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with Hani

로망은, 실현되리라!

Archive for August, 2006


잭 웰치의 시대는 갔나? 경영과 관리의 본질

Sunday, August 13th, 2006

우리나라에 사는 장점으로 무엇이 있을까? 지금이야 살기가 빡빡해져서 우리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고통 그 자체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보면 몇 가지가 떠오른다. 여러 가지가 생각나지만 그래도 객관성을 띄는 장점은 사계절이 뚜렷한 날씨가 아닐까? 지구 온난화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기는 하지만, 여름에는 바닷가로 겨울에는 스키장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우리나라! 좋은나라, 아름다운 나라다. 물론 연평균 기온이 19도 안밖으로 유지되는 날씨가 최상이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

그런데 여가 생활을 생각하면 사계절이 있어서 좋기는 하지만, 사계절마다 옷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돈없고, 패션 감각 없는 사람에게 사계절 날씨가 좋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돈도 없고, 여름옷이 좋다는 특별한 패션 감각 때문에 겨울에도 반팔을 입고 다니면 감기에, 동상 등 갖은 병에 시달려서 병원비로 큰돈을 날리게 된다. 따라서 사계절마다 옷을 갈아 입는 일은 패션을 떠나서 생존의 문제다. 즉, 이렇게 환경에 맞춰서 옷을 갈아 입는 것은 몸의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려는 일종의 관리 행위로 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고의 CEO로 여겨지던 잭 웰치의 경영 방식이 이제는 생명이 다했나 보다. 포춘지의 Betsy Morris가 잭 웰치의 경영 방식은 한물 가고 새로운 경영 방식이 도래했다고 주장했다. Morris는 잭 웰치의 공식을 다음과 같이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견 설득력 있다.

  New Rules vs. Old Rules
1 Agile is best; being big can bite you.   Big dogs own the street.
2 Find a niche, create something new. Be No. 1 or No. 2 in your market.
3 The customer is king. Shareholders rule.
4 Look out, not in. Be lean and mean.
5 Hire passionate people. Rank your players; go with the A’s.
6 Hire a courageous CEO. Hire a charismatic CEO.
7 Admire my soul. Admire my might.

불쌍한 잭, 경영의 귀재가 이제는 X표의 배경이다. 화무십일홍이거늘.

세상만사 어떤 분야던지 유행이 존재한다. 요즘 안경 스타일은 약간 꺼벙한 불테가 인기고, 인터넷 업계에서는 Web 2.0이 트랜드고, 장금이의 빈자리는 주몽이 차지했다. 그러고 보니 은퇴한 잭 웰치가 아직도 경영의 귀재라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다. 이제 잭 웰치의 경영 방식이 얼마나 잘났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경영에 새로운 파쇼나블한 키워드를 만들기 위해서 일단 잭 웰치의 얼굴에 곱표부터 치고 보자.

미안한 일이지만 잭 웰치의 얼굴에 곱표를 두르고 보니, 갑자기 수 많은 영감들이 떠오른다. 그래 “1위, 2위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공식은 “Niche 마켓을 찾아 보자”로 바꾸자. 생각보다 작업이 쉽다. 일종은 다른말 찾기 게임과 비슷하다. 이런식으로 하니 보기 좋게 8행짜리 테이블이 하나 나온다. 윗사람들 좋아하는 테이블로 꾸미면 없어도 일단 먹히는게 이쪽 정서다. 자! 이렇게 해서 잭 웰치의 시대는 보내 버리자. 새술은 새부대라는 말이 있다. 그럼 이걸 뭐라고 부를까? 감성 경영? 이건 몇년 전에 한번 써 먹은거 같은데… 요즘은 Google이 대세이니 Google표 경영 전략이라고 부를까? 아니 Web 2.0이 대세니 차라리 경영 2.0도 괜찮은 듯 보인다.

Betsy Morris의 이야기가 순전히 말 바꾸기에 새로운 트랜드를 조성하려는 마케팅성 글만은 아니다. 분명히 앞서가는 기업들이 성공한 방식을 정리해 놓은 키워드다. 또한 앞으로 성공한 기업이라고 인정받는 업체는 Betsy Morris가 이야기하는 요소들을 일정 부분 포함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수 많은 신종 키워드가 난무하는 속에서도 잭 웰치의 경영, 관리가 필요한 회사는 존재한다. 즉, 같은 업종의 회사라도 놓여진 환경에 따라서 필요한 경영, 관리 방식이 다르다. 그것은 마치 사람이 날씨에 따라서 옷을 갈아입는 것과 동일하다.

