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그곳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자주 들리는 빌딩의 엘리베이터는 무척 느립니다. 정말로 느려서 절묘한 타이밍으로 엘리베이터를 놓치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물론, 정확히 말하자면 엘리베이터가 느린 것은 아니고, 문열고 닫는 시간이 보통 엘리베이터에 비해서 정말로 깁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를 놓치는 경우, 차라리 가까운 층은 걸어서 올라가는 편이 낫습니다.

며칠 전, 밤 늦게 그 빌딩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그날도 운수 좋은 날인지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을 때, 엘리베이터는 방금 출발한 상태였습니다. 3층에 볼 일이 있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기를 포기하고 계단으로 올라 갔습니다. 계단을 돌아 2층에 도달했을 때, 평소 같으면 열려 있을 2층 계단 문이 닫혀 있더군요.

2층으로 통하는 문의 손잡이를 돌려봤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왠지 모를 불안이 엄습했죠. “혹시 3층 문도 잠겨 있는 거 아니야?”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3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반쯤 올라가서 3층 문을 쳐다봤습니다. 평소 같으면 활짝 열려 있을 3층 문도 닫혀 있더군요.

이런!

떠나버린 엘리베이터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지 못한 과거의 제 자신을 탓하면서, 발걸음을 돌려 다시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아까 올라간 엘리베이터가 아직 내려오지 않았는지, 엘리베이터는 꼭대기 9층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중간에 몇 번 섰기에, 역시나 오랫동안 1층에서 기달려야 했습니다.

드디어 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 3층 버튼을 눌렀습니다. 다행히 같이 탄 승객 가운데 2층을 누르는 사람이 없어서, 엘리베이터는 고속으로(?) 3층에 도착했습니다. :) 엘리베이터에 내려서 굳게 닫혀 있던 3층 계단문 손잡이를 봤습니다. 그런데 잠금 장치의 위치가 조금 이상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문 손잡이를 돌려봤더니, 문이 열리더군요.

아~ 정말!

***

몇 달전 토요일 낮에 지인과 점심을 먹고 있을 때, 지인이 고객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인의 고객은 공장에서 자재를 관리하는 사람이었는데, 일요일에 공장을 돌리기 위해서 지인이 공급하는 원재료가 필요했죠. 지인이 납품하는 원재료는 창고에 보관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토요일에는 창고 직원들이 오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기 때문에, 지인의 고객에게 원재료를 납품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지인의 고객은 무척이나 다급한 듯, 지인에게 꼭 원재료를 일요일 오전까지 납품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인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을 전하고 나서 전화를 끊고, 출고를 담당하는 부하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서 “중요한 고객이고, 고객이 무척 급한 상황이니까 창고직원들하고 통화를 해서 납품할 수 있게 처리하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 출고 담당 직원이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출고 담당 직원은, 창고 직원들과 통화를 해보니 모두 퇴근한 상태여서 월요일 오전이나 되서야 출고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듯했습니다. 부하직원의 이야기를 들은 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요한 고객이고 모처럼 우리한테 어렵게 하는 부탁이라고 말했잖아. 그런데 창고 직원들이 퇴근했다는 말을 듣고 나한테 그대로 전하면, OO씨가 한 일은 내 이야기를 단순히 창고 직원들한테 전한 꼴이잖아. 내가 OO씨에게 바라는 것은, 어떻게 하든 창고 직원들하고 이야기를 해서 일요일 오전에 고객에게 물건이 전달되게 하는 것이란 말이야. 그 과정에서 내가 지원해 줄 게 있다면, 나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더 건설적이겠지. 다시 한번 창고 직원들하고 통화해서 일이 되도록 만들어 봐.

지인은 전화를 끊고 나서, 부하 직원이 일을 어떻게 잘 처리할지 걱정하더군요. 30분 정도 시간이 흐르고, 부하 직원이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지게차 기사분들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하고, 창고 직원이 다시 출근해서 제품을 출고하기로 설득했다는 좋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지인은 부하 직원의 깔끔한 일처리를 칭찬하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후일담으로 들은 바에 따르면, 지인의 푸쉬 덕분에 부하 직원이 일처리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고마워했다고 합니다.

***

2층 문이 닫혔다고, 3층 문도 닫혔을 것이라는 설익은 추측으로 삽집을 했던 저나, 퇴근했다는 창고 직원들의 말을 듣고 토요일 출고는 불가능하다는 말을 전한 직원, 모두 피상적인 한계에 봉착했을 때 발걸음을 돌리는 선택을 했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여러 선택 가운데 더 나아가는 선택말고 돌아가는 선택을 해도 얻는 게 있다는 게 인생의 묘미이지만…

스스로 만든 한계 속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게 아닐까요? 사실, 몇 걸음 더 옮겨서 문손잡이를 돌려보는 수고를 더 하거나, “죄송하지만 다시 창고에 가셔서 오늘 출고해 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부탁을 하는 것은 큰 일도 아닌데, 그것을 하지 못해 우리는 쉽게 가거나 조금 더 얻을 수 있는 것을 놓치는 게 아닐까 합니다.

꼬랑지 : ‘겸손한 개발자~’ 출간 이벤트의 참여율이 저조합니다. 아직 아차상의 기회가 많이 남았습니다. 한걸음만 나아가시면 아차상의 기회가? 자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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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

This is Hani! My job is consulting, system design and project management... Sometimes coding. I hope you have a great time on my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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