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December, 2006


꿈이 뭘까요?

Wednesday, December 13th, 2006

직장인 4명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 직장인 1 : 꿈은 통나무처럼 커다란 원기둥 같은거죠!
  • 직장인 2 : 꿈은 호스처럼 기다랗죠!
  • 직장인 3 : 꿈은 부드럽고 한없이 평평한 벽 같죠!
  • 직장인 4 : 꿈은 가늘고 긴 꼬리처럼 움직이죠!

여러가지 답을 들었지만, 답을 한 직장인들의 눈 속에서 확신이나 자신감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런 직장인들의 답을 곰곰이 생각하는 도중에,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친구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곧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예전에 무척이나 친하게 지냈던 친구였습니다. 입학했던 과를 무난하게 졸업했다면, 지금쯤 좋은 직장의 과장 자리에 있을 친구입니다. 그러나 10년 전 어느날 학교를 관두겠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유는 헤어 디자이너가 꿈이랍니다. 전 어줍지 않게 충고를 했습니다. 헤어 디자이너를 해도 대학 나온 헤어 디자이너가 낫다고요. 친구는 제 충고에 그다지 반박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웃음으로 답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함께 지냈던 시간을 기억 저편으로 보내 버릴 만큼 지났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전화를 받았던거죠. 자세히 이야기는 안했지만, 친구는 헤어 디자이너라는 직업에서 이미 자리를 잡았고, 그 분야에서 인정을 받는 듯 했습니다. 친구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 나    : 친구야! 꿈이 뭘까?
  • 친구 : 꿈? 당연히, 끝내주는 헤어 디자인하는거지. :)

[서평] Managing The Professional Service Firm

Wednesday, December 13th, 2006

동네 어귀에 있는 부동산의 간판 한 구석에도 “토지 컨설팅”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을 정도로, “컨설팅”이라는 말은 영수, 철수보다 더 흔한 말이 되었다. 컨설팅이란 뭘까? 천명의 사람이 있다면 만개의 정의가 있을 정도로, 사람마다 정의가 다를 것이다. 물론 컨설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밥 먹고 살고 있는 나도, 그 날의 컨디션과 누가 이런 질문을 하냐에 따라서 나오는 답이 다르니까 말이다.

동네 간판에 걸려 있을만큼 흔하디 흔한 일이 되어 버린 컨설팅은 이미 한물 가버린 업종일 수 있다. 하지만 안다고 느끼는 것과 진짜로 아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어떤 것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해도, 스스로 “그게 뭐죠?” 내지는 “왜? 그렇죠?”라는 질문 3번만 해보자. 자신이 잘 아는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라도 “왜”라는 류의 질문을 2번 정도만 받으면, “글쎄…. 그건 원래 그렇지 않나”식의 답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처럼, 철수도 알고 개똥이도 아는 컨설팅과 컨설팅 회사의 비밀을 David H. Maister가 “Managing The Professional Service Firm”에서 폭로하고 있다. 물론 서평을 쓰면서, 항상 책의 한 면과 단편적인 느낌만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는 하지만, 컨설팅이라는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 보길 강권한다.

혹시, 讀을 망설이는 사람을 위해서 마음에 들었던 한 꼭지를 요약해서 소개한다.

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은 컨설턴트는, 그 분야의 능력 때문에 다른 고객으로부터 Love Call을 받는다. 그동안의 수 많은 밤샘과 노력이 인정 받는 순간이다. 그러나 행복만이 충만한 이 시간이 사실은 컨설턴트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이도 하다. 여기 저기서 쇄도하는 고객 요청에 따라서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컨설팅하다 보면, 자기 계발할 시간을 놓친다. 즉, 자신의 능력보다 넘치는 일을 할 때 컨설턴트의 능력은 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나가는 컨설턴트는 잘 아는 분야만 파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놓치고 머지 않아서 땅만 잘 파는 컨설턴트는 빠져 나올 수 없는 구멍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So what? 답은 책 속에 있다…

* 좋은 책이 참 많다. 우리나라 말로 읽을 수 있다면, 더 좋을텐데…

혼자 일하길 좋아하시나요?

Thursday, December 7th, 2006

드래곤볼은 나를 만화의 세계로 인도한 주인공이다. 물론 나와 같은 연배의 사람 가운데, 드래곤볼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그러나 드래곤볼은 후반으로 가면서, 집구석에 숨어있는 바퀴벌레처럼 끊임없이 나타나는 악의 무리 때문에 처음의 신선한 느낌을 많이 잃었지만, 스토리 이외에 흥미를 일으키는 요소가 많았다. 예를 들면 집이며 자동차, 비행기를 넣어가지고 다닐 수 있는 캡슐, RR단과 손오공 싸울 때 나오는 다양한 무기, 기를 계량화해서 표시해주는 스카우터, 다친 몸을 회복시키는 선두 등… 한번 나열을 시작해 보니 솟아나오는 샘물처럼 끝이 없을거 같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드래곤볼에는 흥미를 끄는 다양한 요소가 많지만, 지금도 생생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악의 무리를 물리치기 위해서 드래곤볼 속 착한 주인공들이 합체하는 퓨전이다. 드래곤볼의 줄거리 구조는 무척 단순하다. 손오공(혹은 그의 일당)보다 더 쎈 악의 세력이 나오고 이 악의 무리를 이기기 위해서, 뼈와 살을 깎는 훈련을 하고, 결국에는 악의 무리를 극복한다는 이야기다. 적을 이기기 위한 실력을 쌓는 훈련이 필수지만, 악당을 물리치는 단기수단으로 퓨전을 활용했다. 퓨전을 하기 위해서 똑같은 체격 조건과 능력을 갖춘 두 사람이 마주보고, 일종의 주문이라고 볼 수 있는 행동을 두 사람이 똑같이 동시에 해야한다. 두 사람이 검지를 모으는 것으로 퓨전 의식이 끝나는데, 퓨전이 성공하면 두 사람보다 더 힘쎈 사람으로 합체한다. 즉, 아래 그림처럼 오천과 트랭크스가 합치면 오천크스가 된다.(뛰어난 작명 센스다. :) )

이 퓨전을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퓨전 대상자의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야한다. 물론 단기적인 방법이라고 하지만 그 만큼의 노력이 들어간다. 만일 몸과 마음이 맞지 않는다면 아래 그림처럼 퓨전의 실패작이 탄생한다.