회사는 생물체와 같다. 이제 막 자본을 유치해서 시작하려는 회사, 조직 구성원이 충원되고 조직 규모와 매출이 커지는 회사, 성장 동력을 잃어 버리고 자체 구조 모순 때문에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회사,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마치고 이제 막 새로운 도약을 하려는 회사… 같은 분야에 있는 회사라도 그 회사가 처해진 환경에 따라서 필요한 경영, 관리 방식이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이 자자한 경영 방식이 꼭 그 회사에 맞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내가 생각하는 경영과 관리의 본질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방법으로 회사를 이끌고 성공한 CEO, 피와 살을 태우는 노력으로 임원이된 샐러리맨들이 어느 순간에 실패의 수렁에 빠지는 것을 수없이 보았다. 이들의 성공을 만들었던 요인들이 어느 순간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환경과 그들의 능력이 (극단적으로 말하면) 운 좋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환경은 장강에 물 흐르듯이 변한다. 그러나 자신은 변하기 힘들다. 따라서 어제의 성공은 곧 오늘의 실패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에 자신과 자신이 몸 담은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변화가 바로 경영과 관리의 본질이다.

개발자는 개발자일 뿐…

Thursday, August 10th, 2006

오늘의 post를 진행하기 위해서 앨런 쿠퍼의 정신병원에서 뛰쳐나온 디자인(안그래픽스 출판)에 나온 구절을 인용하겠다.

1997년 9월, 미 해군의 신형 이지스급 유도 미사일 순양함 중의 하나인 USS Yorktown호가 대서양에서 해군 기동 연습을 지휘하던 도중 바다 속에서 완전히 정지해 버렸다. 해군 기술자 중 한 사람이 연료 밸브를 조정하다가 함정 관리 컴퓨터들 중 하나인 Windows NT 를 탑재한 펜티엄 프로 컴퓨터에 ‘0′을 입력했다. 프로그램은 수학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연산인 ‘0으로 나누기’를 시도했고, 그 결과 전체 함정 통제 시스템이 완전히 멈추어 버렸다. 컴퓨터가 멈추자 함정의 엔진이 정지했으며, 이 전함은 항구로 예인되기 까지 2시간 45분 동안 파도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떠 있었다. 교전 지역이 아닌 것이 천만다해이었다.

컴퓨터를 전함과 결합시키면 무엇이 될까? 니미츠 제독이 무덤에서 돌아누울 일이다! 이러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해군은 인건비 절약을 이유로 모든 함정의 컴퓨터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계획에 가해지는 비난을 회피하기 위해서 ‘사건’의 책임을 인간의 실수 탓으로 떠넘겼다.

윗 구절은 컴퓨터 + 전함 = 컴퓨터가 된다는 주장을 한다. 전함을 만든 목적은 적을 공격해서 무찌르는데 있다.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자 전함 본래의 목적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전함을 컴퓨터와 결합 시켰다. 그러나 전함과 컴퓨터가 불완전하게 결합되면서 전함 본래의 목적을 수행하는 일은 뒷전이고, 승무원들에게 컴퓨터를 오작동하지 않도록 다루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따라서 원래 전함과 컴퓨터를 결합할 때 의도했던 컴퓨터 + 전함 = (효율적인) 전함 이 되는게 아니라 컴퓨터 + 전함 = (멍청한) 컴퓨터 가 된다는 뜻이다.

(내 생각에) 누구나 사용하는 핸드폰도 이미 오랜 전에 컴퓨터가 되어 버렸다. 물론 핸드폰을 귀신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컴퓨터 + 핸드폰 = 핸드폰 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핸드폰을 상당히 잘 쓰는 사람은 천천히 진화해 온(?) 핸드폰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진 것이다. 이와 반대로 핸드폰 사용자의 일부는 아직도 오는 전화만 받을 수 있거나 단축번호에 저장된 곳에만 전화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존재한다. 즉, 핸드폰에도 컴퓨터 + 핸드폰 = 컴퓨터 공식을 적용할 수 있다.

