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려면
Tuesday, January 6th, 2009모든 사람이 소설가는 되지 못해도, 조금만 노력하면 누군나 글을 잘 쓸 가능성이 높아지죠. 글을 잘 쓰려면, 책도 많이 읽고, 읽은 것 이상으로 생각하며, 고민한 것을 응축시켜 글로서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글을 쓸려면, 우선 내용이 신선하고, 구성도 탄탄해야 하며, 살아 숨쉬는 단어를 써야 합니다.
이 모든 게 하루 아침에 되지 않기에, 글을 잘 쓰려면 계획을 세워서 차근히 실력을 쌓는 게 중요하겠죠. 물론 글 쓰는 게 금방 늘지 않지만, 매일 같이 쓰는 글 속에서 자주 쓰는 몇 가지 단어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만 해도 금새 필력이 늡니다.
예를 들어, 전문번역가인 안정효씨는 ‘번역의 공격과 수비’에서 ‘있을 수 있는 것’을 사용하지 말고 번역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고민하지 않고 영어를 한국어로 옮기다 보면 참 많이 쓰는 단어가 바로 ‘있을 수 있는 것’이죠. ‘can’을 번역할 때 일반적으로 ‘수’를 쓰고, 지시 대명사를 옮기거나 영문장 구조를 그대로 옮기다 보면 ‘것’을 빈번하게 사용하며, 진행형을 옮길 때 ‘있는’을 자주 활용하죠.
지루하지 않은 번역을 하지 않으려면 ‘있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지나치게 이 틀에 얽매여서 꼭 써야 할 곳에서도 이런 단어를 쓰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과용하는 것도 문제죠.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이 있는데, 이 단어들을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더 좋은 단어나 표현이 있는지 찾기 때문에, 글의 수준이 높아지죠. 물론 예전부터 덜 사용하려고 노력했지만, 새해 들어 글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다음의 단어를 쓰지 않으려고 힘쓰겠습니다.
~있는
일상적인 예) 달리고 있는 차에서
고민하고 쓴 예) 달리는 차에서
수
일상적인 예) 가능할 수 있다.
고민하고 쓴 예) 가능하다.
해석) ‘가능’에 이미 능력의 의미가 있는데, ‘수’를 쓰는 것은 동어반복입니다.
것
일상적인 예) 사장이 말하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고민하고 쓴 예) 사장이 말한 이야기는 틀리지 않았다.
너무
일상적인 예) 너무 잘 먹었습니다! 너무 예뻐요! 너무 감사해요!
고민하고 쓴 예) 이 신발은 너무 크다! 이 집은 너무 작다!
해석) ‘너무’는 어떤 기준에 터무니 없이 모자라거나, 기준을 넘어설 때 사용하는 부사입니다. 그러나 요즘 말버릇을 보면 기대이상인 경우에는 무조건적으로 ‘너무’를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너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문장에 호응하는 부사를 찾습니다.
~에 대해서
~에 관하여
일상적인 예) 사랑에 대해서 고민했다.
고민하고 쓴 예)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하곤 했다.
일상적인 예) 수영을 하곤 했다.
고민하고 쓴 예) 가끔 수영했다.
~하려고 했다.
일상적인 예) 공부를 하려고 했다.
고민하고 쓴 예)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해석) ‘~하곤 했다’나 ‘~하려고 했다’처럼 ‘했다’를 붙이면 문장이 늘어져서 지루합니다. 아울러 만능동사인 ‘하다’를 쓰면 어지간해서 문장의 뜻이 다 통해서 편한데, 문장을 쓸 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따라서 ‘하다’라는 만능 동사를 쓰기보다 뜻을 분명히 밝히는 동사를 쓰는 게 좋습니다.
진짜
일상적인 예) 진짜 좋아해!
고민하고 쓴 예) 정말 좋아해!
해석) 진심을 나타내는 부사에 진위여부를 표현하는 ‘진짜’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진짜’에 다른 부사를 쓰려고 노력하면 문장이 ‘정말’ 좋아집니다.
~위하여
일상적인 예) 나무가 잘 자라기위해서 거름을 줬다.
고민하고 쓴 예) 나무가 잘 자라도록 거름을 줬다.
해석) ‘~위하여’는 영어의 ‘in order to’ 덕분에 참 즐겨쓰는 표현이 됐습니다. 그래서 목적을 나타내는 경우에 무조건적으로 ‘~위하여’를 씁니다. 아무튼 ‘~위하여’도 올해는 조금 덜 사용하면 좋을 단어죠.
접속사
해석) 어떤 글에서 접속사를 많이 사용하면, 글의 이해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하더군요. 정확한 접속사를 사용하면 글을 읽는 데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는 접속사는 글을 읽는 맛을 떨어뜨립니다. 글을 쓴 다음 접속사를 다 지워보세요. 어색할 것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오히려 글이 맛깔스러워지는 것을 경험하실 겁니다.
서술어를 짧게 쓰기
일상적인 예) 저는 이번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고민하고 쓴 예) 저는 이번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해석) ‘일상적인 예’에서 쓴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는 똥.덩.어.리입니다. 아니면 상당한 정치적인 수사이든지요.
나름대로, 개인적으로, 솔직히 말하면, 불구하고
해석) 군더더기 말입니다.
생각 난 게 많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럼 떠오르는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