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May, 2006


그래. 니들이 개맛을 알겠니?

Monday, May 29th, 2006

최근에 동료 한명이 힘들게 회사를 떠났다. 퇴직이 힘들었던 이유는 프로젝트 중반일 때 회사를 떠나려고 했기 때문이다. 사실 진행 중이라는 프로젝트를 한꺼풀만 까보면 진행된게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도화지 같았기 때문에 남은 사람 중 아무나 맡아도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회사를 떠나는 것은 자유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나가라는 상사와 남겨진 프로젝트를 뒷처리 하는 것은 회사의 몫이지 떠나는 직원의 책임은 아니라는 동료의 이해 관계가 서로 충돌했다.

냉정하게 보면 떠난 동료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지만, 한편으로 동전의 뒷면인 상사의 입장도 수긍이 간다. 결국 상사는 남아 있는 누군가에게 뒷처리를 시켜야 하기 때문에 곤란한 상태였다. 결론적으로 동료는 회사를 떠나기는 했으나 그렇게 마음 편히 나가지는 못했다.

동료가 나가기 전에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자신의 처지를 외국인 친구에게 들려 주었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외국인 친구는

“It’s none of your business!”

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쿨한 그들의 시선으로 보자면 프로젝트가 망한건 회사가 망하건 나가는 사람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러나 난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편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니들이 개맛을 알겠니?”

모 여배우가 개를 먹는 한국인을 ugly하게 보듯이 니들이 한국적인 정서를 이해하겠니? 그동안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같이 보냈던 동료 여럿을 새로운 곳을 떠나 보냈다. 그런데 회사에 대해서 좋은 감정이나 나쁜 감정을 가진 동료들 가릴 것 없이 떠날 때 가장 먼저 한 걱정은 프로젝트였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떠나면서도, 맡고 있는 프로젝트를 끝내고 가기 위해서 노력했고, 미완의 작품으로 다른 동료에게 넘기는 것을 미안해했다.

물론 이런 경험은 개인적인 것으로 매우 특수하고,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데이터는 아니지만… 혼탁한 대한민국이 그나마 방향성을 찾아서 나가는 것은 이렇게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에 마지막까지 열정을 다해 일할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인거 같다. 물론 이런 한국적인 정서가 끝을 흐리고, 서로를 힘들게 하기는 하지만… 어찌 하리?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원죄이자! 축복인 것을…

테마를 바꿨습니다.

Sunday, May 28th, 2006

기존에 사용하던 스킨이 너무 번잡한거 같아서, Chris McCafferty 님이 만들어 놓은 테마로 바꿨습니다. minimalism을 표방하는 디자인을 좋아 하기 때문에 이 다지인이 제 성향과 딱 맞는군요. 내용은 바뀐게 없지만, 테마를 바꾸니 왠지 post도 산뜻해진거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filter is on working…

Friday, May 26th, 2006

출장에서 돌아오니, 한 뭉치의 선거 자료가 와있었다. 6번을 찍어야 하니, 그만큼 후보가 늘었다. 또한 시의원과 도의원의 연봉이 일반 대기업 수준이기 때문에, 명예를 넘어선 실리까지 추구할 수 있어 시의원 도의원 자리를 노리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찌라시를 방불케하는 선거 자료

그런데 형형색색의 자료를 잠시 들여다 보고 있자니, 눈이 시린게 거의 찌라시 수준이다. 정보의 과부하로 인해서 대뇌피질이 제대로된 연산을 수행할 수 없을 지경이다. 이럴 때는 정보의 패킷을 걸러 내기 위해서 filter를 작동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대통령 선거 때 사용했던 필터가 고장이 났는지, filter를 작동시켰는데도 패킷이 걸러지지 않는다.

filter가 망가진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filter를 구할려고 살펴봐도 적당한게 없다. 그렇다고 야바위판의 뽑기처럼 이 양반 저 양반 상관없이 고를 수도 없고… filter가 고장 났으면 그냥 slit이라도 써야겠다. 각 후보자는 15% 이상 득표를 얻어야 선거 비용을 돌려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다음 선거를 기약할 수 있도록 당선이 안되더라도(사표가 되더라도) 15% 지분이라도 확보해 주어야겠다.

회의야? 만담회야?

Wednesday, May 24th, 2006

회의의 정의를 살펴보는 것으로 오늘의 post를 시작하겠다. 여기저기 돌아 다니기 귀찮아서 naver에게 물어 봤다.

회의 :

일정한 형식 ·규칙을 준수하면서 개별 의제를 다수결원리하에 능률적으로 결정해 나가는 진행 절차를 말하며, 또는 이러한 종류의 모임을 계속적으로 가지는 기관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모든 구성원의 참여를 요건으로 하며 의견과 정보교환을 통하여 최선의 시책을 강구하는 것이므로 의견발표나 상사의 명령,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소집된 것은 회의라 하지 않는다. 인간이 집단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발생하여 집단이, 특히 그 노동에 있어서 통일행동이 요구되면서 회의형식이 생겨났다.