인간 중심적이지 않은 인터페이스가 유비쿼터스된 기기에 적용되다 보니, 컴퓨터의 복잡한 인터페이스가 본래 기기가 지닌 목적을 가려 버린다는 앨런 쿠퍼의 주장이다. 앨런 쿠퍼의 컴퓨터 + 사물 = 컴퓨터 공식을 말하는 이유는 며칠전에 어떤 분과 나눈 대화 때문이다.

대화를 나눈 그분은 본인의 직업과 관련된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했다. 물론 나한테 한 부탁이다. 그러나 현재 직장을 다니는 입장이고 비전과 관련되지 않는 일은 사양하기 때문에 그분에게 정중히 거절을 했다. 그리고 괜찮은 개발자를 소개시켜 드릴테니까 합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프로그램 제작을 부탁해 보라고 조언했다.

그런데 그분이 말하길

“지금 당장은 금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일단 개발을 해서 결과가 나오면 사업을 해 볼 생각이거든.”

다소 황당한 대답을 하셔서 난 이렇게 말했다.

“개발자는 자기 시간이 재산이기 때문에 그런 위험부담을 안고 개발할 사람은 없을 거에요.”

다시 그분이 말하길

“그렇게 소심한 이야기를 하니까 개발자가 개발자라는 이야기를 듣는거지…”

어떻게 보면 마음을 터놓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도 나이 서른이 넘어서 감정 싸움을 하면 소원해진다. 하물며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이익과 이익으로 만난 사이에 감정이 끼어들면 이득보다 손해가 많다는 사실을 지난 7년간의 회사 생활로 깨달았다. 따라서 왠만한 일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려고 노력한다.

But

그분이 하신 “개발자가 개발자라는 이야기를 듣는거지…”라는 말에 가슴 깊이 잊고 있던 감정의 도화선에 불이 당겨졌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감정 싸움을 하지는 않았지만 논리 정연한 논조로 말하는 내 목소리에 상당한 감정이 실려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논박을 하면서도 개운하지 않았다. 아무튼 대화는 어떻게 잘 마무리 했지만 이 대화를 통해서 한가지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달게 되었다.

전문성의 몰인정이 Professional을 막는다.

아마도 그분이 생각하신 개발자는 비즈니스 마인드와 상당한 여유 자금이 있어서 그분의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줄 프로그래머였나 보다. 즉, 앨런 쿠퍼의 공식을 변형하자면 그분이 생각하는 개발자는 개발자 + 사업가 = 개발자 가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인식을 지닌 분이 그분 혼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개발이 내업무에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적기 때문에, 개발자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있게 한 뿌리는 개발이었음을 애써 부정할 생각도 없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 개발자만을 감싸거나 반대로 개발자를 착취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일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개발자에 갖는 인식은 다음 공식 중에 하나다.

개발자 + 디자이너 = 개발자
개발자 + 기획자 = 개발자
개발자 + 테스터 = 개발자
개발자 + 유지보수자 = 개발자

(개발자 + 디자이너 = 디자이너 같은 반대 공식도 가능하다. 다만 내가 가장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개발이기 때문에 이런 공식을 만들었다.)

예산이 부족해서 디자이너 없이 개발을 하는 프로젝트에서 종종 개발자에게 디자이너 역할을 시킨다. 하지만 개발자는 개발자일 뿐이다. 간혹 디자인도 잘하는 개발자가 있을 수 있지만 그건 옵션이다. 하지만 디자이너 역할을 강요 받은 개발자에게 디자이너의 품질을 원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개발자로써 책임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개발 프로젝트를 떠나서 어떤 프로젝트라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업무만을 챙겨서는 안된다. 부서간의 벽없는 의사 소통을 해야 하면, 자신의 업무가 중심이 아닌 공통의 목표에 집중했을 때 평균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성을 넘나드는 협업을 하기 위해서 선행되야 하는 게 한 가지 있다. 바로 상대방의 전문성을 이해하고 그 전문성을 공동의 목표에 맞추도록 서로 돕는 것이다.

