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극전인 반전이 있는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전개가 지루하지 않아 재미있었습니다. 극중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지는 배우의 연기도 일품이었고, 조폭을 맡은 조연들의 연기가 특히 괜찮았습니다. 광고에서는 장르를 스릴러 영화라고 말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배우들이 ‘대사 치는 맛’이 맛깔스러워서 잘 만들어진 멜로(?) 드라마에 가까운 듯합니다. 그리고 주식에 관한 영화지만 주식을 전혀 몰라도 감상하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간단한 감상은 여기까지고요. 전 이 영화를 보면서, 슘페터의 기업가 정신이 떠올랐습니다. 자본주의에서 돈이 전부이지만, IMF이후 우리 사회는 돈이 만능인 사회가 되었습니다. 물론 기업을 일으키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목적이 먹고 사는 일이기 때문에, 돈을 빼놓고 자본주의를 이야기할 수 없지만.
하루 아침에 몇 천억 혹은 몇 조의 시가 총액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 조금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주식시장 덕분에 기업들은 자본을 쉽게 조달받지만, 금융자유화가 지나치게 진행되다 보니까, 현실과 금융 사이에 괴리가 커지고… 그런 결과로 오늘날의 금융위기가 발생했죠. 어떤 양반은 이 시기가 지나면 금본위 제도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게 정답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기업을 일으키는 목적이 돈이기는 한데, 주식시장이 활성화되고 어느 순간 전국민이 투자자가 되다 보니까 어떻게든 빠른 시간에 투자를 회수하는 게 목적이 되었습니다. 즉, 어떻게든 돈을 버는 게 목적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슘페터가 말한 기업가 정신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인생 한방을 노리는 야바위꾼만 보이는 게 현실입니다. 물론 지금도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채, 무한 도전을 하시는 사업가들도 있지만요. 그 수가 과거와 비교해서 얼마나 될지는 의문입니다.
기업가 정신이 사라진 재벌 2세와 그의 주위에서 한탕을 노리는 사람들, 그리고 단기적 수익을 노리는 개미들이 합작해서 큰 한판을 버리는 게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인데요. 어떻게 보면 금융선진화라는 명목으로 벌어지는 요즘 투자 세태를 반영한 것 같습니다. 투전판보다 더 정신없는 주식 작전은 한여름밤의 꿈처럼 사라지고, 영화가 끝납니다. 마지막 장면이 끝나자마자 영화관을 나오면, 그냥 잘 만든 영화 한편을 본 셈인데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조금만 참고 보시면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들은 생각이 바로 슘페터의 기업가 정신이었습니다. 더 자세한 것을 이야기하면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February 23rd, 2009 at 9:58 pm
정말 잘만든 영화더군요. 박용하 때문에 기대-1
주식을 주제로 과연 얼마나 재미있게 할수 있을까(수박 겉핧는건 아닌지)라는 생각에 기대 -1이었는데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정말 그렇게 집중하면서 본 영화는 추격자이후 처음인데 추격자보다 더 집중하며 봤네요.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극으로 잘 푼것 같더군요.
고수가 전용기 타고 오는것만 빼면 현실성 100%영화였습니다.
February 23rd, 2009 at 11:06 pm
그 분이 슈퍼 개미라는 설정 때문에,
황당하지만 한편으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