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명절이나 연말연시에 받는 안부 문자 가운데 기억에 남는 문자들이 있습니다. 즉, 말머리에는 제 이름이나 호칭이 적혀 있고, 저와 관련된 개인사를 챙겨주는 내용이 있는 문자 말입니다. 물론 그룹 전송으로 많은 사람에게 뿌려지는 문자는 보내는 사람 입장에서 확실히 편합니다. 하지만 제 이름을 넣고 근황을 챙기는 문자를 보노라면, 저를 생각하면서 한 글자씩 입력했을 사람이 생각나서 100바이트가 넘지 않는 작은 데이터지만 그 감동은 1기가를 넘습니다.
처음 접하는 서류를 작성하면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서류를 처리하는 담당자는 일주일에 2~3번 정도 보기 때문에, 익숙하죠. 그래서 담당자는 업무를 처리하러 온 사람들에게 아무 설명도 없이, 자신에게 익숙한 서류를 건냅니다. 서류에 있는 항목들이 이해하기 쉽다면, 그래도 다행이지만 항목이 뜻하는 바가 애매할 때, 서류를 작성하는 입장에서 참 난감합니다.
하지만 어떤 담당자들은 서류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혼란을 겪을 것을 예상해서, 서류를 넘겨주면서 친절하게 어디에 무슨 내용을 적어야 하는지 설명해줍니다. 특히 서류를 작성하는 곳이 관료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곳이었다면, 그런 친절한 담당자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소소한 것이지만, 일상에서 디테일이 숨쉬는 서비스나 도움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물론 디테일을 챙기는 것은 사람의 성격 탓일 수도 있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디테일이 있는 행동을 하려면, 자신이 대하는 일이나 사람에게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즉, 일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늘 반복되는 서류 작업은 그냥 처리할 업무이기 때문에, 작성자를 배려하는 디테일이 살지 않습니다.
단순한 서류 작업을 예로 들었지만, 우리가 접하는 업무도 큰 틀에서 비슷합니다. 프로젝트 제안서 작성에 도가 튼 사람이라도 열정이 없다면, 고객의 마음에 들만한 디테일이 살은 제안서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죠.
오늘 포스트를 계기로, 제 삶에 어떤 디테일이 있는지 살펴봐야겠습니다.


February 5th, 2009 at 11:11 pm
정말 공감하는 이야깁니다. 올해만 해도 새해인사로 단체문자를 보내는 친구들이 몇 있었는데 사실 그런 인사는 별로 반갑지 않았습니다. 이름이 담긴 짧은 메시지가 더 오래 기억되더라고요.
February 5th, 2009 at 11:12 pm
저도 그런 담당자와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데, 저는 부족한 설명으로 시간 낭비만 될까봐 “전달 기록” 서식 의견 란에 반환 이유를 항상 적어 두고 오탈자일 경우에는 연필로 첨삭하곤 하죠. 애매할 때에는 각 칸마다 할당된 지시번호 및 알파벳으로 지적하고요.
February 6th, 2009 at 2:23 pm
자신을 위한 꼼꼼함과 남을 위한 배려가 중요하겠네요.
February 7th, 2009 at 12:33 pm
가즈랑님도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
문자를 보낸 친구가 모두 소중하지만,
정성을 담은 문자가 확실히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열정이 넘치는 세레님의 모습이 좋습니다.
정타임님
디테일일 살아 있는 일을 하려면 꼼꼼함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February 11th, 2009 at 8:19 am
그래서 전 단체문자는 잘 안씁니다
너댓명한테 돌릴 문자라면 (특히나 뭐…새해인사 같은거요) 각각 돌립니다. 제가 단체문자 받을때를 생각해보거든요. 저요? 단체문자오면…
‘응? 왔네?’ 삭제.
입니다 -_-;;; 어차피 별 내용없거든요…;; 근데 개인적으로 일일히 돌리는 문자의 경우에는 일일히 답장 보냅니다 ㅎㅎㅎ
February 12th, 2009 at 10:28 pm
:) 디테일이 살아 있는 답장을 보내시네요.
그렇게 하기도 쉽지 않은 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