예를 들어 iPod과 같은 MP3를 개발한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팀장이나 관리자가 개발자에게 MP3 디자인을 개발자에게 시켰다고 해보자. 어떤 디자인이 나올까? 며칠을 고생해서 개발자가 만들어 온 디자인을 본 팀장은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이렇게 디자인 하니까 개발자라는 소리를 듣는 거야”

하지만 전문성을 지닌 디자이너가 iPod과 같은 인터페이스와 디자인을 한 후 인터페이스에 맞는 사용성을 지니고 안정적인 S/W를 만들어 달라고 개발자에게 부탁을 한다면 결과는 어떨까? 며칠 밤을 새서 일하는 개발자는, 노력의 결과가 어떤 모습일지 예측 가능하고 가장 잘하는 일이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개발에 몰입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과는 뻔하지 않을까?

이 사회는 너무나 전문화되고 어떤 사람은 고도의 전문성은 인간 관계를 파편화 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그런 전문성 속에서 인간이 단순한 먹고 싸고 자는 동물이 아닌 자신만의 가치관을 실현하는 진짜 인간이 되는게 아닐까? 이런 자아 실현은 잘 나지도 않은 각자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진짜 전문가다운 마음에서 출발할 것이다.

CMS 툴, Joomla

Tuesday, August 8th, 2006

홍보성 홈페이지 구축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아서(공부하는 기분으로 무보수다. :) ) Opensource CMS 툴 몇 가지를 살펴 보았다. http://www.opensourcecms.com 에 나온 여러 CMS를 살펴 본 결과 Joomla가 단연 최고였다. KLDP나 여러 사이트에서는 Drupal, CivicSpace를 추천했지만 설치 과정이 무척 어려웠다. 물론 이러한 툴이 강력한 기능을 제공해 준다고 말은 하지만, 설치가 어려우니 산 위에 약수 맛이 아무리 좋다고 해 봐도 산이 높아서 오르지 못하면 남의 나라 이야기다.

Joomla의 설치에서 홍보용 웹사이트 구축까지 총 5시간 정도가 소요 되었다. Wordpress를 처음 설치하고 익숙해지는 시간보다는 조금 더 걸렸지만, 단순 블로그 툴이 아닌 복잡한 컨텐츠를 관리하는 툴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무척 짧은 시간이다. 5시간 정도 사용하면서 느낀 장점은 다음과 같다.

  • 설치가 무척 쉽다 : 5-6번의 클릭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물론 디렉토리 권한 설정이 필요하지만, 설명이 좋아서 권한 설정에 곤란을 겪지 않는다.
  • 다국어 지원 : 기본적으로 서유럽 인코딩만 지원해서, utf-8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hack이 필요하지만 utf-8 사용이 가능하다. 당연한 이야기인가?
  • WYSIWYG 툴
  • 직관적인 관리자 기능 : 메뉴 삽입, 컨텐츠 관리 기능이 익숙해 지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메뉴의 관리, 컨텐츠와 메뉴의 연결 작업이 쉬우면서 강력했다.
  • 템플릿 기능 : 템플릿 작성이 비교적 쉽다. 템플릿을 다운로드해서 설정만 했기 때문에, 만드는 일이 얼마나 쉬울지는 모른다. 그러나 템플릿을 살펴 본 결과 CSS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쉽게 만들 수 있을거 같았다.
  • Wrapper 기능
  • 따라서 종종 아르바이트로 홍보성 싸이트 구축하는 사람에게 편할 듯.

혹시 Joomla 보다 더 강력한 CMS 툴을 써보거나, 추천해 주실 분은 답글 부탁드립니다.

