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October, 2008


한글과 한국어

Thursday, October 9th, 2008

그러고 보니, 오늘이 한글날이네요. 메이저 포탈의 로고와, 구글의 로고도 한글로 바뀐 것을 보면… 확실히 오늘이 한글날 맞습니다. 인터넷 몇 시간 하지 않고, 산속에서 헤매고 다녔더니, 오늘이 무슨 날인지도 몰랐습니다.

한글날이 되고 보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해서 쓰시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Nan nega joa’는 한글일까요? 한국어일까요?

하… 지나치게 쉽나요? 네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Nan nega joa’는 로마자로 쓰여진 한국어입니다. 그런데 ‘Nan nega joa’를 한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가끔 있는데, 한글과 한국어를 쉽게 떼낼 수 없는 사이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시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아이 엠 유어 프렌드.”는 뭘까요?

한글로 쓰여진, 영어죠. 아무튼 융통성이 있고 뜻이 통하는 한국어를 잘 사용하시는 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서평] 약소국 그래든 펜윅의 월스트리트 공략기

Wednesday, October 8th, 2008

현존하는, 진정한 원소스 멀티유즈의 대명사는 바로 ‘타짜’일 것입니다. 제가 타짜에 열광하는 이유는 많지만, 으뜸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호구를 탈탈 털어먹는 천상의 설계를 보여주는 탄탄한 시나리오에 있습니다. 아무튼 타짜에서 호구가 되는 캐릭터를 보면서, ‘호구’라는 단어의 진정한 용례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

호구를 털어먹는 설계는 허영만씨의 ‘타짜’에만 존재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의 투자은행 몇 개와, 여기에 가담한 세계 곳곳의 금융기관들. 그들은 암묵적으로 설계도를 만든 것도 아닌데, 담보 대출을 몇 번 구조화하면서 판돈을 키우더니, 글로벌하게 올인하는 판을 키워서. 해 먹어도 단단히 해 먹은 모양새입니다.

엄청난 판돈을 설거지하는 것은 언제나 호구이듯이, 이 말도 안 되는 금융공황 상태에서 호구는, 땀 흘려서 세금 충실히 내던 세계시민이 될 것 같습니다. 작금의 사태를 보고 있자니, 대마불사의 신화와, 타짜에 나올 법한 시나리오는 한국만의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만화같은 어처구니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진짜같은 소설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바로, 약소국 그래든 펜윅의 월스트리트 공략기입니다(제목이 무척 길죠).

그랜드 펜윅은 길이가 8킬로미터, 폭이 5킬로미터로, 와인과 양모를 수출해서 얻는 재정 수입으로, 국고의 수입과 지출이 무려 500년간 완전한 평행을 이룬 놀라운 나라입니다. 평화롭던 어느날, 그랜드 펜윅은 오래 전에 미국에 투자해 놓은 껌회사에서 로얄티로 100만달러를 받게 됩니다. 로또 당첨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입과 지출이 평행을 이룬 그랜드 펜윅에 100만달러의 수익은, 엄청난 스나미를 일으킵니다.

지속적으로 로얄티 수입을 얻을 것으로 생각한, 현명한 정치권은 대성적인 여야타결을 통해서, 돈 쓰기의 귀재인 대공녀에게 모든 로얄티를 개인적으로 써버릴 것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억세게 운 좋은 분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듯이, 대공녀가 돈을 버릴 생각으로 산 쓰레기 주식이 황금 거위로 돌변하면서, 더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상세한 내용과 뒷이야기는, 읽으실 분들을 위해 생략하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로얄티를 처분하기 위해서 여야가 정략을 떠나서 진정한 해결책을 찾는 데 있습니다. 즉, 언제나 공격하는 야당은 자신들의 정권 창출에 로얄티를 사용할 수 있었고,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여당은 로얄티를 정권 유지에 사용할 수 있었지만, 어떤 선택도 국민 경제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정치적인 타협을 이뤄냅니다. 상당히 유치하고, 소설같은 이야기지만, 암흑같은 이 시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은 그래도 정치라는 생각이 들 게 했습니다.

아무튼 이 책,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파워포인트에서 소리효과가 쓸모 있을 때

Wednesday, October 8th, 2008

프로젝트 때문에 미루다 미루다… 동대장이 이번에 출석 안하면 고발조치하겠다는 협박성 전화를 받고, 그 재미있는 예비군 훈련에 참석했습니다.

첫 시간은 안보교육이었기에, 다행히도 편한 강당에서 숙면을교육을 받았습니다. 강당의 시멘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는, 어제 먹은 술냄새를 풍기면서 곤히 주무시는 동료 예비군의 온기로 모면하면서, 몰려오는 졸음을 쫓아 보았지만… 며칠 전부터 묵혀두었던 재미있는 책으로도 (소만으로만 들은) 예비군복에 발라놓은 수면제만은 이겨낼 수 없었습니다.

이성과 환상의 지대에서 헤매고 있을 때, 강당을 채운 차가운 공기를 가르는 초인종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하~ 잠을 깨운 그 소리는, 뭣 모르고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던 시절, 가끔 애용했던 애니메이션의 음향효과였습니다. 잊혀졌던 아니 금기시 되었던 파워포인트의 소리효과를 재발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즉, 청중의 잠을 깨우는 용도로, 파워포인트 음향효과는 효과 만점이었습니다.

잠에서 깨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 소리에 반응한 예비군은 저만인 것을 보면, 군복에 발라놓았다는 그 수면제는 무척이나 쎈 놈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