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with Hani

로망은, 실현되리라!

Archive for May, 2010


작은 정성의 중요함

Saturday, May 29th, 2010

회사 채용 프로세스에 면접자가 자신의 경력에 대해서 프레젠테이션(PT)을 하는 게 추가됐다고 합니다. 검증 프로세스를 세심하게 만든다는 것은, 면접자나 회사나 모두 상대에 대해서 잘 아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괜찮은 듯합니다. 하지만 간혹 말만 잘하시는 분들을 뽑거나 말만 못하는 분들을 떨어트리지 않으려면, 면접관들이 더 세심하게 질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엊그제 경력직 지원자 두 분이 새로운 채용 프로세스에 맞춰서 PT를 하셨나 봅니다. 저는 면접관이 아니었기 때문에, 면접관으로 다녀오신 분에게 새로운 채용 프로세스가 어땠는지 물어봤습니다. 면접관으로 다녀오신 분이, 바인딩된 파워포인트 출력물 2개를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는 발표 자료인데,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다른 자료는 보충 자료로서, PT내용을 정리한 것인데 보충자료도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면접을 보신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자료를 잘 만든 게 중요한데요. 이 자료를 만든 지원자는 준비를 여러모로 잘했고, 발표도 잘하더라고요. 그런데 다른 지원자분은 자료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준비를 열심히 하지 않았나 봐요. 회사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것 같고…

사람은 참 희한한 동물입니다. 이상하게 크게 분노할 일에는 침착하기도 하지만,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본다면, 우리가 동료나 가족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도,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사주거나, 용돈을 많이 줄 때가 아닌 듯합니다. 물론 금전적인 배품이나 큰 도움이 인생의 고비 때 아주 큰 힘이 되지만. 일생을 채우는 평화로운 일상에서, 타인에게서 고마움을 느끼거나 행복을 느끼는 것은, 작은 관심과 사랑인 것 같습니다.

수십 명에게 보내는 안부 인사보다 내 이름이 들어간 나만의 메시지가 기억에 오래 남고,직장 동료의 아이들의 안부를 물을 때 “애기 잘 있어요?”보다 “OOO 잘 있어요?”라고 말하는 편이 더 고맙죠. 이런 것들은 자기 계발서에 나올법한 타인을 대하는 잔기술처럼 보이지만, 1~2번이 아니 1년을 10년을 계속하려면,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없이는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서평] Confessions of a Public Speaker

Wednesday, May 26th, 2010

몇 년 전에 처음으로 수백 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발표했습니다. 그전까지 회사 안팎에서 많아 봤자 수십 명을 대상으로 발표한 게 전부였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온 약 200여 명을 대상으로 발표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습니다.

어차피 하기로 한 것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며칠을 준비하고, 조금 뻘쭘했지만 화장실 거울을 보면서도 리허설을 했습니다. 며칠 동안 준비한 덕분이지, 발표장으로 가면서도 그다지 긴장이 되지 않았습니다.

But.

제 발표 시간에 맞춰서 발표장에 도착하고 보니, 예상 인원을 초과해서 약 400명 정도가 오셨더군요. 헉! 많은 분들이 제 이야기를 들어주신다니 기분이 좋기는 했는데, 예상보다 많이들 오셨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오랫동안 연습하고 준비한 게 도움이 됐던지, 100퍼센트 만족스러운 발표는 아니었지만, 큰 사고 없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하고 돌아왔죠.

며칠 전에 동료들과 직장이나 가정에서 말하기가 중요하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어떤 분은 인간의 삶은 말이 전부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조금 과장되기는 했지만, 그리 틀린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하기 가운데 확실히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주목하는 가운데 이야기를 하는 연설은, 연설의 달인을 제외하고 누구나 부담스럽습니다.

