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software' Category


애자일과 PM

Sunday, June 14th, 2009

인사이트에서 보내주신 ‘스크럼과 XP‘를 읽었습니다.이 책의 원래 제목인, ‘Scrum and XP from the Trenches’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장에서 스크럼을 적용하면서 경험담을 정리한 책이죠. 스크럼의 기본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아직 스크럼을 업무에 적용해 보지 못한 분에게 스크럼을 적용한다면 이런 점을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스크럼을 현업에 적용했지만 그렇게 성공적이지 않으셨던 분들에게 개선책의 힌트를 줍니다.

분량도 그렇게 많지 않고, 번역도 잘되어서 읽는 데 큰 부담이 없었습니다. 다만 경험담 위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에, 애자일의 기본원리나 실천방법을 접해 보지 못한 분들은 조금 어럽게 느끼실 수도 있죠(스크럼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부록으로 수록된 스크럼 입문을 먼저 읽어보시는 게 좋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크럼이 좋은 방법인데, SI 프로젝트에서도 적용하면 좋습니다. 그런데 현실을 둘러 보면, 아직도 연속적인 생애주기, 즉 폭포수 방법을 많이들 사용하십니다. 왜 그럴까요?

사실, 이 질문에 해답으로서 몇 가지가 있지만, 전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가장 많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관리자가 애자일 방법의 효과를 잘 알고, 프로젝트에 적용하려고 노력해도, 설계-개발-테스트의 연속적인 생애주기에 익숙한 팀원을 설득하기란 어려우며. 깔끔한 간트 차트를 제공하지도 않고 완벽한 프로젝트 계획도 세우지 않은 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고객에게 이해시키기란 끔찍하게 지난하죠.

그래도, 뒤늦게 고객이 요구사항을 바꿔서 연속되는 철야행진을 몇 번씩 경험했거나, 프로젝트 막판에 통합하느라 생고생을 한 프로젝트 관리자라면, 무언가 바꿔야 하고.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거나 궁리하다 보면… 애자일 방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방식도 있겠지만, 기존 방법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흔히 애자일 방법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애자일 방법이 하나의 대안인 셈이죠.

그동안 제가 수행했던 프로젝트를 뒤돌아 보면, 팀원이 프로젝트의 진행방향을 바꾸기보다, 확실히 프로젝트 관리자가 무언가를 바꾸기가 훨씬 쉬웠습니다. 프로젝트 관리자가 하는 관리방식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당장 프로젝트 현실이 바뀌지 않겠지만, 그런 PM 밑에서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방법을 배우기보다, 먼 미래 PM이 되었을 때 개선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게 더 낫겠죠.

파워포인트에서 소리효과가 쓸모 있을 때

Wednesday, October 8th, 2008

프로젝트 때문에 미루다 미루다… 동대장이 이번에 출석 안하면 고발조치하겠다는 협박성 전화를 받고, 그 재미있는 예비군 훈련에 참석했습니다.

첫 시간은 안보교육이었기에, 다행히도 편한 강당에서 숙면을교육을 받았습니다. 강당의 시멘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는, 어제 먹은 술냄새를 풍기면서 곤히 주무시는 동료 예비군의 온기로 모면하면서, 몰려오는 졸음을 쫓아 보았지만… 며칠 전부터 묵혀두었던 재미있는 책으로도 (소만으로만 들은) 예비군복에 발라놓은 수면제만은 이겨낼 수 없었습니다.

이성과 환상의 지대에서 헤매고 있을 때, 강당을 채운 차가운 공기를 가르는 초인종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하~ 잠을 깨운 그 소리는, 뭣 모르고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던 시절, 가끔 애용했던 애니메이션의 음향효과였습니다. 잊혀졌던 아니 금기시 되었던 파워포인트의 소리효과를 재발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즉, 청중의 잠을 깨우는 용도로, 파워포인트 음향효과는 효과 만점이었습니다.

잠에서 깨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 소리에 반응한 예비군은 저만인 것을 보면, 군복에 발라놓았다는 그 수면제는 무척이나 쎈 놈인가 봅니다.

조작된 위험, 진짜 위험 그리고 프로젝트 끝

Thursday, September 25th, 2008

불꺼진 극장에서 악당에게 쫓기고, 벼랑 끝에서 떨어지고, 구르는 돌을 피하느라 1분, 1초도 쉬지 않는 인디아나 존스를 보면서, 마음 편할 수 있는 이유는,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을 지나치게 잘 알기 때문입니다.

고만고만한 요구사항과, 고정된 일정, 정해진 등장인물, 잘 알고 있는 컴퓨팅 기술로 가득한… 뻔한 프로젝트이지만, 하루라도 마음 편히 넘어갈 수 없는 이유는 예측하지 못한 대비하지 못한 위험이 골목, 골목마다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프로젝트라고 예상하고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역시나 예상하지 못했던 몇 개의 위험 때문에, 프로젝트 팀원들에게 또하나의 잊지 못할 경험을 선물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처음 맞는 프로젝트 완료는 아니지만, 프로젝트라는 게 각본없는 리얼 다큐이기에, 끝까지 함께 한 팀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덧글 : 프로젝트 마무리 하시는 여러분, 아름다운 완료를 맞으시길요!

사람을 움직이는 힘

Wednesday, September 17th, 2008

부동산 이야기(?)부터 하나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오래 전에 읽었던 글인데 원본을 찾을 수 없어서, 기억을 더듬어서 적어야겠네요.

어느날 한 아주머니가 유명한 부동산 컨설턴트를 찾아가서, 남편을 설득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아주머니가 컨설트를 찾은 이유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사시던 집을 남편에게 유산으로 남겼는데, 집도 낡았고 마침 비싼 가격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온 차에 집을 팔려고 했지만, 남편이 반대하기 때문에 팔 수 없어 남편을 설득해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죠.

부동산 컨설턴트는 남편을 만나서, 여러가지 이유를 들면서 어머니가 남기신 집을 파는 편이 훨씬 이득이라는 것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객관적으로 집을 보유하는 것보다 파는 편이 훨씬 유리했다고 합니다. 1시간이 넘는 설득에도 남편이 완강하게 집을 팔기 거부했다는군요. 그리고 상담을 받기 전보다 남편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설득을 포기하고 남편에게 진지하게 집을 팔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고 합니다. 남편은 머뭇거리더니,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 집에 어머니의 채취가 곳곳에 묻어 있거든요. 집을 판다는 게 마치 어머니를 팔아 버리는 것 같아 죄송해서요…

남편의 말에, 부동산 컨설턴트는 머리가 멍해졌다고 합니다. 그 집은 남편에게 집 이상의 것이었기 때문에, 경제적인 이득을 들어 설명하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컨설턴트는 남편의 숨겨진 진짜 의도를 파악하고 나서, 집을 파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최적의 해는 아니지만, 집도 보유하고 경제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컨설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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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고객이나 기타 부서 사람과 의견 충돌을 빚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객관적으로 봤을 때, 손해보다는 이익이 많을 때도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럴 때는 참 난감합니다. 즉, 부동산 컨설턴트 이야기처럼, 상대방을 움직이는 힘을 찾지 않는다면, 아무리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설명해도 실패할 때가 많습니다. 하하. 그러기에 이놈의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사람들을 움직이는 힘을 파악하는 게 코딩 잘하는 것보다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