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환

로망은, 실현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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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하려면, 치우침이 매우 중요하다

Thursday, May 23rd, 2013

생각이 많으면 글이 써지지 않는다. 즉 찬란하게 빛나는 멋진 생각들이 머릿속을 한 가득 채우고 있더라도 글은 써지지 않는다. 일초에도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오는 마음을 다잡고, 뭔가를 쓰려면 한 가지 생각만이 나야 한다. 이런 생각을 글로 옮겨 볼까? 저런 아이디어를 좀 풀어 볼까?하는 마음은 모니터에 한 문장을 채우지 못하고 지우는 일을 반복하게 한다. 말하자면 글 쓰기에서는, 수많은 멋진 생각을 공평하게 대하는 마음보단, 볼품없는 아이디어를 글로 만들어내겠다는 치우침이 매우 중요하다.

되먹임 혹은 피드백(feedback)이라고 하는 것은 제어가 들어가는 공학분야에서 많이 사용된다. 제어에서는 입력값을 기준으로 출력을 일정하게 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부의 피드백(negative feedback)을 주로 사용한다. 부의 피드백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경우는 바로 에어콘이다. 에어콘은 사용자가 설정한 온도보다 실내가 추워지면 가동을 멈추고, 반대로 실내가 더워지면 냉방을 시작한다. 즉 부의 피드백을 사용하면 일정한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양의 피드백의 경우는 출력이 커지면 커진 출력 때문에 더욱 출력이 커지거나, 출력이 작아지면 작아진 출력 때문에 출력이 작아지는 경우다. 대표적으로 커피숍에서 사람들이 대화를 하면서 다른 테이블의 대화 소리 때문에 목소리를 높이고, 이런 목소리 증폭 현상 때문에 커피숍이 시장통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양의 피드백은 시스템이 내는 출력을 최대화하거나 점점 줄이기 때문에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때가 있다.*

부의 피드백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물론 현상 유지가 시스템의 목적이라고 한다면, 부의 피드백은 상당히 효과적이다. 하지만 뭔가 상태를 바꾸고 싶은 경우에, 부의 피드백은 효과적이지 않다. 점진적으로 설정값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지만, 그 변화의 속도가 느릴 수 있다.

양의 피드백은 작은 교란으로도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시스템의 목적이 안정성이라면, 양의 피드백은 맞지 않는다. 하지만 시스템이 불안정해지더라도 뭔가 방향성을 갖고 빨리 움직이려면 양의 피드백은 상당히 효과적이다.

* ‘눈먼 시계공’에서 참조

타인의 머릿속을 점유하라

Monday, May 13th, 2013

차별성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흔히 이야기하듯이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되지 않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은 기억하지 못한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옷입고 밥먹고 출근하는 절차는, 날마다 동일하기 때문에 미시적으로 다를지라도 사람들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매일같이 타고 다니는 전철이 고장나거나 제시간 통근버스가 오지 않아 추운 겨울 몇 십분 동안 길거리에서 고생을 한다면, 그날은 다른 출근날과 달리 상당히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유전자가 생물학적 정보를 전달하듯이 밈은 생각과 신념을 전달한다. 즉 밈이란 한 사람이나 집단에게서 다른 지성으로 생각 혹은 믿음이 전달될 때 전달되는 모방 가능한 사회적 단위를 총칭한다.* 유전자가 변화하는 환경에서 다른 유전자와 경쟁에서 이겨 자신의 복제자를 많이 남기듯이, 밈은 사람의 머릿속에서 다른 밈과의 경쟁에서 이길 때, 자신의 복제자를 많이 남길 수 있다. 다른 밈과의 경쟁우의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차별화이다.

한 실험에서는 실험자가 아기가 싫증날 때까지 한 가지 사물을 보여준 다음 그 사물을 불투명한 차단막으로 가린다. 차단막을 걷었을 때 똑같은 사물이 나타나면 아기들은 잠깐 쳐다보다가 이내 다시 싫증낸다. 그러나 아기가 보지 않도록 트릭을 써서 두세 개의 사물이 함께 나타나면 아기들은 놀라서 오랫동안 응시한다.**

세계를 놀라게 한 시대적인 발견은 논리적 완결성보다는, 생각의 새로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상대성원리를 만든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빛을 타고 다닌다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라는 상상 덕분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물론 상상력만으로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없다. 과학적 발견을 위해서 오랫동안 과학적 훈련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위대한 발견이 가능하게 하려면 과학적 지식보다 시인의 마음과 상상력이 필요하단 이야기가 항상 나온다. 즉 시인의 마음과 상상력이란, 결국 기존의 것을 다르게 보는 시각이다.

