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기쁨: 책쓰기, 앱개발

July 26th, 2010

가끔 제게 책을 써서 용돈 좀 벌지 않았냐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도 속시원하게 용돈 좀 벌었다고 한턱 쏘고 그러면 좋을텐데요,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처음에 책을 쓸 때는 대박이 나서 컴퓨터도 바꾸고, 해외여행도 가고 그런 꿈을 꿨는데, 따뜻한 꿈이 차가운 현실이 되고 보니, 책 써서 돈 벌기가 무척 힘들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폰이 도입되고, 안드로이드 폰도 부흥기를 맞이하면서 앱 개발로 대박을 낸 분들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경력사원을 구할 때마다 인사부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쓸만한 사람이 싹 사라졌다는 푸념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그동안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고급 개발자들을 대기업에서 모두 스카웃하기 때문이라는 원인 분석도 있죠.

개발자 품귀현상은 개발자 삶에 한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혹자는 아이폰 개발이란 백만원 정도의 초기투자를 해서 맥컴퓨터를 사지만 사실 얼마를 벌지 모르는, 애플식  다단계 업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밀레니엄 때의 IT붐을 말하면서, 스마트폰 개발자 시장도 포화될 것이라는 암울함을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부푼 꿈으로 시작한 책쓰기나 대박을 꿈꾸면서 시작한 스마트폰 개발의 끝이 미약하게 끝나는 건 그다지 유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돈벌기 관점에서 한발 물러서면,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한다는 순수함이 있습니다.

수중전, 지상전, 공중전, 우주전쟁까지 겪어본 성숙한 사회인이 순수한 즐거움을 느낀다는 건, 부자가 천국에 가는 일처럼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게 즐겁게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언제가 글쓰기의 즐거움과 개발의 기쁨말고 다른 것을 얻을 때도 있겠죠.

임베디드 서적 2권 소개

July 26th, 2010

최근에 읽은 임베디드 서적 2권을 추천합니다.

첫 번째 책은 Embedded Recipes이란 책입니다. 저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정리한 임베디드 강좌를 묶어서 책으로 정리했습니다.

블로그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엮었기 때문에, 저자의 블로그에서 책 내용을 거의 다 읽으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인터넷으로 글을 읽는 데 익숙하지 않으시다면, 책으로 사 보시길 권합니다.

초보자용 책에 가깝기는 하나, 임베디드 개발에 대해서 모든 것을 다루기 때문에, 고급 개발자가 읽으셔도 도움이 될만 한 내용이 무척 많습니다. 아쉬운 점은 블로그에 있는 글이 원문 그대로 실린 탓인지, 조금 거친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편집이 완벽하게 되지 않은 탓인 듯합니다.

두 번째 책은 임베디드 서적이라고 딱히 분류하기는 어려우나, 컴퓨터 아키텍처를 다루고 있기에 임베디드 서적으로 분류했습니다.

책 제목은  ’프로그래머가 몰랐던 멀티코어 CPU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한빛출판에서 내고 있는 Blog2Book이라는 시리즈 책으로 나왔습니다. 저자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나, 블로그 글을 책으로 만든 건 아니고요, 블로그처럼 쉽게 읽히는 형태로 책을 쓰신 겁니다.

교과서로 쓰이는 컴퓨터 아킥텍처 서적들은, 나온지 너무 오래되서 최신 CPU의 트렌드를 알려주지 못하죠. 저자도 이 점에서 힌트를 얻어서 이 책을 쓰신 것 같습니다.

물론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면 최신 CPU의 트렌드를 몰라도 괜찮겠지만, 그래도 더 나은 프로그램을 짜기를 원하시다면 많은 걸 얻으실 수 있습니다. 

책쓰기, 가슴 속을 태우는 불을 키워라!

July 22nd, 2010

예전에 막연히 몸매가 멋지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과 수다를 떨다가 건강 이야기가 나오면 “몸을 좀 만들어야 하는데.”하고 입버릇처럼 말했죠. 어느날 몸 만들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나서 생각해 보니, 몸짱이 되고 싶은 제 바람은 허울 뿐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몸짱되기 열풍을 알려주는 미디어에 계속해서 노출된 덕에, 마음 속 한구석에 몸짱이 되려는 진짜 노력은 하지 않고 입으로만 몸짱이 되고 싶은 가짜 욕구 혹은 거짓 열정이 생긴 셈이죠. 정말로 되고 싶다기보다는 당시 시류가 몸 좋은 사람이 호감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물론 지금도 이런 시류는 비슷하죠).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글쓰기가 재미있어지자, 언제가는 책 한 권 쓰고 싶다는 작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재미있고 지적 자극을 주는 책을 만날 때면, 마음 속에 책 한 권 쓰고 싶다는 불덩어리가  점점 뜨거워지는 걸 느꼈죠. 열정이 커지는 걸 느낄 때마다 마음 한구석엔 “내가 무슨 책을 쓴다고…”하는 제 자신을 부정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을 쓰고 싶었지만 자기부정의 다크포스를 이길 수 없었기에, 전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것으로 책을 쓰고 싶다는 열정을 달랬죠.

