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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Monday, October 27th, 2008

공공 화장실에 앉아서 생리현상을 해결하다 보면, 장소에 걸맞지 않는 참~ 현명한 경구를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에너지 보존 현상도 아닌데, 나간만큼 아니 그 이상의 것이 몸속으로 들어옵니다. ;) 며칠 전에 화장실에서 본 경구가 있는데… 물론 오래전에 어디서 본 것이기 하지만, 새삼 다가오는 게 있었습니다.

남을 위한 배려는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고리타분한 이야기이기도 하는데, 참 맞는 소리기도 하죠. 특히, 직장동료가 어려운 부탁을 할 때마다, 이 이야기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내 일이 많다 못해서 넘치는 경우, 다른 동료가 부탁하는 것을 들어줄 수 없지만, 동료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잘 거절하는 것도, 동료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창의적인 해결책으로써 내 도움없이 동료가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기도 하지만요.

저는 왠만하면 책을 사보려고 합니다. 누군가는 1번 읽고 읽지도 않을 책, 아깝지 않냐고 하시기도 하는데. 책에 줄도 치고, 메모도 하고, 그림도 그리면서 읽기 때문에 책을 사서 봐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앞으로 2달 동안 자료 조사할 게 무척 많아서 걱정입니다. 그 많은 자료를 돈주고 사기도 힘들고, 절판되어 못 구하는 책도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할 수 없이 절판된 책 위주로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요즘 도서관에 자주 갑니다.

허… 책을 빌려보다 보면 난감한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인기 있었던 책을 빌려서 펼치면, 다른 분들이 빨간색, 노란색으로 줄을 쳐놓으시고, 별표까지 그려 놓으신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거기에 깨알같이 메모를 해놓으신 분들도 있고요. 긍정적으로 보자면,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어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셨는지 볼 수 있어서 좋지만.

메모와 형형색색으로 쳐놓은 줄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난감하더군요. 다른 분들의 예술작품 때문에 심란해서, 화장실을 가니 앞에서 말씀드린 경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다른 누군가를 위한, 배려가 선행되려면, 자신이 베푼 배려가 다음에 돌려받을 수 있다는 신뢰가 선행해야 하는데 말이죠. 물론 닭과 계란 가운데 누가 먼저냐는 논쟁이 될 수도 있지만, 실용적인 자세를 보이자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맞겠죠.

[서평] 약소국 그래든 펜윅의 월스트리트 공략기

Wednesday, October 8th, 2008

현존하는, 진정한 원소스 멀티유즈의 대명사는 바로 ‘타짜’일 것입니다. 제가 타짜에 열광하는 이유는 많지만, 으뜸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호구를 탈탈 털어먹는 천상의 설계를 보여주는 탄탄한 시나리오에 있습니다. 아무튼 타짜에서 호구가 되는 캐릭터를 보면서, ‘호구’라는 단어의 진정한 용례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

호구를 털어먹는 설계는 허영만씨의 ‘타짜’에만 존재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의 투자은행 몇 개와, 여기에 가담한 세계 곳곳의 금융기관들. 그들은 암묵적으로 설계도를 만든 것도 아닌데, 담보 대출을 몇 번 구조화하면서 판돈을 키우더니, 글로벌하게 올인하는 판을 키워서. 해 먹어도 단단히 해 먹은 모양새입니다.

엄청난 판돈을 설거지하는 것은 언제나 호구이듯이, 이 말도 안 되는 금융공황 상태에서 호구는, 땀 흘려서 세금 충실히 내던 세계시민이 될 것 같습니다. 작금의 사태를 보고 있자니, 대마불사의 신화와, 타짜에 나올 법한 시나리오는 한국만의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만화같은 어처구니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진짜같은 소설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바로, 약소국 그래든 펜윅의 월스트리트 공략기입니다(제목이 무척 길죠).

그랜드 펜윅은 길이가 8킬로미터, 폭이 5킬로미터로, 와인과 양모를 수출해서 얻는 재정 수입으로, 국고의 수입과 지출이 무려 500년간 완전한 평행을 이룬 놀라운 나라입니다. 평화롭던 어느날, 그랜드 펜윅은 오래 전에 미국에 투자해 놓은 껌회사에서 로얄티로 100만달러를 받게 됩니다. 로또 당첨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입과 지출이 평행을 이룬 그랜드 펜윅에 100만달러의 수익은, 엄청난 스나미를 일으킵니다.

