에서도 이런 단어를 쓰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과용하는 것도 문제죠.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이 있는데, 이 단어들을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더 좋은 단어나 표현이 있는지 찾기 때문에, 글의 수준이 높아지죠. 물론 예전부터 덜 사용하려고 노력했지만, 새해 들어 글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다음의 단어를 쓰지 않으려고 힘쓰겠습니다.

~있는
일상적인 예) 달리고 있는 차에서
고민하고 쓴 예) 달리는 차에서


일상적인 예) 가능할 수 있다.
고민하고 쓴 예) 가능하다.
해석) ‘가능’에 이미 능력의 의미가 있는데, ‘수’를 쓰는 것은 동어반복입니다.


일상적인 예) 사장이 말하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고민하고 쓴 예) 사장이 말한 이야기는 틀리지 않았다.

너무
일상적인 예) 너무 잘 먹었습니다! 너무 예뻐요! 너무 감사해요!
고민하고 쓴 예) 이 신발은 너무 크다!  이 집은 너무 작다!
해석) ‘너무’는 어떤 기준에 터무니 없이 모자라거나, 기준을 넘어설 때 사용하는 부사입니다. 그러나 요즘 말버릇을 보면 기대이상인 경우에는 무조건적으로 ‘너무’를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너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문장에 호응하는 부사를 찾습니다.

~에 대해서
~에 관하여

일상적인 예) 사랑에 대해서 고민했다.
고민하고 쓴 예)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하곤 했다.
일상적인 예) 수영을 하곤 했다.
고민하고 쓴 예) 가끔 수영했다.

~하려고 했다.
일상적인 예) 공부를 하려고 했다.
고민하고 쓴 예)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해석) ‘~하곤 했다’나 ‘~하려고 했다’처럼 ‘했다’를 붙이면 문장이 늘어져서 지루합니다. 아울러 만능동사인 ‘하다’를 쓰면 어지간해서 문장의 뜻이 다 통해서 편한데, 문장을 쓸 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따라서 ‘하다’라는 만능 동사를 쓰기보다 뜻을 분명히 밝히는 동사를 쓰는 게 좋습니다.

진짜
일상적인 예) 진짜 좋아해!
고민하고 쓴 예) 정말 좋아해!
해석) 진심을 나타내는 부사에 진위여부를 표현하는 ‘진짜’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진짜’에 다른 부사를 쓰려고 노력하면 문장이 ‘정말’ 좋아집니다.

~위하여
일상적인 예) 나무가 잘 자라기위해서 거름을 줬다.
고민하고 쓴 예) 나무가 잘 자라도록 거름을 줬다.
해석) ‘~위하여’는 영어의 ‘in order to’ 덕분에 참 즐겨쓰는 표현이 됐습니다. 그래서 목적을 나타내는 경우에 무조건적으로 ‘~위하여’를 씁니다. 아무튼 ‘~위하여’도 올해는 조금 덜 사용하면 좋을 단어죠.

접속사
해석) 어떤 글에서 접속사를 많이 사용하면, 글의 이해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하더군요. 정확한 접속사를 사용하면 글을 읽는 데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는 접속사는 글을 읽는 맛을 떨어뜨립니다. 글을 쓴 다음 접속사를 다 지워보세요. 어색할 것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오히려 글이 맛깔스러워지는 것을 경험하실 겁니다.

서술어를 짧게 쓰기
일상적인 예) 저는 이번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고민하고 쓴 예) 저는 이번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해석) ‘일상적인 예’에서 쓴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는 똥.덩.어.리입니다. 아니면 상당한 정치적인 수사이든지요.

나름대로, 개인적으로, 솔직히 말하면, 불구하고
해석) 군더더기 말입니다.

생각 난 게 많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럼 떠오르는대로…



About the Author

Hani

This is Hani! My job is consulting, system design and project management... Sometimes coding. I hope you have a great time on my blog.

9 Responses to “글을 잘 쓰려면”

  1. 웅이 Says:

    와, 좋은 글이에요. 신선하면서도 알찬데요. Hani님, 지금 이 글 관련하여 참고한 책이나 추천할 책 알려 주세요. 제가 갖고 있는 책은 이오덕님_ 우리 글 바로쓰기 1, 2, 한효석님_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 이수열님_ 우리말 바로쓰기, 중앙일보_ 한국어가 있다 1, 2, 3, 배상복님_ 글쓰기 정석이에요.

    일단 안정효님 번역의 공격과 수비 사야겠네요.

  2. 웅이 Says:

    + 웅이가 고민하고 쓴 예

    사장이 말한 이야기는 틀리지 않았다.
    -> 사장 말은 틀리지 않았다. (’말’하고 ‘이야기’가 겹쳐서 어색하네요.)
    -> 사장님 말씀은 틀리지 않았다. (보통 이렇게 말하죠? 사장보다는 사장님이라고 하니까 특별히 사장이라고 해야 할 까닭이 없으면 사장님이라고 고치고 말도 말씀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이 편히 쓰는 말이 되겠네요.)

  3. Hani Says:

    웅이님 의견이 확실히 더 좋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제게 있는 책을 이미 전부 소장하고 계십니다.
    적어주신 목록 가운데 없는 것으로
    남영신님의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그리고 장하늘 선생님의 ‘문장력 높이기 기술’,
    이태준님의 ‘문장강화’도 괜찮은 듯합니다.

  4. 권남 Says:

    번역서에 제일 많이 나오는 말이 “위하여”인 것 같습니다.
    for, to 에 대한 번역을 전부다 위하여로 해버려서…
    술이라도 한 잔하면서 건배하며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위하여~

  5. Hani Says:

    for, to 역시 쉬운 단어이지만,
    번역할 때 어려운 단어 중 하나죠. 물론 권남님
    말씀처럼 ‘~위하여’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저도 습관이 잘 들지 않아 고생이지만,
    올바르게 번역하려면 쉬운 단어일수록
    사전을 찾아보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한잔 하시죠! 위하요~ ㅋ.

  6. 용호씨 Says:

    저도 안정효님의 ‘글쓰기 만보’라는 책에서 ‘있을 수 있는 것’을 본게 떠오르는군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글쓰기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7. Hani Says:

    ‘글쓰기 만보’, 참 좋은 책입니다.
    저도 그 책 읽고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_^

  8. ohyecloudy Says:

    다~ 제 얘기네요. 흙! 항상 의식하면서 단어를 고르는 습관을 들여야겠습니다. 글을 쓰면 항상 맞춤법/문법 검사기(http://164.125.36.47/urimal-spellcheck.html)를 돌리는데 틀리는 게 많네요. 차츰차츰 나아지겠죠.

    잘 봤습니다.

  9. Hani Says:

    맞춤법 검사기를 매번 돌려보는 게 쉽지 않습니다.
    글쓰기에 열정이 없다면, 익숙해지기 힘든
    습관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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