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과 비스타 종료 기능
조엘이 윈도우 비스타와 관련해서, Post 3개를 올렸다.
조엘이 말하길… 윈도위 비스타에는 Shutdown으로 분류할 수 있는 기능이 15가지 정도라고 한다. 우선 아래의 그림을 보자. 눈에 띄는 기능만 하더라도 Switch User, Log Off, Lock, Restart, Sleep, Hibernate, Shut Down으로 7가지가 있다.(Function키와 아이콘을 조합하면 15가지 방법이 있단다.) 우선 여러분은 이 7가지 기능을 설명할 수 있나?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분이라면, 너무나 쉬운 문제일 수 있다.

from joel on software
그런데 일반인이라면 종료에 해당하는 7가지 기능의 차이를 말할 수 있을까? IT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에게 그냥 ‘종료’로 보일 것이다. 갑자기 조엘이 비스타 종료 기능을 언급한 이유는, 괜찮은 UI는 사용자에게 선택을 제한한다는 것을 언급하기 위해서다. 선택을 해야하는 사용자는 불행하다. 그래서 조엘은 7가지나 되는 종료기능을 그냥 ‘Bye bye’로 줄이는게 어떨까라고 제안한다.
뛰어난 사용자 환경으로 소문이 난 Mac OS X의 종료 기능은 어떤 모습일까?

from joel on software
위의 그림처럼 생겼다. 컴퓨터를 조금만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버튼 위에 적힌 기능 이름만 읽어봐도 기능마다 어떤 일을 할지 짐작할 수 있다. 단순히 비스타 종료 방법만 봤을 때와 OS X의 종료 기능과 비교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가 생각하는 사용자 선택에 대한 철학적 고찰의 깊이가 새삼 가슴에 와닿지 않는가?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MS 직원들은 애플 직원들보다 멍청하기 때문에, 시장판처럼 종료기능을 나열했을까? 아니면 MS 직원들은 애플 직원보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Bye bye’로 줄이는 비법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빌 아저씨 이유가 뭐죠?
바쁜 빌 아저씨가 내 질문에 답을 해줄 일은 만무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조엘 포스트를 읽은 Moishe씨가 내 질문에 답을 달아 주었다.(사실 Moishe씨는 조엘에게 답을 했다. 난 그 글을 읽었을 뿐이다.
) Moishe씨는 ‘Windows Mobile PC User Experience’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팀의 존재 이유는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비스타 종료 기능을 협의하기 위해서, Moiseh씨 팀안에서 의사소통뿐만이 아니라, Shell팀과도 협업을 해야했다고 한다. 그리고 커널팀과도 말이다. 무척이나 간단한 종료 기능이지만, 소위 말해서 입을 대는 사람들(이해 당사자들)이 하나 둘 늘어남에 따라서 의사소통 채널 수 nC2만큼 늘어나게 되었다.
결국 각 팀과 팀 안에서 의사 소통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결정은 회의 때마다 번복되고 반복되었기 때문에, 최종 의사결정이 이해당사자 사이에서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지점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맥처럼 간단한 종료 기능이 될 수 있었던 비스타의 종료 기능은 철학적이며, 정치적이며, 어쩌면 종교적인 모습을 담은 15가지 두상을 가진 신화적 형상으로 태어나게 되었다.
조직의 기원 그리고 의사소통
예전 포스트에서도 한 번 언급했었는데, 조직이 커지면서 의사소통을 원할하게 하려고, 관료화를 추진한다. 관료화는 의사소통 채널수는 급격히 줄이지만,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즉 의사소통 채널수를 줄이기 위해서, 의사소통 채널을 수직 방향으로만 구축하기 때문에, 부서 간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긴다. 말단 혹은 실무 차원의 의사소통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부서 상위 관리자들 사이에 의사 결정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엄청난 케뮤니케이션 비용이 발생한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최고 경영자의 의사 결정이 전달되면 중간 관리자의 의견이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즉 의사 소통에 왜곡이 자주 발생한다. 회사에서 자주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CEO가 ‘혁신’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면, 경영층에서는 “비용 절감을 통한 혁신”이라고 나름 해석하고, 중간 관리층에서는 “물자 절약을 통한 혁신을 달성하자”가 되면, 실무진에서는 “화장지 안 쓰기로 회사 살리기”가 된다. ‘혁신’이라는 단어를 이해 당사자들이 다르게 이해하고 이에 대해서 같이 모여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략 관료 집단의 문제점을 두 가지 정도 짚어 보았다. 비스타의 종료 기능도 이런 관료주의 폐단으로 생기는 문제였을 것이다. 민주주의가 최상의 제도는 아니다. 다만 안 좋은 것들을 제외하고 보니, 남은 것이 민주주의였을 뿐이다. 우리가 접하는 민주주의도 사실 형식만 민주주의 뿐이고,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것은 독재 내지는 적당한 타협인 경우가 많다.
독재주의라는 이름의 효율
어떤 문제의 해결책을 알고 있다면, 정답을 실행하는게 진짜 정답이다. 다만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은 해결책이 n가지이기 때문이다.(계급에 따른 해결책이 다를 뿐이다.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회사는 다르다. 고객이 내가 만든 물건을 사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것을 행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CEO가 제대로 된 의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부서 간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법도 존재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머리는 부엉이 몸은 오리 꼬리는 뱀인 부엉오리뱀 돌연변이가 나온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적당한 타협을 지양하기 위해서… 의사소통 계층을 최소화하고 CEO내지는 제품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이것을 실행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이 양반이 그렇게 하지 않을까? 독재주의라는 이름의 효율 아래에서 말이다.

스티브 잡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