지속적으로 로얄티 수입을 얻을 것으로 생각한, 현명한 정치권은 대성적인 여야타결을 통해서, 돈 쓰기의 귀재인 대공녀에게 모든 로얄티를 개인적으로 써버릴 것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억세게 운 좋은 분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듯이, 대공녀가 돈을 버릴 생각으로 산 쓰레기 주식이 황금 거위로 돌변하면서, 더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상세한 내용과 뒷이야기는, 읽으실 분들을 위해 생략하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로얄티를 처분하기 위해서 여야가 정략을 떠나서 진정한 해결책을 찾는 데 있습니다. 즉, 언제나 공격하는 야당은 자신들의 정권 창출에 로얄티를 사용할 수 있었고,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여당은 로얄티를 정권 유지에 사용할 수 있었지만, 어떤 선택도 국민 경제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정치적인 타협을 이뤄냅니다. 상당히 유치하고, 소설같은 이야기지만, 암흑같은 이 시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은 그래도 정치라는 생각이 들 게 했습니다.

아무튼 이 책,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서평] 조지 소로스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Saturday, September 27th, 2008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지금처럼 보습학원이 보편화된 것도 아니고, 제가 다니던 학교는 8학군도 아니었기에, 학교 수업과 밤 11시반에 끝나는 야간자율학습이 저의 학습도우미였죠. 이런 이유로, 공부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쳐야 했습니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공부를 했는데, 제 스타일은 근본원리를 깨우쳐야 성적이 잘 나오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이런 근본원리를 깨우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질문을 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평소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도 친구가 질문을 해주면, 친구의 시각에서 설명을 해주어야 했기 때문에, 한번 더 고민하고 말로써 객관화했기에, 제가 잘 알고 있다는 것은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아무튼 질문을 한 친구 덕분에 설명을 통해, 제가 알고 있던 지식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에서 성실히 질문에 답해 준 덕분에, 친철한 Hani군이라는 별명도 Get했죠. 하하.

이런 공부 방법의 스타일 때문에, 읽은 것을 오랜 시간 동안 씹지 않고 삼켜버리면, 독서를 하면서 소비된 당은, 지식으로 저장되는 게 아니라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배출되었습니다. 업무를 할 때도, ASAP으로 처리하는 업무는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항상 숙고의 시간을 가질려고 했지만, 회사 일이라는 게 그렇게 되지 않죠. :)

아무튼 이런 이유로, 어떤 것을 잘하고 싶다면, 저는 근본원리를 깨달을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노력하는 것도 실제로 지혜를 얻는 것은 다릅니다. 특히, 재테크에서 그랬습니다.지금은 투자(자금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라고 부를 만한 것을 하지 않지만, 투자라는 것을 다시 한다면 큰 그림을 두고 하는 투자를 할 겁니다(그리고 좋아하죠). 아~ 너무 뻔한 이야기인가요? 네, 뻔한 이야기 맞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깨닫기 전까지, 증권회사에 받친 수수료와 정부에 낸 세금으로 많은 수업료를 지불했습니다.

시장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거만하게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선언한 사람들은, 언제나 시장의 처절한 복수를 당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성공한 투자자들은 결국 시장의 흐름을 읽고, 그 흐름에 맞춰서 매도나 매수 포지션을 잡고, 일정 수익을 올렸을 때, 포지션을 청산합니다. 이게 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흐름을 읽어내는 방식은, 고수마다 다를 겁니다. 아무튼 이런 것을 지혜라고 할 수도 있고, 경험이라고 할 수도 있고, 혜안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부르든지 저는 이런 시장을 읽을 수 있는 눈이 부족한 듯합니다. 그러기에 제가 실천하는 투자방식은, 노동이나 사업을 통해서 얻은 부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치하락을 방어할 정도의, 투자 수단입니다. 상당히 보수적이고 방어적이죠. 이런 이유로 공격적으로 주식시장에 참여한다면(주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상당히 공격적인 투자입니다), 상승장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시장 평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KODEX200같은 종목을 매수하는 포지션을 취하죠. 여기까지 보수적인 개미투자자 한 사람으로써 투자전략이었습니다.