사람들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다양한 밈을 복제하기도 하고 변형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창조해낸? 밈이 다른 밈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운반자의 관심을 획득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관심을 획득하려면 기존의 밈과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런 관심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개를 무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고, 어린 아이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며, 시인의 마음으로 과학을 하려고 한다. 진화론을 다른 이유로 폄훼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밈을 통해서 유전자를 통하지 않고 영속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 바로 기존의 것과 차별화되는 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그 수많은 밤을 세고 동료 과학자보다 먼저 위대한 발견을 하려는 이유도, “결국 OOO 과학자가 OOO을 발견했다.”는 평서문 한 줄을 남기기 위함이란 말이 있음을 상기해 보자.

* 위키피디아에서 인용

** 언어본능에서 인용

한물간 구호 “측정하고 관리하라”를 빅데이터, 스타트업이 살리다

Thursday, May 9th, 2013

만약 여러분이 대통령 선거본부의 일원이라고 하자. 선거본부의 가장 큰 지상과제는 후보의 당선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과제를 한정된 자원으로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당신의 후보에게 절대로 투표하지 않을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정된 예산을 퍼붓는 것은 엄청나게 멍청한 짓이다. 아울러 당신의 후보가 어떤 도덕적 결함을 지녔다 하더라도 후보라는 이유로 투표할 절대지지층에게 지속적인 투표 독려를 하는 것도 쓸데없는 짓이다.

가장 효과적인 전법은 당신의 후보와 상대 후보 사이에서 결정을 못하고 있는 부동층을 설득하여 당신의 후보에게 투표하게 하고, 투표날 놀러 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잠재적인 지지자들을 설득해서 투표장에 나가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알아낼까? 미국 민주당에서 오랫동안 조직 관리를 한 매트 리스는 이런 말을 했다.

“제발 신께서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유권자에게 초록색 코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부터 선거전날까지 코가 초록색인 사람만 상대할 겁니다. 제발 신께서 투표장에 가지 않을 유권자에게 보라색 귀를 주셨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선거 당일에 귀가 보라색인 유권자만 상대할 겁니다.”*

물론 신에게 기도하는 것만으로,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들 가운데 초록색 코와 보라색 귀를 가진 사람들로 지지운동 대상자를 쉽게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과학, 통계, IT기술을 활용한다면 초록색 코와 보라색 코를 가진 사람을 가상의 세계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오바마가 재선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단순히 직감에 의존한 선거가 아닌, 빅 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서, 유권자를 선택하고 그들에게 집중한 결과다.

린스타트업이란 책을 읽어보면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경영 기법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중에서 이 책의 대표하는 조언은 “측정하고 관리하라”일 것이다. 측정하고 관리하라,는 상당히 고전적인 경영기법이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스타트업이 생기고, 그렇게 생긴 스타트업이 몇 달만에 엄청난 가치를 지닌 회사로 변하는 세상 속에서 무언가를 측정하고 관리하라는 금언은 상당히 진부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과거보다 더욱 빠르게 변하고 더 많은 변수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하는 지금, 측정을 통해 현상을 명확하게 판단하여 통찰을 얻고 그 다음 행동을 취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는 듯하다.

스타트업이 멋진 아이디어를 잘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즉 이 작업이 잘 되고 있는지를 알려면 결국 자신들이 만든 제품이, 잠재적인 고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측정해야 한다. 말하자면 단순히 이 아이디어를 구현해서 잘 만들면 고객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가정만으로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물론 지나친 비유일 수 있지만, 이런 가정만으로 제품을 만드는 것은 상상 속에서 무한 동력 기계를 만드는 아마추어 엔지니어와 비슷한 면이 있다. 무한 동력 기계는 자연의 법칙인 열역학 제2법칙을 어기기 때문에 구현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신의 상상에 갇힌 아마추어 엔지니어는 이게 가능하다 믿는다. 어떻게 보면 고객이라는 돈을 벌어야 하는 경제적 중력법칙에 놓이지 않은, 멋진 스타트업 아이디어는 현실의 제약을 받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아마추어 엔지니어의 무모함과 비슷하다.

굴뚝 산업 시대의 기업에서 “측정하고 관리하라”는 구호와 스타트업에서 “측정하고 관리하라”는 말은, 형식은 비슷하나 방법론과 지향점에서 완전히 다르다. 굴뚝 산업 시대의 기업에서 측정의 지향점은 회사 내부였다. 즉 효율적으로 잘 만들고 빠르게 만들면 시장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굴뚝 기업도 경쟁자와 경쟁을 하였으나, 내부 프로세스을 효율화하기 위한 경쟁이었다. 즉 측정의 대상이 자사 안이란 뜻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측정하고 관리하라”는 구호의 지향점은 외부다. 웹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만큼 고객을 시험대상으로 삼기에 좋은 업태도 없다. 영원한 베타라는 딱지가, 산업시대의 완전한 품질이라는 요구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즉 스타트업에서 추가하는 기능이 최종 고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는지 쉽게 측정할 수 있다. 말하자면 오바마 재선의 성공요인이었던 잠재적인 유권자를 알아낸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최신 IT기술을 사용해서 말이다.

