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무거운 엉덩이를 이겨내는 방법은?
Monday, January 30th, 2012굿바이 게으름에서는 게으름을 두 가지로 정의한다. 문자 그대로 게으른 게 첫 번째 정의다. 두 번째 정의는 조금 의외인데, 부지런한 게으름이라는 게 있다. 겉으로 보기에 상당히 부지런한 사람도 게으다고 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예를 들면 내일이 시험이라면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시험 공부는 뒷전이고 평소에 하지 않았던 책상을 정리한다든지 뱃살을 빼려고 헬스크럽에 가서 열심히 런닝머신을 타는 경우다. 즉 해야 할 일을 하기 싫어서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게 바로 부지런한 게으름이다.
문자 그대로의 게으름이든 부지런한 게으름이든, 이런 게으름을 타파하는 첩경은, 현실에 안주하는 자신에게 어떤 식으로든지 동기 부여해서 정말로 필요한 일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한신이 눈 앞에 있는 적을 무찌르기 위해서 배수진을 친것처럼, 우리 자신이 눈앞의 거대한 게으름을 이겨내고 성과를 내려면 현실에 안주하려는 나를 앞으로 달려가게 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런 것을 조금 학문적으로 정의하면 commitment device라고 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과업을 성취하도록 자신을 푸시하는 commitment device는 하나씩 있을 것이다. 내 경우 뽀모도로 테크닉을 상당히 잘 활용하는 편이다. 뽀모도로 테크닉을 사용할 때마다 내 자신이 오메가 미사일을 회피하기 위해서 5분안에 외계악당 로봇을 처치해야 하는 메칸더브이가 된 기분이 들어서 좋다.
새벽 6시 출근하려고 나오니 날씨가 장난이 아니었다. 아이폰을 꺼내어 동네 날씨를 확인하니 영하 10도였다. 목도리를 했지만 목사이로 들어오는 한기를 최대한 막아내려고 몸을 움츠리고 걸었다. 그때 내 앞을 쌩하고 가로질러 달려가는 사람이 있었다. 영하 10도의 한판가 몰아치는 새벽 6시에 조깅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따뜻한 이불의 유혹을 물리치고 나오게 한 동기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이 글을 적어본다. 음력 설도 지나고 이제 더 이상 새해는 없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에 안주할 나를 끌고 갈 commitment device를 찾는 게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