서브프라임, CDO, CDO’, CDO'’, CDS 등. 이건 뭐 AJAX, MS, MDD, IA, UX 시리즈도 아니고요. 몰라도 사는 데 지장 없었고, 안다고 딱히 떨어지는 것도 없는 약어들인데, 이제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금융시장의 상황을 해석해주는 책이 요즘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1달 전쯤 사두었다고, 제 책상에서 며칠 전에 발견한 조지 소로스씨의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서 작금의 사태가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습니다.

사태 파악이야 인터넷을 뒤져보면 쉽게 되지만, 이 책이 주는 장점은 ‘조지 소로스’씨의  투자 철학을 통해서 시장을 바라본다는 데 있습니다. 바로, 그가 깨우친 근본원리로써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투자 철학은 재귀성 이론으로 요약됩니다. 인간에게 인지적 기능(세상을 인식하는 기능, 바람이 분다. 주식시장이 오른다)과 조작적 기능(세상을 바꾸려는 그리고 바꾸는 능력), 이 2가지 기능이 있는 데, 이 2가지 기능 사이에서 서로 영향을 주는 재귀성이 발현되면, 금융시장에 거품이 발현된다는 주장입니다(지나치게 요약을 해버려서 이 문장을 읽고는 잘 이해가 되시지 않을 겁니다. 책을 사 보실 분을 위해서 :) ).

이런 재귀성 때문에, 작금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현되었고. 역사적인 거품과 달리 이번 거품은, 서브프라임이라는 작은 거품과 현대화된 금융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커져왔던 슈퍼 버블이 동시에 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는 상상한 것 이상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예상이라는 것은 어디까지 예측이고 사실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어수선한 사태를 하나의 원리로써 생각해볼 수 있게 한 책인 듯합니다.

아무튼 양치기 소로스씨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실험: IT전문 번역가 삶_ 2

Monday, September 8th, 2008

1편에 이어서, 돈벌이 관점에서 IT전문 번역가의 삶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고 시작하죠.

전문직이란 다음을 의미한다.

  • 고도의 학습과 훈련을 필요로 하는 것
  • 시장에서 널리 용인되는 것보다 높은 수준의 윤리를 그 속에 담는 것
  • 규약을 깨뜨리는 자에 대한 징계 시스템
  • 개인이 벌어들이는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 강조와 영예롭게 훈육된 조직의 일원으로서의 의무
  • 실제 입문에 앞서, 면허를 요구하는 것

소프트웨어 산업은 이런 항목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 개발(인사이트), 스티브 맥코넬 중에서

위의 인용문에서 언급한 것들을 만족시키면, 어떤 직업을 전문직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기준을 보고 있자니, 변호사, 의사, 회계사, 공인중개사, 변리사 등은 확실히 전문직이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프로그래머는 어떨까요? 글쎄요, 답은 여러분의 몫으로 남겨 두겠습니다. :)

이런 사전적인 정의를 떠나서, 일반적으로 말하는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예전 포스트에서도 언급했지만. 생계와 열정을 직업으로 해결하는 이는 프로고, 밥은 다른 직업으로 해결하고 열정은 돈을 써가면서 추구하는 사람은 아마추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프로 축구 선수는 공을 차서 생계를 해결하겠지만, 조기 축구회 회원은 새벽에 자비를 들어 차를 몰고, 돈을 각출해서 운동장을 빌려 취미생활을 하겠죠. 돈을 버는 것과 달리, 이상적으로는 조기 축구 회원이 프로 축구 선수보다 축구를 더 잘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극히 적지만요. 즉, 프로 축구 선수보다 공을 잘 차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축구 선수로 밥벌이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쨌든, 전문직이라는 사전적인 정의를 떠나서, 어떤 일을 하고 그 돈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직업이 있다면, 그 직업은 프로가 존재할 수 있는 직군입니다. 하지만, 생계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이 없다면, 프로의 실력을 갖춘 사람도 영원히 아마추어로 남을 수 밖에 없겠죠.

자~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이 정도로 정리하고,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2008년 4인 가족 최저 생계비가 얼마일까요? 이 글을 쓰려고 검색을 해보니, 약 127만원 정도입니다. 무척 소박하네요. 이 돈으로 어느정도의 생활이 가능한지는, 논외로 하고. 가족 3명을 부양하는 IT전문 번역가가 최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 통계에 따르면 1달에 약 130만원을 벌어야 합니다. 간단한 산수를 해보면 주5일 기준으로 1달에 20일을 근무했을 때, 최저생계비를 벌기 위해서, 이 IT전문 번역가를 하루에 약 6만 5천원을 벌어야 합니다.

