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는 오랜만에 옛동료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고 연령대도 비슷해서, 오랜만에 만나도 이야기가 끊이질 않습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주식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주식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는다기 보다, 투자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옛동료들도 조금씩 투자를 한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밀레니엄 때처럼 주식투자를 요란스럽게 하지는 않지만, 브릭스니, ELS니, 주식형펀드니 다양한 투자용어가 그다지 낯설지 않게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투자(특히 주식투자)가 일반화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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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 2,000이라는 여의주’를 물고 욱일승천하려던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쌀나라에서 날아온 해괴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돌’에 맞아 정신을 잃고 요며칠 끝없이 추락했습니다. 다행히 땅에 충돌하기 직전에 정신을 차린 주식시장은 기운을 차리고 재도약의 몸짓을 합니다.
전대미문한 폭락과 상승을 거듭하는 주식시장 속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이 식지 않은 것을 보면, 바야흐로 주식투자 전성시대가 열린 듯합니다. 이런 주식시장의 열기 속에서 저도 조금은 주식을 해볼까라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그러나 ‘내가 주식을 안하는 이유 1/2‘ 포스트에서 밝혔듯이, 저는 2004년말을 기점으로 약 4년간의 주식투자를 정리했습니다.
주식도 예술 작품과 비슷한 면이 있다. 주식 차트를 보고 언제 매매를 했어야 수익을 올렸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쉽다. 즉, 후행적인 판단은 주식의 수 많은 지표와 매매 거래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공적이고 놀라운 수익을 기록하는 주식 거래는 단순히 지표와 매매 거래 방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즉, 주식 지표와 수 많은 이론들로 설명될 수 없는 그 무엇, 주식 거래자의 천부적인 능력에 의해 그 매매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에 좌우된다.
에디슨은 “천재는 2%의 영감과 98%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단순히 이 금언을 듣고 있으면 노력을 강조한 것처럼 보이지만 한번 더 뒤집어 생각해 보면 2%가 없는 일반인은 아무리 98%의 노력을 들여도 천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보면 2%의 영감을 가진 천재가 98%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일반인이 된다. 하지만 영감을 가진 사람에게는 노력을 통한 천재의 가능성이 있지만, 피나는 노력을 하는 일반인은 천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물론 98%의 노력이 2%의 영감보다 얻기 힘든 가치일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노력의 중요성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천재성은 노력보다는 영감에서 나온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다.)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박경철氏 는 주식 강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누구에게나 선동렬처럼 공을 던지는 방법을 설명할 수 있고, 이해시킬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선동렬처럼 공을 던지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해서 선동렬이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주식 시장에서 돈 버는 방법은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있고, 이해시킬 수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돈을 버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해서 누구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까지 말한 주식 시장에서 천재성, 내지는 예술적 감각의 중요성과 일맥상통한다.
From 내가 주식을 안하는 이유 2/2
위의 포스트에서 언급한 것처럼, 간단히 말해 저는 천재에게 필요한 2퍼센트의 영감이 없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손을 털었습니다. 즉, 제가 주식투자로 돈을 잘 벌었다면 아직도 주식투자에 빠져서 대망의 종합주가 2,000의 시대를 다른 개미들과 즐겼겠죠.
어찌보면 모자른 투자실력에 대한 변명이겠지만, 주식투자로 큰 돈을 벌지 못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천재적인 실력이 아니라, 어느 정도 밥벌이의 주식투자 실력이 있었다면, 철부지 시절(?) 지금보다 인생을 쉽게 살려고 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번역이라는 새로운 세계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라는 새로운 분야에도 그리고 talk-with-hani.com이라는 나만의 세계도 구축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상상을 합니다.
이런 글을 쓴다고 주식투자가 의미없으며,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의 몫’이라는 말처럼, 투자가 어떤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 그 책임은 개인에게 있습니다. 즉, ‘주식투자’라는 가치중립적인 행위는 개인에 따라서 다양한 의미가 부여되는 여백의 도화지인 셈입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치고, 투자하시는 분들!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 앞으로의 주식시장을 가장 잘 분석한 글 한편 소개드립니다. 시골의사님의 ‘가치주와의 이별’이라는 글입니다. 제가 읽은 시황분석 글(?) 가운데 이처럼 장기적이면서 핵심을 짚은 글은 없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