거대 프로세스, 부서간의 협업

Saturday, August 5th, 2006

전자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전문 분야의 사람들이 공동으로 작업을 해야 합니다. 즉, 마케팅, 영업, 디자인, 회로설계, 기구설계, S/W설계, 양산팀, 품질 검사팀 등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협업을 하다 보면,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마다 전문성이 충돌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앞단에서 디자인 부서와 기구 설계 부서 사이에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전자 제품의 외형을 구성하는 부품을 기구품이라고 부릅니다. 노트북을 예로 들자면, 키보드, 힌지, 노트북 케이스 등이 기구품에 속합니다.) 제품 개발은 마케팅 부서가 시장 조사를 해서 제품의 Concept을 정하는데서 출발합니다. 이 Concept이 정해지면 디자인 부서는 제품 Concept에 맞는 디자인 작업을 합니다. 이 작업을 하면서 디자인 부서는 여러 가지 디자인 후보를 만듭니다. 디자인 작업이 끝나면, 디자인 품평회라는 이벤트에서 영업, 마케팅, 기구 설계팀, 디자인 팀, 경영진이 모여 여러 후보 가운데 한가지를 선정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디자인 부서가 제품 Concept에 충실한 나머지 너무나 고객 지향적인 디자인을 하면, 기구 설계팀에서 최종 제품으로 만들 때 무척 고생을 합니다. 어쩔 때는 제품으로 만들지 못해서 디자인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기구 설계팀이 제품을 만들기 쉽게 디자인을 하면,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지 못하는 기운 빠진 디자인이 됩니다. 디자인 부서와 기구 부서가 서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했을 때, 반대편에서 곤란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두 부서의 이익에 부합하는 교집합이 커질수록 고객의 욕구를 짜릴하게 자극하는 대박 상품이 되죠.

따라서 디자인과 기구 설계팀의 원활한 의사 소통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러나 경영진이나 회사 분위기는 부서간의 벽없는 대화(Borderless communication)을 강조하지만, 대부분의 전자 회사나, 자동차 회사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보면 이러한 Communication을 원천적으로 막는 모습입니다. 즉, 도덕 시간에 “내 이웃을 사랑하라.”고 배우지만, 법조문에는 “내 이웃을 사랑하면 벌을 받는다.”라고 적힌 모습이랄까요?

위에서 보시는 그림이 일반적인 제품 개발 회사에서 디자인 부서와 기구 설계팀이 협업을 하는 프로세스입니다. 품평회라는 일회성 이벤트에서 디자인 부서와 기구 설계팀이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고 디자인을 확정합니다. 그러나 고도로 발달된 두 부서의 업무를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서 조절하는 일이 불가능합니다. 반대로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지만 고객 만족이라는 공통의 목적 함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두 부서의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지닌) 거대 프로세스는 약 98%가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목적 함수가 다른 두 부서를 통합하기 위해서, 생각나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입니다. 잡슨氏 같은 리더쉽을 겸비한 사람을 개발 프로젝트의 팀장으로 두고, 두 부서의 목적함수를 고객 욕구 만족이라는 하나의 목표에 맞추게 합니다. 서로 다른 부서의 의견을 조정하는 조정자 역할을 하는 사람을 두는거죠. 그런데 이렇게 하면, 잡슨氏 같은 강력한 리더쉽을 소유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다른 방법으로 두 부서가 진정한 Communication할 수 있는 방법과 자리를 마련해 주는거죠. 물론 기존에도 프로세스는 저렇게 그려 놓았지만, 두 부서가 만나서 이야기하고 서로의 목적함수를 맞추는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거대 프로세스 아래에서 두 부서의 협업은 고도로 조직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를 최대로 하는 설계 변수를 찾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디자인 부서와 기구 설계팀의 목적함수가 일치하는 x2, y1의 고객 만족도는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닙니다. 두 부서간의 업무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두 부서의 목적함수를 x1, y2으로 옮겨서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에서는 TDR(Tear down & resign)이라는 활동을 합니다. 각 부서마다 인력을 뽑아서 제품 개발을 시키는 방법입니다. TDR을 조직하면, 마케팅, 영업, 개발팀, 디자인 부서 사람들이 참여해서 의견을 교환하기 때문에, 거대 프로세스 아래에서도 작업이 됩니다. 그러나 단순하게 사람을 모아 놓는다고 해서, 일이 잘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른 분야에서 모인 사람들이 TDR이라는 조직 특성에 맞는 프로세스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 프로세스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단순하게 각 부서 사람들을 모아 놓았다고 거대 프로세스의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런 문제점의 대안을 애자일 방법론이 제시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애자일 방법론의 핵심은 Communication 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는데 있습니다.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고객의 욕구를 중심에 둔 대화이기 때문에, 앞에서 말씀 드렸던, 서로 다른 부서의 목적 함수를 자연스럽게 고객의 욕구에 맞추게 합니다. 이번 애자일 2006 컨퍼런스에서 이런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