한편 경영학에서는, 조직을 형성하는 기관 중에서 복수인에 의하여 구성되어 회의형식에 따라 의사결정 또는 의사소통을 하는 것을 회의체라고 한다.

그렇다. 인용문에서 bold로 표시해 놓은 부분이 회의의 핵심이다. “…모든 구성원의 참여를 요건으로 하며 의견과 정보교환을 통하여 최선의 시책을 강구하는 것…” 회의는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이해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뜻을 모으는 것이 회의의 본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회의를 끝냈을 때 “의사 결정”이라는 열매를 얻어야 한다.

화기애애하게 만담을 나누거나, 상사가 기분 나쁘다고 아래 직원들 모아 놓고 깨는 자리는 회의가 아니다. 그런 식의 회의는 만담회, 친목회 내지는 쫑크먹는 자리라고 불러야 한다. 그러나 회사원들이 하루에도 한 두번씩 참석하는 회의를 한까풀만 까보면 만담회고 친목회고 깨지는 시간이다. 편의점에서 산 초코렛을 까보니 영양갱이라면 참을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회의인 줄 알고 참석했더니 만담회, 친목회 였다고 화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오늘도 그런 회의에 여러가지 이유로 끌려 갔다가 2시간의 시간을 보냈다. 내 참석이 필요했던 시간은 2시간의 마지막 10분이었다. 조용필이나 서태지같은 스타급 가수는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기 위해서 대기실에서 다른 가수 노래를 듣는다고 위로하긴 했지만… 1시간 50분이라는 긴 시간은 은퇴 후 89살까지 인생 계획을 세우고 나서 손자들 장가 보내고 증손자들 초등학교 입학하는 것까지 상상해도 5분이나 남을 정도로 긴 시간이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이유를 남는 5분 동안 생각했다. 고심의 결과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축약되었다.

1. 회의 시간에 공부하는 사람

naver의 정의를 참조하지 않아도, 회의는 정보전달의 시간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말 그대로 서로 의견이 다룬 부분을 조율하고,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시간이다. 그런데 참석자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을 회의에 와서 물어 가면 사태 파악하는 분들이 있다. 물론 본인이야 선생님이 가르쳐 주기 때문에 그 시간이 의미있는 시간이겠지만, 이미 정석에 유제까지 풀어본 다른 참석자들은 그 시간동안 은퇴계획이나 세우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회의 참석자들은  회의의 의제가 무엇인지 참석 전에 명확히 공부하고 와야한다. 그래야지만 다른 사람들이 은퇴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

2. 회의 진행자의 자질과 Agenda

갑돌이가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다. 사실 여행을 머리털 나고 처음 가 보는거다. 마음은 들떠있지만, 막상 짐을 꾸릴려고 하니까 무엇을 싸야하질 막막했다. 우선 겉옷 몇 개와 속옥 몇개를 넣고 보니, 세면 도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실에 있는 샴푸, 린스, 비구, 치솔, 면도기를 싸고 보니 가방이 2/3나 찼다. 음식이 맞지 않아서 고생할 걱정에, 어머니에게 부탁해서 김치를 비롯한 각종 밑반찬을 가방에 넣었다. 반찬을 넣고보니 더 이상 가방에 물건이 들어가 자리가 없었다. 마침 집에 돌아온 갑돌이 형이 비상약품은 챙겼는지 물었다. “맞다! 응급약품!” 거실을 뒤져서 밴드, 소독약, 소화제, 겔포스를 가방에 넣으려고 가져왔지만 막상 가방에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또 다른 가방에 짐을 꾸렸다. 이 걱정, 저 걱정에 짐싸기때문에 갑돌이는 긴 밤을 하얗게 보냈다고 한다.

갑돌이식 짐싸기는 회의에도 적용된다. 갑돌이 짐싸기의 문제는 발생하기 힘든 상황까지 고려하다 보니 그에 필요한 물건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회의 주재자도 회의 참석자의 범위와 의사결정의 한계를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정문 수위부터 회장님까지 모든 사람을 소집해야 한다.

“이 사람을 빼 놓면 어떻게 하지?”

“저 사람이 참석 안했다가 욕먹으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들이 구지 참석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도 회의에 소집하고, 나처럼 life plan이나 세우고, 다른 사람 연구수업에 참관하게 만든다.

” 회의 주재자여~ 당신에게는 막강한 권한이 있으니 당신의 의지대로 하옵소서. 단! 당신의 걱정때문에 무심코 add한 한 명의 참석자는 그 긴 회의시간을 허벅지 꼬집어 가면 인고의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을 잊지 마소서!”

긴 회의 짧은 코멘트 후 단상을 적어본다.

하루 하루를 깨어 있다는 느낌으로 산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작은 것 하나라도 내가 주인이 된다는 생각으로 행동한다면, 그 만큼 세상은 진보하는 것이다.

-Hani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