그런데 우리네 회사 생활을 보면, 확실히 발표를 잘 하는 게 일상생활에서보다 더 중요하죠. 그래서 프레젠테이션 젠, 파워포인트 블루스 같은 책들이 한동안 베스트셀러 위치에 있었습니다.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아쉬운 게 있었는데, 책들이 지향하는 바가 제가 원하는 것과 달라서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즉 서점가에 나온 파워포인트에 대한 책들은 자료에 치우진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우리가 파워포인트와 프로젝터라는 현대 기기의 도움을 받아서 발표를 쉽고도 잘할 수 있지만, 발표의 근본을 따져보면 파워포인트는 주변 이야기입니다. 즉 발표를 못하는 분들이 어떻게 하면 긴장하지 않고 잘 이야기하는지, 청중들이 내 이야기를 듣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슨 주제로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좋아할지, 이런 게 사실은 발표에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의 저자로 잘 알려진 스콧 버쿤씨가, 대중 연설에 대해서 알면 좋은 것들을 책으로 엮어 냈습니다. 출판된지는 몇 개월 됐죠. 저도 구매해서 일독했는데, 참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특히 대중 연설에 대해서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 분이나, 발표만 하면 청중들이 꾸벅거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빵 터진 대목이 있는데요. 만약 대중 연설을 하기 전에 청중들이 잡아 먹을 것 같아서 불안한 생각이 든다면, 청중들이 모두 옷을 벗고 의자에 앉아서 자신을 쳐다 보고 있다고 생각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러면 불안감이 많이 줄어 든다고 하는데요. 정말 그런지, 나중에 불안함이 엄습할 때 한번 써먹어 봐야겠네요.

버쿤씨 책을 도맡아서 번역하시는 출판사가 있으니, 곧 재미있는 한국어로 읽을 수 있겠죠.

confessions of a public speaker

Farewell, LOST

Tuesday, May 25th, 2010

lost

드라마 속에서 그들이 잃어버린 걸 찾는 동안, 전 로스트를 보면서 시간을 잃어버렸네요. 하지만 잃은 만큼 얻는 게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배우, 스텝 여러분! 특히 최고의 강태공, J.J. 에이브람스 감독에게 영광을~

후견지명의 오류

Saturday, May 8th, 2010

저는 직장생활 초기에 자기관리, 자기계발서에 속하는 책들을 참 많이 읽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접해 보지 못한 분야의 책이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고민하는 것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나마 찾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동안 자기계발서를 읽다 보니 읽은 책들이 많아져서, 서로 다른 책이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어느 순간부터 자기계발서에 속하는 책들을 읽지 않았죠.

그러던 어느날 지인이 서점가에서 유행하는 자기계발서 하나를 추천해 주시면서, 읽어보라고 하시더군요. 저도 제목은 귀에 익은 책이었습니다. 지인에게 자기계발서는 잘 읽지 않는다고 돌려 말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서, 자기계발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제 이야기를 들은 지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도 자기계발서라는 게 조금 뻔한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초보 직장인이나 자극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Hani씨처럼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에게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는 자기계발서도 나름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전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한때 자기계발서를 탐독하던 제 모습이 떠올라, 지인에게 경솔하게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후견지명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난 후에 자신은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후견지명 효과라고 하죠.

개인은 학습이나 경험을 통해서 성장합니다. 개인이 성장하려고 노력한다면, 확실히 과거보다 미래에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죠. 하지만 과거보다 지금 더 나아지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성장했는지 잊고 원래부터 지금처럼 잘하거나 똑똑한 것처럼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후견지명 효과와 다르지만, 전 이런 상황을 일종의 후견지명 효과라고 부릅니다.

이런 상태에서, 자신의 과거에 그랬듯이 미숙한 상태의 사람들에게 “넌, 왜 그렇게 못하는 거야?”하는 말을 던지거나, 자신의 성장을 도왔던 책들에 대해서 “야, 이렇게 유치한 걸 읽는 사람이 있어?”하는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과거에 열심히 노력한 댓가로 조금 잘난 체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겸손하지 못한 모습은 자기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울이 될 기회를 놓치는 실수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