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anuary, 2009


굽은 나무 vs. 곧은 나무

Tuesday, January 20th, 2009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

이 속담은, 제가 예전에 지인들과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했습니다. 이 속담은 ‘쓸모 없이 보이는 것’이 나중에 능력을 발휘한다는 뜻이죠. 하지만 전 이런 의미로서 이 속담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전… 열심히 자기 계발에 집중하지 않으면, ‘곧은 나무’도 ‘굽은 나무’가 되기 때문에, 회사를 옮기고 싶어도 옮기지 못하고, 그냥 열심히 회사를 다니는 처지가 된다는 의미로서, 속담을 활용했습니다.

물론 제 논에 물대는 해석인데요. :) 이직에 대해서 많이 고민할 때 쓰다가, 잊어버렸습니다. 얼마 전에 지인을 만났는데, 이 분이 제가 인용했던 속담을 기억하시더군요. 그 분이 제 속담을 인용하면서, 두 가지 정도 말씀하셨는데. 한 가지는 지금도 곧은 나무가 되려고 열심히 사냐는 질문이었고, 다른 이야기는 임원으로 승진하신 분들의 소식이었습니다.

지인이 던진 질문에, 웃으면서 곧은 나무로 살려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노력만큼 잘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임원 승진 소식은 상당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첫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상사가 별을 다셨기 때문이죠. 회사 들어와서 생활해 보니, 고등학교 때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대기업에서 별을 다는 게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아무튼 아는 분이 잘 된다는 이야기는 기분 좋았습니다.

지인과 헤어져서 집에 오는 길에 뜬금없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굽은 나무든, 곧은 나무든 다 각자의 길이 있지 않냐는 생각 말이죠. 곧은 나무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굽은 나무가 한심해 보이겠지만, 굽은 나무 눈에는 인내심 없이 경거망동하는 곧은 나무가 설익어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입니다. 곧은 나무든, 굽은 나무든. 이게 정답을 찾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누가 맞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닌데. 한 때 곧은 나무의 잣대로 굽은 나무를 판단한 게 조금 쑥스러웠습니다.

알겠습니다/알았습니다

Tuesday, January 13th, 2009

상대방이 나에게 말한 것을 이해하고, 그 이야기를 이해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려줄 때, 우리는 흔히 ‘알겠습니다’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알겠습니다’라는 말을 두고 조금 깊이 생각해보면, 옳지 않은 표현입니다. ‘알겠습니다’에 있는 ‘겠’이라는 조사는 말하는 사람의 의지나 추측을 나타내죠.

즉, ‘알겠습니다’를 풀어서 보자면,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이 말한 것을 알 가능성이 있거나 알도록 노력한다.”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알겠습니다’라는 말을 할 땐, 상대방이 이야기한 것을 이미 알아들었다는 의미로서 말했지만, ‘겠’을 사용함으로써  아직 잘 모른다는 뜻을 포함한 셈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말한 것을 이해했을 때 ‘알겠습니다’를 써선 안 되면되며, ‘알았습니다’를 써야 합니다. 물론 상사가 지시한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소극적으로 반항하려는 목적으로 ‘알겠습니다’를 써도 무방합니다. :)

가르치는 자세

Thursday, January 8th, 2009

대학교 동기 가운데, ‘강북의 O선생’이라는 별명이 붙은 친구가 있습니다. 박사과정을 밟으면서도 입시과외 아르바이트를 뛰면서, 착실히 돈을 모은 친구입니다. 별명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이 친구는 어머니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  친구가 ‘강북의 O선생’이라는 별명이 붙는 데에는, 철저한 과외 철학이 한몫 했습니다. 즉, “받으만큼 성적을 올려야 한다.”하는 뛰어난 프로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이 친구한테 과외를 받은 학생들은 거의 성적이 올랐고, 그런 노력 덕분에 ‘강북의 O선생’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죠.

과외를 일종의 비즈니스로 본다면, 고객이 누구일까요? 쉽게 생각하면 과외를 받는 학생일 듯하지만, 과외에서 진정한 고객은 ‘돈을 내는 학부모’입니다. 과외를 받는 학생들이 과외 선생을 좋아하고, 과외수업을 재미있게 받는다고, 돈 값을 하는 과외는 아니죠. 돈을 지불하는 부모의 기대치, 즉 아이의 성적을 올리는 게 과외비에 보답하는 제대로 된 방법이죠.

‘강북의 O선생’이란 타이틀을 얻은 제 친구는, 철저히 이 원칙에 충실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과외를 가르쳤던 대학생 가운데 일주일에  몇 시간씩 시간 때우는 값으로, 과외비를 받은 학생들도 많았기에, ‘강북의 O선생’은 참 탁월했습니다.

그런 제 친구가 대학의 교수가 됐습니다. 동기 가운데 참 빠른 경우인데요. 이미 철저한 프로근성이 몸에 배었기 때문에, 대학교 강단에서도 대충 가르치지 않을 겁니다. 학생들에게 중고차 값보다 비싼 등록금이 아깝지 않게 가르칠 테니까요.

‘쉽게 가르치는 기술’이라는 책을 읽다 보니까, 친구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일단, 마침표

Wednesday, January 7th, 2009

오늘 드디어 두 번째 책의 원고를 끝냈습니다. 스티븐 킹이 말했죠. “저술은 인간이, 편집은 신이 한다.” 그렇습니다. 드디어 불완전한 원고가 저를 떠나 신의 품에 안겼으니, 몇 달이 지나면 완전한 책으로 다시 태어나겠죠. ;) 이번 책은 인사이트에서 내주시기로 결정했습니다. 흔쾌히 결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울러 한층 보강된 데스크의 힘으로 좋은 책 만들어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예전에 끊임없이 책을 쓰라고 조언해 주신 선배 한 분이 계셨는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책은 특정한 연령대가 아니면 쓰지 못해요. 예를 들어 대리를 달고 나서 1년 정도 지나면, 그 시점이 신입사원에게 전달할 이야기를 정리할 절호의 찬스에요. 그 나이가 지나면 경험도 바래 버리고, 새로운 위치에서 다른 것을 경험하기 때문에 신입사원한테 전달할 이야기를 정리할 시간이 없어요. 그러니까, 책은 항상 쓰는 게 좋아요. 생각하고 정리하며 책으로 내서 머릿속을 비우고, 다시 그 때부터 새로운 쓸거리를 채우는 거지.

그 선배님은 제게 해주신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전 선배님의 이야기에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두 번째 원고를 마무리하니까, 선배님 이야기가 다시 떠오르네요. 쓸거리가 많으신 분들에게, 선배님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