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 민영화’를 생각한다.
Sunday, April 11th, 20104월 6일 국무회의에서 의료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이제 국회 의결 과정만이 남았습니다. 사실 기사 내용이 잘 정리된 편이지만, 오랜 시간 의료법 개정에 관심을 두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습니다. 사실, 이번에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만으로 당장 의료 시장 민영화가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가능성을 연 시발점이라는 것에서 여러 생각이 듭니다(관련된 내용은 링크한 기사를 읽어 보세요).
제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그나마 우리나라가 전세계에 내놓고 자랑할만한 괜찮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의사분들이나 기타 관련된 분들 가운데 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겠지만요.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돈 없고 나이 드신 분들이 어쨌든 단돈 몇 천원에 의사 진료와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복지제도이기 때문이죠.
이런 건강보험은 전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전국의 모든 병원은 보험공단과 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전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건, 뭐 다들 아시는 상식이고. 전국의 모든 병원이 보험공단과 계약을 맺어야 하는 건, 당연지정제라고 부르죠. 즉 우리나라에는 일부 민영 보험이 있지만, 그래도 이 당연지정제 덕분에 온 국민이 동네의원부터 종합병원까지 소득과 신분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참 멋진 일이죠.
그런데 민영화가 진행되면, 이 당연지정제가 폐지될 수 있습니다. 즉 어제까지만 해도 자주 가던 동네 의원이 ‘건강 보험’과 계약을 해지하고 ‘비싼 민영 보험’에 계약해 버리면, 저렴한 건강보험으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번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에 이 당연지정제 폐지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진보 진영이나 의료보험 민영화를 반대하는 쪽에서, 이 개정안이 당연지정제 폐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는 것이죠.
사실, 전 의료보험 민영화가 광우병 파동처럼 번지는 것은 그다지 전국민에게 혜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온전한 사실을 두고 토론을 해도 그 차이를 좁히기 어려운데, 감정 싸움으로 흘러 버리면, 논리는 사라진 채 광기만이 세상을 뒤덮을까 걱정됩니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의료보험 수가 때문에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외침,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보장 받아야 한다는 주장, 의료 민영화를 통해서 새로운 경제를 창출하자는 논리. 이런 것들이 토론되는 것은 모두 좋으나… 사실 현재 제도를 고쳐서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보게 되는 대다수 국민들이 그 논의에서 제외된다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물론 현재 의료보험 제도 안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현재 있는 틀 안에서 그 문제점들을 고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벼룩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벼룩 하나 잡자고 그나마 있던 집을 태우는 상황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참고로 읽어 보실만한 글을 링크합니다. 의사분들도 댓글로 참여해서 논의가 진행된 글이라 어느 정도(?) 전문성이 확보된 글이라 링크를 걸어 둡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