IT번역서 기준으로 1장을 번역할 때, 8천원을 받는다고 한다면… 하루에 약 9장 정도를 번역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회사원처럼 8시간 근무를 한다면, 1장 번역하는 데 1시간 정도가 걸려야 하죠.

자~ 정리를 하자면, 4인 가족 최저 생계비를 벌기 위해서… 1시간에 1장 정도를 번역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1장 번역하는 데 1시간이라? 쉬울까요? 어려울까요? 물론 번역을 맡은 외서의 난이도, 번역가의 기술적인 수준, 독해 능력, 문장 구성 능력에 따라서 다르지만요. 요즘 제가 플로(flow)에 빠졌을 때 보이는 번역 속도가, 1장에 20~30분 정도를 볼 때, 제 기준으로 평균 1시간에 1장을 번역한다는 게 녹녹하지 않습니다(어려운 번역서가 걸렸을 때 세월아 내월아 할 때가 많죠. 그리고 교정/교열 작업에 들어가는 시간도 있기 때문에 온전히 번역에만 집중하지 못합니다).

두뇌의 한계 때문에, 번역속도를 무한정 높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번역료를 높이는 게 몸값을 높이는 다른 방편이겠죠. 그런데 IT번역료는 왜 다른 분야보다 낮을까요?

IT쪽 번역료가 낮은 이유는, 일단 시장이 작아서입니다. 1쇄 팔기도 버거운 시장인데, 이것 저것 떼고 번역료만 높여줄 수도 없죠.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써 번역료가 높아지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전반적인 번역수준의 문제입니다.

아무래도, IT번역 시장은 전문 번역가보다는 아마추어 번역가가 상대적으로 많고, 번역가들도 번역에 대한 이해보다는 기술적인 이해가 더 깊기 때문에… IT서적을 번역했을 때 출판사에서 교정, 교열에 들어가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품질 때문에, 번역료가 낮게 형성되죠. 즉, 시장이 작고, 번역 품질 문제 때문에 프로가 존재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어쨌든, 여기까지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 들였을 때 이야기입니다.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듯이. 문제를 파헤쳤기에 해결책을 거의 찾은 듯합니다. 일단 번역료를 높이는 방법에서, 실마리 하나를 찾을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시장을 키우는 데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번역료를 높이는 방법은, 번역 품질을 다른 번역가들이 근접하지 못할 정도로 올리는 겁니다. IT번역을 잘 한다는 것은, 영어 독해 능력, 한글 문장 구성 능력, IT지식의 3박자가 모두 갖추어져야 합니다. 이런 세 가지 능력에, 출판사에서 교정/교열에 시간을 들이지 않을 정도로 번역을 한다면, 분명 번역 단가는 높아질 겁니다.

마지막으로 시장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번역은 출판사에서 의뢰를 받아 번역을 하는 게 보편적입니다. 즉, 출판사에서 봤을 때 팔릴 책으로 찍힌 책을 번역하기에, 단순히 번역만 해서는 시장을 넓힐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팔릴만한 책을 미리 미리 찾아서 선정하는, 즉 기획력까지 갖춘다면 아마도 최고의 번역가가 될 듯합니다.

IT서적에도 유행이 있습니다. 요즘 잘 팔리는 분야는, 아마도 Flex쪽 책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식으로 향후 몇 년후에 잘 팔리만한 분야를 연구해서, 괜찮은 책을 발굴하고, 이것을 출판사와 함께 기획하고 번역한다면, 더 많은 기회가 번역가에게 주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유행이 지난 분야의 책이라도, 그 가치를 발견해서 한권의 번역서가 아닌 평역한 책으로 만들 능력이 있다면, 군계일학의 IT전문 번역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찌, 포스트가 돈버는 이야기로 점철되었는데,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열정이 있다면, 시장이 좁고 단가도 낮아도… 기회를 찾고 세미 프로지만 즐거운 직업생활을 할 수 있다입니다. 아무쪼록, IT전문 번역가를 꿈꾸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