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May, 2009


편히 쉬세요…

Saturday, May 30th, 2009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들은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그분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이야기가 있던 7일의 시간이 흘러 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분을 추억하는 많은 이야기가 있겠죠. 냉소적으로 정치를 보던 저에게, 정치도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신, 그분이 끝내지 못한 숙제와 고인에 대한 미안함을 우리에게 남겨놓으신 채 떠나셨습니다. …부디… 모든 짐을 내려놓으신 채, 편안히 쉬시길 바라겠습니다.

[서평] 글쓰기 생각쓰기

Thursday, May 21st, 2009

윌리엄 진서의 글쓰기 생각쓰기를 읽었습니다. 2007년에 처음으로 이 책이 번역되었지만, 원서는 1976년에 출간되었습니다. 30년이 넘은 글쓰기 고전인 셈이죠. 번역서는 출간 30년판을 옮겼습니다. 시대에 따라서 선호하는 문체나 형식은 달라지겠지만, 글쓰기의 원칙은 그다지 변하지 않을 겁니다. 이 책이 30년 넘게 계속해서 출판되고 인기가 있는 이유는, 글쓰기 기술보다 원칙을 알리는 데 있겠죠.

책 한권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란 어렵습니다. 특히 새로 접하는 분야가 아니라 계속해서 공부했던 분야에 있는 책에서 더 그렇죠. 그렇기에 제가 포괄적으로 정의하는 좋은 책이란, 한 가지 사실만이라도 새롭게 얻는 게 있는 책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글쓰기 생각쓰기는 얻은 게 많은 책이죠. 특히 작가의 자세에 대해서 몇 가지 시각을 얻었습니다.

번역이나 책을 쓸 때마다, 느끼는 점은 번역하거나 쓰는 사람이 재미있을 때, 좋은 글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물론 글을 쓸 때는 대상 독자를 염두해 두고 글을 쓰지만, “내 글을 읽고 다른 사람이 재미있어야 하는데.”하는 강박증을 느끼면서 글을 쓰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어색한 글이 되고 맙니다. 즉 상당히 재미없는 글이 되죠.

일기를 쓰지 않는 이상, 인터넷에 글을 쓰거나 책으로 글을 엮어내는 일은 ‘누군가에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대상 독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정작 글을 쓴 자신조차도 재미있지 않은 글을, 다른 사람이 읽어서 재미있을까요? 글쓰기 생각쓰기에서도, 이 점을 언급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문제 다음으로 또 하나의 문제가 여러분에게 닥칠 것이다. “누구를 위해 쓰는가?”

근본적인 문제인 만큼 근본적인 답이 있다. 자신을 위해 쓴다. 엄청난 수의 청중을 머릿속에 그리지 말자. 그런 청중은 없다. 독자들은 모두 서로 다른 사람이다. 편집자들이 어떤 종류의 글을 출판하고 싶어 할지, 사람들이 어떤 글을 읽고 싶어 할지는 생각하지 말자. 편집자와 독자는 막상 글을 읽을 때까지 자신들이 무엇을 읽고 싶은지 모른다. 게다가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고 있다.

이것 이외에도, 글쓰는 사람들이 생각해 볼만한 원칙이 다수 있습니다. 이 원칙들은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을 위해, 남겨 두겠습니다.

영어를 옮겨 놓은 책이기 때문에, 문장을 작성하는 방법에서 든 예들이 한국어 상황에 적당하지 않은 게 있지만. “난삽하게 글을 쓰는 것을 피하자!”하는 주장은 언어와 관계없이 글을 쓸 때에 어디서나 적용되는 법칙인 듯합니다.

지금(now)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현재 시점에서(at this point in time)라는 표현하거나, 위원회를 이끈다라고 말할 때 head 대신에 head up으로 쓰는 것은, 문장에 쓸데없는 것을 보태는 행위입니다. 이런 글쓰기 습관은 한국어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알리다’라고 써도 충분한 곳에 ‘알려 주다’를 쓰거나, ‘가르치다’만을 써도 풍만한 문장에 ‘가르쳐 주다’를 쓰는 습관 말입니다.

한 가지를 예를 더 들자면, “급하게 재촉하다.”하는 문장은 반이 군더더기로 채워진 셈입니다. 즉, ‘재촉하다’라는 서술어는 이미 ‘급하게’라는 의미를 포함하기 때문에, ‘급하게’라는 부사어가 추가적으로 전달하는 정보가 매우 적습니다. 이 문장에 부사어를 써서 풍성하게 만들려면, 다른 의미의 부사어를 쓰는 게 좋겠죠. 어떻게 보면, “난삽하게 글을 쓰는 것을 피하자!”하는 주장은, 글쓰기에서 단순함을 주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최소 단어로 최대 효과를 내는 튼실한 글쓰기를 말합니다.

제안서의 법칙

Thursday, May 14th, 2009

제안서는 작성하는 입장에서 마감일이 중요합니다. 마감일이 늘어나면, 늘어난 시간만큼 무언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늘어난 기간만큼, 품질이 좋아진다면 좋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죠. 제안서의 법칙은 파킨슨 법칙의 변형판이라고 할까요? 물론 맥락이나, 의미는 다르지만… 형식은 비슷합니다.

IQ 100만 넘으면

Saturday, May 9th, 2009

‘10,000시간의 법칙’으로 유명해진 아웃라이어, 많이들 읽어 보셨겠죠. 저도 출퇴근 길에 틈을 내서 일독했습니다. 평소에 알던 내용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책이었습니다. 물론 그쪽 분야로 전문가적인 식견이 있으신 분들에게, 평이한 내용일 수 있지만.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가치는, 아마도 “지능이 높다는 게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을 하려면, 노력, 부모의 지원, 환경, 운들도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게,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인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중고등학교 때 지성의 척도로 믿었던 아이큐가 130이상이 나오지 않아 서운했던 생각이 떠오르네요. ㅎㅎ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머리가 나빠서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고민하던 제자들에게 “고등학교 공부는 머리가 아닌 엉덩이로 한다.”는 말로써 동기부여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당시 제 이야기에 과외 제자들이 그다지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서 제가 말했던 이야기를 경험한 친구들도 있겠지만요.

하지만 제 경험을 봤을 때, 확실히 천재는 아니지만 보통의 지성이 있는 사람은, 흥미와 열정 그리고 시간을 들이면 어느 정도 성과를 낸다는 게, 맞는 이야기인 듯합니다. 자기관리 서적에 나오는 입에 발린 이야기처럼 들리지만요. 회사에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도, 고등학교 때 입시공부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즉  똑똑한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에서 실적을 내려면 확실히 지성보다는 일을 대하는 ‘자세’가 더 중요한 듯합니다. 일처리를 할 때 디테일을 살리는 분들이 있는데, 이 분들을 잘 살펴보면 똑똑함보다는 일을 대하는 ‘자세’에서 그런 디테일이 나옵니다. 특히 SI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어떻게든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 나오는 게 지상 과제일 때가 흔하기 때문에, 공부와 코딩을 동시에 진행할 때가 잦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단순히 실적만 내겠다고 일을 하시는 분과, 유지보수를 맡은 사람들을 위해 꼼꼼하게 코딩하시고, 게다가 실적을 위해서 수박 겉핣기 식으로 공부하고 코딩을 했더라도, 다시 근본원리를 깨우치시려고 시간을 할애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을 보면(그리고 이런 분들이 대개 고수로 통하시죠. 아니면 키보드 좀 두들겨 보신 분들이죠. :) ), 확실히 성공은 지성도 중요하지만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의 한줄 요약은 “아이큐는 100만 넘으면 오케이!” 정도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