이런 퓨전류의 패턴은 다양한 만화에서 등장한다. TV판 에반겔리온에서도 퓨전의 한 형태가 나온다. 에반겔리온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아스카와 신지는 앙숙 사이다. 물론 보는 이에 따라서 아스카가 신지를 일방적으로 이지메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지도 속으로는 무척이나 아스카를 싫어한다. “제 9화 순간, 마음은 하나되어”에서 제 7사도가 공격해오고 신지와 아스카는 같이 출격한다. 결과는 완전한 패배다. 사도를 이기기 위해서는 동시공격을 감행할 에바 2대의 완벽한 유니존이 필요했다. 신지와 아스카는 미사토가 내린 명령 때문에 할 수 없이 같이 살면서 연습을 시작한다.(From 대원) 퓨전과 마찬가지로 아스카와 신지는 동일한 모션을 취해서 사도를 공격해야 한다. 처음에는 절망적으로 보이던 두 사람도, 운 좋게도(?) 둘 사이에 싱크율이 100%가 넘으면서, 동일한 동작을 이끌어 내고 7사도를 물리치는 것으로 끝난다. 구지 에반게리온에서 교훈을(?) 찾자면 단기간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서 둘 사이의 몸과 마음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지와 아스카(from naver)

뜨금없이 어릴 적 만화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만화 속에만 존재하는 퓨전이 어른들의 회사 생활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에서 자아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동료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물론 배움은 일방적인 흐름이 아니다. 내가 동료로부터 배우는 사이에 나의 지식도 동료에게 전달된다. 배움은 일종의 교차 흐름인 셈이다. XP에서 말하는 짝프로그래밍이 바로 (SW개발)직장에서 퓨전의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짝프로그래밍이 좋다는 사실을 아무리 잘 알고 있다고 해도, 해보지 않는다면 그 짜릿함을 알 수 없다. 드래곤볼의 오천과 트랭크스가 며칠을 노력해서 퓨전에 성공했을 때 같은 신선한 자극을 짝프로그래밍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다.

물론 이런 짝프로그래밍을 할 수 없는 사람은 어떻게 퓨전 이점을 얻을 수 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내 경험에 따르면 이러한 퓨전의 기회는 회사 곳곳에 존재한다. 기획서나 어려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퓨전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난이도가 높은 문서 작업이라면 짝문서작업을 해보길 권한다. 방법은 짝프로그래밍과 비슷하다. 한사람은 키보드 앞에 앉고 다른 사람은 옆에 앉아서 모니터를 같이 쳐다본다. 옆에 있는 사람이 문서 작업을 잘하고 있다면, 묵묵히 쳐다본다. 짝프로그래밍과 마찬가지로 앉아 있는 사람은 아무 생각없이 모니터를 쳐다보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목차에 맞춰서 보고서를 작성하는지, 보고서의 논리적 비약은 존재하지 않은지, 데이터를 적절히 분석하고 있는지… 그러나 이런 (능동적)관찰자가 가만히 지켜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문서 작업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문서 작성자는 막히고 만다. 문서 작업에 장애가 발생하는 이유는 가운데, 혼자 작업할 때는 문서 흐름이 막힌 이유를 객관화 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관찰자도 문제 해결책을 알지 못한다 해도, 관찰자는 옆에서 객관적 입장에서 문서 작업을 지켜 보았다는 것이 이 시점에 무척 도움이 된다. 즉, 작성자에게 “뭐가 문제죠?”라는 질문을 하면, 작성자에게 자신의 상황을 객관화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이 질문을 받으면 작성자는 나름대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한다. 이 때 관찰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선 작성자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찰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왜? 그렇죠?”라는 질문을 3번 이상 던지는 것이다.(말꼬리 잡는 식의 질문 뉘앙스면 안 된다.)

물론 “왜?”라는 질문은 다소 부정적인 질문일 수 있다. 행위에 대한 원인을 추궁하는 질문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왜?”라는 질문은 문제를 확대해서 보여주는 돋보기이며, 어둠에 묻혀있던 문제의 본질을 밝혀 주는 등불이다. “왜?”라는 질문을 3번 이상 주고 받으면 문제의 핵심은 어느 정도 노출되었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는 작업에 착수한다. 이때가 바로 퓨전의 순간이다. “왜?”라는 질문의 연속은 일종의 퓨전을 위한 의식이다. 즉, 진정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이해의 높이를 맞추는 시간이다. 해결책을 찾는 시간은 서로가 알고 있는 지식을 동원한다.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n가지 수다. 대표적으로 브레인 스토밍, 마인드 맵의 도구가 있고 타임 박스 같은 스케쥴링 방법이 있다.

이외에도 직장에서 퓨전을 이루는 순간은 다양하다. 앞으로 생각이 정리되는 대로 여기에 흔적을 남겨 보겠다. 글을 끝내려고 보니 한가지 빼먹은 사실이 있다. 이런 퓨전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을 열어두고 같은 주파수로 공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서로 바라만 봐도 싫은 사이라면, 별로 권하고 싶은 방법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