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김해숙

박찬욱 감독의 박쥐를 봤습니다. 기대한 것보다 재미있었고, 지금까지 봤던 박찬욱 감독의 영화보다 감동이 덜 전해졌습니다. JSA부터 박쥐까지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모두 봤는데, 저는 ‘올드보이’가 제일 좋네요. 박찬욱 감독 영화는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헐리우드 영화처럼 화면 가득하게 볼거리가 풍성하지 않지만, 색감, 소품, 벽지 문양, 벽 질감, 의상의 패턴이 잘 맞아 떨어져 완벽한 미장센을 연출하죠. 이 미장센이, ‘올드보이’ 때가 정점이지 않았나 싶죠(물론 어디까지나 제 취향이 그렇습니다).

ㅋ. 박쥐를 보고 나서, 올드보이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다고 박쥐가 재미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고, 생각해 볼 게 많아서, 쉽게 평가 내리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번에 보면서 내용보다는 장면 위주로 봤기 때문에, 주제에 집중하지 못한 탓도 있습니다. 1번 정도 더 보면, 어느 정도 정리될 듯합니다.

송강호 씨나 김옥빈 씨가 연기를 잘했다는 칭찬이 많은데. 전 극중에서 ‘라여사’ 역할을 맡은 김해숙 씨의 연기가 무척 좋았습니다. 김해숙 씨는 김혜자 씨처럼 국민 어머니 반열에 오른 연기자셨죠(지금도 그렇습니다). 김해숙 씨 생각하면 언제나 어머니 역할이 떠올랐으니까요. 그런데 영화 ‘무방비도시’에서, 김해숙 씨의 새로운 모습을 봤습니다. 무방비도시에서도 김해숙 씨는 어머니로 출연하셨는데, 새로운 형태의 어미니였습니다. 제가 편의상 부르기를 ‘무서운 어머니’라고 하는데요. 기존 한국의 어머니상과 완전히 다른, 담배도 피시고, 지갑도 훔치고, 범죄자로서 무척 악한 어머니였죠.

하지만 국민 막장 드라마로서 비방과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조강지처 클럽’에서 보여주신 푼수같은 어머니 역할을 보면서, 무방비도시에 나온 범죄자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 가끔 보게 되는 드라마 속에서도, 김해숙 씨는 무서운 역할을 하다가도,  옆집 어머니 같은 모습도 보여 주시고, 참 다양한 얼굴이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다양한 모습이 정점으로서, 박쥐에서 ‘라여사’ 역할로 표출되는 듯한데요. 뭐, 김옥빈 씨, 송강호 씨 연기도 좋았지만, 김해숙 씨가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주신 표정 연기만으로도 영화 참 맛있게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쥐

박쥐에서 라여사

cine1.JPG

무방비도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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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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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to “박쥐, 김해숙”

  1. 정타임 Says:

    연기적인 측면에서 김해숙씨 연기가 단연 압권이었습니다.
    눈으로 다 표현이 가능하다니 말이죠. 주요 인물들이 다 모여 마작을 하던 마지막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 영화가 범죄영화였다면, 아마 그 장면을 최고의 장면이라고 했을겁니다.

  2. 정타임™, 생활의 발견. 블로그. Says:

    [영화] 박쥐(Thirst) 감상평 (2009)…

    결핍을 갖고있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통한 자극적인 비틀기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항상 자극적이다. 그것도 꽤나 불쾌한 자극.공동경비구역 J.S.A 이후로 내놓은 영화중에서, 내가 본 영화들…

  3. Hani Says:

    그러게요. 눈으로 그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시는 걸 보니,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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