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culture' Category


겨울철 그리고 재생… 남겨진 사람들

Tuesday, November 18th, 2008

낙엽

어제는 점심을 먹고 근처 거리를 산책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드문드문 떨어져 있던 낙엽이, 어제는 황금색 카펫트가 되어 있었습니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발걸음을 뗄 때마다 들리는 바싹한 소리는 경쾌했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낙엽을 쓸어서 자루에 담는 청소부를 만났습니다. 지금이야 낭만이 넘치는 낙엽이지만,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자동차가 내뿜는 먼지가 쌓이면 골치 아픈 쓰레기가 되어 버리기에… 청소부는 낭만이 끝나기도 전에 낙엽을 주어담았습니다.

생존이라는 이유로, 좋았던 시절을 함께 보낸 나뭇잎을 떨궈낸 나무가 야속해 보였지만, 땅위에 떨어진 나뭇잎은 겨울내 내린 눈을 맞고 썪어서 다시 봄이 되면 나무로 돌아갈 것을 기약하기에, 모질게 자신을 떼어낸 나무가 그렇게 야속하지 않으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멘트 블록에 갇혀버린 나무를 보고 있자니, 겨울이 끝나면 나무와 낙엽이 자연스럽게 다시 만나는 자연의 법칙이 어느새 끊어졌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어쩐지 자루에 담긴 낙엽은 영원히 나무와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 처연해 보였습니다.

낙엽

전세계적인 불황에, 이곳 저곳에서 감원 소식이 들립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를 자연계로 본다면, 개별 회사는 나무쯤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요? 생존이라는 목적을 생각한다면, 겨울철을 견디기 위해 나뭇잎을 떨구는 나무처럼, 회사도 자신과 함께 했던 직원들을 내보내는 게 맞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나무가 나뭇잎을 떨구는 것은, 자신의 몸통과 뿌리라는 생존의 핵심이 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온전히 뿌리를 보호하고 거름이 되어 다시 만날 나뭇잎을 위해, 나무는 잎을 떨구는 방법으로 진화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회사라는 나무에서 성장을 같이 했던 직원들은 재생이 가능한 나뭇잎일까요? 아니면 회사의 핵심인 뿌리일까요?

어떤 가치관을 품느냐에 따라서 답이 달라질 질문이지만. 생존이라는 이유로 스산한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다른 곳으로 사라져갈 사람들을 생각하니, 보도블록에 갇혀버린 나무가 생각났습니다.

한파에 떨어져 나간 나뭇잎도 있고 모진 생명력으로 한겨울을 나는 잎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함께 했던 동료를 떠나 보내야 하는 사람은, 그렇게 떠나는 동료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까요? 간신히 살아남은 나무와 나뭇잎은, 서로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지도 모릅니다.

***

산책이 끝날 무렵, 떨어진 나뭇잎이 잔뜩 쌓인 화단을 봤습니다. 화단은 보도블록으로 막히지 않았기에 굳이 나뭇잎을 치우지 않아도 되는 듯했습니다. 낙엽을 치우는 수고를 하는 것도, 떨어진 나뭇잎을 처리하는 방법이겠지만. 굳이 낙엽을 치우는 수고를 하지 않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워진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한글과 한국어

Thursday, October 9th, 2008

그러고 보니, 오늘이 한글날이네요. 메이저 포탈의 로고와, 구글의 로고도 한글로 바뀐 것을 보면… 확실히 오늘이 한글날 맞습니다. 인터넷 몇 시간 하지 않고, 산속에서 헤매고 다녔더니, 오늘이 무슨 날인지도 몰랐습니다.

한글날이 되고 보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해서 쓰시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Nan nega joa’는 한글일까요? 한국어일까요?

하… 지나치게 쉽나요? 네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Nan nega joa’는 로마자로 쓰여진 한국어입니다. 그런데 ‘Nan nega joa’를 한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가끔 있는데, 한글과 한국어를 쉽게 떼낼 수 없는 사이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시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아이 엠 유어 프렌드.”는 뭘까요?

한글로 쓰여진, 영어죠. 아무튼 융통성이 있고 뜻이 통하는 한국어를 잘 사용하시는 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틀리는 우리말

Thursday, June 26th, 2008

인터넷 덕분에 글쓰기가 쉬워졌지만, 속도가 중요해진 만큼 퇴고에 그렇게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 듯합니다. 저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고… 한편 우리말 구사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나날이 조금씩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완벽하지 않은 우리말 구사 능력이지만, 언제가 좋아지겠지라는 희망을 품어 봅니다.

인터넷에서 글을 읽다 보면 자주 사용하지만 조금만 따지고 들어가면, 명백히 틀린 우리말이 많기에… 제가 아는 범위에서 이런 잘못된 우리말 사용 예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잘 아시는 분들은 이 포스트 제목을 보면 건너 뛰셔도 좋습니다. :)

1) 그리고 나서(X) → 그러고 나서(O)

철수는 집을 나섰다. 그리고 나서 영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떤 행동을 하고 나서 다음 행동을 옮긴다는 표현을 할 때, 보통 ‘그리고 나서’를 사용합니다. 몇몇 문학 작품에서도 이런 표현법을 찾아볼 수 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옳은 표현이 아닙니다. ‘그리고’를 ‘그러나’, ‘그런데’라는 접속어로 생각해 본다면, ‘그런데 나서’, ‘그러나 나서’와 같은 표현도 써야 하지만, 일상에서 이런 표현을 사용하시는 분은 없습니다.

그래서, 유추하건데 ‘그리고 나서’는 ‘그러고 나서’를 잘못 표현한 우리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그리고 나서’가 뜻하는 바는 두 행위를 연결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고 나서’, 즉 ‘그렇게 하고 나서’의 준말을 잘못 사용한 예라고 생각합니다.

* 틀린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단순함의 미학

Tuesday, June 17th, 2008

via 37sign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