당분간은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같은 IT 유행어가 마법 은총알로 유행하고, 린스타트업이나 오바마의 재선이 측정하고 관리하라는 구호의 부활을 알리는 사례연구로 쓰일 수 있기에 측정이 매우 중요한 것처럼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훌륭한 측정과 관리가 가능하기 위해서 반드시 무엇을 측정하고 왜 측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이 선행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오바마 캠프의 최고기술책임자인 하퍼 리드가 겸손하게 말했듯이 테크놀로지는 ‘화력 증가자’일 뿐이다. 승리하기 위한 전략과 이를 위한 구체적으로 표현한 핵심성과지표가 명확할 때만 빅데이터는 의미를 가진다. 전략과 목표가 없는 빅데이터는 ‘빅 쓰레기더미’일 뿐이다. ‘무엇’을 ‘왜’하는지 확실할 때 ‘어떻게’ 할지도 알 수 있다.*

*빅데이터 승리의 과학,에서 인용

제로섬형 인간과 넌제로섬형 인간

Thursday, May 2nd, 2013

어떤 거래를 하든지 매도자와 매수자는 각각 얻는 게 있다. 하지만 거래 당사자 중 한 명이라도 일방적으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할 땐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런 인식 차이를 극복하고 거래가 성사되면, 서로 얻는 게 있기 때문에 거래는 넌제로섬(non-zero-sum) 게임이다. 하지만 넌제로섬 게임이라 하더라도, 제로섬 게임의 성격을 일부 띈다. 매도자가 중고차를 1,000만원에 팔려 하고, 매수자가 900만원에 구매하려고 할 때, 900만원과 1,000만원 사이에서는 제로섬 게임이 된다. 중간 가격인 950만원을 균형점이라고 가정해 보자. 만약 980만원에 거래가 성사된다면, 매도자가 이긴 거래가 된다. 이에 반해 930만원에 거래된다면, 매수자의 승리다.*

넌제로섬 게임에서도 제로섬의 영역이 있기 때문에, 매도자와 매수자 간에 약간의 투쟁이 발생하는데, 그럼에도 적정 가격대라면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윈윈인 넌제로섬 게임이다. 따라서 이런 제로섬 영역에서 서로 양보를 하지 않으면 결국 거래가 성사되지 않기에 매도자, 매수자 모두 손해다. 말하자면 넌제로섬 게임에서도 이런 제로섬 영역에서 적절한 협력이 필요한 뜻이다.

농구, 축구, 테니스, 체스, 바둑, 장기와 같은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갈리는 게임은 제로섬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경기에서 상호 협력보단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게 하고 나는 실수를 하지 않으며 어떤 경우에서도 상대보다 잘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런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갈리는 제로섬 게임을 제외하고 현실은 거의 대부분이 넌제로섬 게임이다. 말하자면 거래를 하거나 업무를 같이 하거나 심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 받는 경우라도, 승자와 패자의 논리보단 서로의 이득을 취하는 게 좋다. 즉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라, 협력을 통해 상호 이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단 뜻이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사실 대개의 일이 넌제로섬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을 제로섬 게임의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일을 잘해보겠다고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서, 혹은 팀원들을 모아서 회의를 할 때, 이것은 전형적인 넌제로섬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거기에 모인 사람이 모두 승자가 되어 회의를 끝마치는 게 좋단 뜻이다. 물론 중고차 거래처럼 넌제로섬 게임에도 제로섬 영역이 있다. 회의에 모여 있는 사람보다 더 멋져 보이고 싶거나, 회의 중에 논리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거나, 상대방의 말도 안 되는 의견에 논리적인 평가를 하고 싶은 것들이, 바로 제로섬 영역의 일들이다.

그런데 회의를 통해서 참가자들이 무언가를 얻어 가는 것보다 이런 제로섬 영역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참가자들과 싸워서 어떻게든지 이기려고 한다. 넌제로섬 게임에서 제로섬의 마인드로 접근하는 참가자가 있다면, 그 회의는 순신간에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장으로 변한다. 결국 넌제로섬 게임으로 서로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는 자리가, 승자와 패자,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으로 편이 나눈 채 끝나고 만다.

이런 상황은 말 그대로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상황이다. 오늘도 사람들은 많은 회의에 참석하고 많은 회의를 주관할 것이다. 이런 회의에서 무엇을 얻는 게 중요할까? 제로섬 게임을 통한 작은 자부심? 아니면 넌제로섬 게임을 통한 진정한 성취. 결과로 보면 큰 차이지만, 회의를 보는 미시적인 관점이 이런 큰 차이를 만든다.

* 신의 진화,에서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