하지만 어느 순간에  마음 속 불덩이리가 너무 커져서 블로그라는 작은 그릇에 글을 남기는 것만으로 열기를 식힐 수 없었습니다. 마음 속에서 이글 이글 타오르는 열정을 담아내기 힘들어지자, 책 쓰기를 시작한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책쓰기를 시작하자 제 자신을 오랫동안 괴롭히던 자기부정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제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뜨거운 열정에 재도 남기지 않은 채 타버린 듯합니다. 

결국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열정에 이끌려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글쓰기는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열정의 불길이 약해지면 자기부정이 어김없이 그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써 놓은 원고 덕분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가 재미있을 때도 있었지만, 어떨 때는  답답하고, 어떨 때는 눈물나게 힘들기도 한 작업은 열정이 식지 않은 덕분에, 두 권의 책으로 탄생했습니다. 

지금은 몸짱이 되고 싶다는 기대를 접은 채 다이어트라는 소극적인 방법과 남는 지방을 태우는 정도로 운동을 가볍게 하고 있습니다. 운동 강도가 약해서 지방을 모두 태워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도 식스팩이 빛을 보지 못한 채 뱃살 속에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힘든 일상을 이기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책을 쓰게 한 열정 비슷한 게 생긴다면, 지방 속에 숨은 식스팩을 조각해 낼지도 모르죠. 하지만 제 마음을 자세히 관찰하면 그런 날은 요원해 보입니다.

책을 두 권 정도 썼지만 아직 가슴 속에 글을 쓰고 싶다는 불길이 꺼지지 않은 걸 보거나, TV속에서 몸매가 좋은 남자 연애인을 보면 몸짱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게으른 절 헬스클럽으로 이끌 열정이 생기지 않는 걸 보면… 열정이란 마음 먹은 대로 생기는 게 아닌가 봅니다. 혹시 마음 속에 책을 쓰고 싶은 열정이 타오르시는 분이 있다면, 그 열정을 활활 타오르게 하세요. 언제가 그 열정이 멋진 책으로 탈바꿈할 거니까요. 

자본주의 발전은 ‘낭비’ 덕분이다

July 11th, 2010

최근에 지인을 만나서 이런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낭비 제거라는 운동을 회사에서 하는데요. 예산이나 물자에서 쓸데 없이 낭비 되는 것을 줄이자는 취지로 몇 년 전부터 시작한 운동이에요. 가시적인 효과가 생기자, 최근에는 업무에서도 낭비를 줄이자는 운동으로 확산됐어요. 그런데 요즘 제가 느끼는 낭비제거는 조금 지나친 감이 있어요.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군살이 조금 있어서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자 몸무게도 줄고, 먹는 걸 줄이니 돈도 남고, 밥 먹는 시간도 줄어서 시간이 남게 됐죠. 이런 효과를 얻은 것에 기쁜 나머지 무리해서 계속 다이어트를 하면, 어느 순간 부터 없앨 군살이 모두 사라지고 이제는 생존에 필요한 근육까지 줄이게 되죠.

회사를 경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간단하게 생각나는 답은 돈을 벌기 위해서죠.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요즘처럼 제조업 이익률보다 금융 거래 이익률이 높은 세상에서, 회사를 처분하고 그 돈으로 돈놀이를 하는 편이 더 낫습니다.

사람이 사는 이유야 백인백색이지만, 사람이 밥을 먹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살기 위함이죠. 회사를 세우고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들의 이유야 백인백색이겠지만, 회사가 돈을 버는 이유는 사람이 먹고 살기 위한 것처럼 생존을 위해서죠.

물론 생존이 중요하다고, 돈을 벌고 먹는 데에만 집중하면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경계가 모호해지겠죠. 회사도 이 점에서 사람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버는 게 중요하기는 하지만, 돈, 돈, 돈, 오로지 돈만 생각한다면 차라리 회사를 팔고 그 돈으로 조폭 몇 명을 데리고 사채업을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을 하지 않고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 비만이 되는 것도 건강한 삶에 좋지 않습니다. 회사도 돈을 잘 번다고 너무 방만하게 운영해서 여기 저기서 낭비를 한다면, 영속적으로 살지 못합니다. 그래서 건강을 유지하거나 회사의 현금흐름을 건전하게 만들려면 적당한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과정을 살펴보면, 인간의 생활을 조금 더 윤택하게 만들어주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던 건, 바로 잉여적인 행동 때문입니다. 즉 먹고 사는 데만 집중한 게 아니라, 누군가에는 낭비처럼 보이는 일을 했기 때문이죠. 즉 사람이 하늘을 날면 어떨까? 마차보다 더 빠른 걸 만들면 어떨까?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이 편지말고 직접 말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런 생각들은, 먹고 사는 게 넘버원 과제인 사람들에게 정말로 허리에 군살이 끼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인간이 목표 의식을 뚜렷이 가지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류의 삶을 바꿔 놓은 발명품이나 발견은 대개 배불리 먹고 즐겁게 낮잠을 자거나 오후 햇살이 비치는 정원을 거닐면서 얻기 마련입니다. 회사에서 당신이 하는 일은 낭비가 아니냐는 잣대를 들이대면, 그 누가 회사를 일류 기업으로 만들어줄 쓸데 없는(?) 공상을 할까요? 그 시간에 정말 열심히 일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려고, 그냥 저냥 평범한 업무로 일과표를 채우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