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19th, 2012
어떤 일하세요?란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직업관이나 지금의 직업적 만족도를 아주 대략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이 질문에 대답의 유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다니는 직장이름을 말하는 경우다. 예를 들자면, 삼성전자 다니는데요. 아니면 현대차 다니는데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경우다. 어떤 일하세요?란 질문에 다니는 회사를 말하는 경우엔, 회사에 대한 프라이드가 상당히 높거나 유명한 회사를 다니는 경우다. 그런데 이렇게 대답을 하고 나면 질문자의 의도에 충분히 답이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안에서도 다양한 직군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렇게 말한다는 건, 지금 당장의 업무보다 회사가 제공하는 유무형의 것을 즐기거나 만족한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그냥 “회사원이에요.”라고 답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엔 질문자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다니는 회사나 직업을 드러내서 설명하고 싶지 않은 경우다. 회사가 유명하거나 규모가 작고 크고에 관계없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유망하거나 이런 것에 관계없이, 현재 상태에 그다지 만족하지 않을 때 이렇게 답할 경우가 있다. 물론 외향을 중요시 하는 경우 대기업이나 유명한 회사를 다닌다면, 이 유형에 속한 경우에도 회사 이름을 말할 수 있다는 건 유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하는 일을 말하는 경우다. 직업적 만족도가 현재 다니는 회사를 압도하는 경우가 그렇다. 아니면 현재 직업이 너무 좋은 경우도 그렇다. 특히 개발자들이 이런 질문을 받으면 개발자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분은 어떤 일하세요?란 질문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여기서 말하는 게 100퍼센트 적용되지 않는다. 이건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단순한 질문 속에서 어떤 답을 하느냐가, 자신이 현재 자기일에 대해서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를 드러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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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17th, 2012
여러분 앞에 카드 한 장이 있다. 이 카드 뒤에는 숫자가 적혀 있다. 어떤 숫자가 적혀 있을지 한 번 추측해보자. 그리고 이 카드를 뒤짚었다고 하자. 카드에는 65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여러분이 예상한 숫자였는가? 질문을 바꿔 보겠다. 유엔에서 아프리카 국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일까? 한번 예상해보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65근처의 숫자를 생각했을 것이다.*
논리적인 과정으로 이 숫자에 도달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감으로 찍은 이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유엔에서 아프리카 국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아니다. 제일 처음에 제시한 숫자 65가, 여러분의 추측에 영향을 줬다는 점이다. 이처럼 원하는 수적인 결과로 몰아가는 것을 앵커링(anchoring, 닻내리기)이라고 한다. 행동경제학에서, 앵커링은 상당히 잘 알려진 이론에 속한다.
이런 앵커링은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특히 프로젝트 견적에서 그렇다. 자유경쟁시장에서는 공급자, 수요자는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없다. 공급자가 만드는 상품들이 모두 똑같기 때문이다. 완전 자유경쟁시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 가격에 맞춰서 완전히 공급과 수요를 조절한다. 하지만 프로젝트 견적 시장은 다르다. 공급자가 제공해야 하는 프로젝트는, 그 가격을 시장 가격에 맞춰서 공급하기가 무척 어렵다(시장가도 상당히 애매하다. 완전 새로운 프로젝트라면 더 그렇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공급자는 최대한 비싸게 팔려고 하고 수요자는 최대한 싸게 사려고 한다.
그래서 프로젝트 견적 시장에서는, 이런 앵커링의 메카니즘이 중요하다. 공급자가 최대한 자신이 유리한 포지션에서 가격을 결정하려면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게 좋다. 대개 터무니없는 가격에서 시작해서 깍는 게 제 값을 받을 가능성을 높인다. 견적가를 낮춰 잡으면 그 점이 바로 닻을 내린 지점이 되서 닻을 들어 올려서 다른 곳에 정박하기가 무척 어렵다.
* 유엔에서 아프리카 국가의 비율은 23퍼센트라고 한다(가격은 없다,라는 책에서 가져온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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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16th, 2012
전자책이 차고도 넘친다. 바야흐로 전자책의 시대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은 다양성만큼 활기가 넘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앱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물론 히트 친 베스트셀러를 기반으로 만든 책들이 거의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앱북을 사람들이 왜 살까? 질문이 조금 잘못된 것 같다. 질문을 조금 바꿔보자. 사람들이 앱북을 구매하게 하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최근에 이 질문에 답을 얻으려고 앱북 몇 가지를 다운로드 받아서 분석해 봤다. 앱북들을 읽으면서 한 가지 든 생각이 있다. 이 생각을 정리하자면 “좋은 앱북은 독자가 컨텐츠를 채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이다.
굿바이 게으름이란 앱북이 있다. 이 앱북은 게으름을 탈출하도록 변화 일기를 쓸 수 있게 한다. 즉 앱북을 읽고 실천의 결과를 앱북에 기록하고 게으름을 탈출하는 나를 완성한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작가가 길을 제시하고 독자가 그 길을 따라 실천해서, 진정한 콘텐츠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이게 앱북들을 분석하면서 얻은 결론이다. 앱북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한 번 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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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11th, 2012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시는 분이 있었다. 편의상 이분을 달인이라고 하겠다.* 실제로 회사에서도 OOO분야의 달인이라고 불렀다. 그만큼 그 분야에 정통하셨고 능력을 발휘하셨기 때문이다. 어느정도로 정통하셨냐, 그분이 출근하지 않으면 해당 업무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이분이 보이지 않았다. 달인을 아는 동료에게 행방을 물으니 회사를 관두셨다고 한다. 헉 달인이 회사를 관두셨다니 좀 난감했다.
동료에게 달인이 왜 출근을 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달인이 맡은 업무를 자동화하는 프로젝트가 끝났데요. 그래서 달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고 하던데…요.”
왜 회사에서 달인에게 다른 업무를 주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인사의 뒷사정은 참 복잡하기에… 다만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BPR을 주장한 마이클 해머 교수의 유명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기사인 “리엔지니어링:자동화하지 말고, 제거하라”가 생각났다. 달인의 사례 같은 걸 접하면, 해머 교수의 표현과 달리 현실에서는 자동화하고 제거하는 경우가 더 흔한 것 같다.
달인이 된다는 것은 기회 비용을 엄청나게 많이 들였다는 뜻이다. 달인이 되기 수십 년 전의 달인은 마치 줄기세포와 같았다. 다양한 직업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무척 많았단 의미다. 그런 가능성을 하나 씩 제거하고 경력을 쌓아서 달인이 되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지 못하고 달인이 되어 버리면, 자동화하고 제거될 가능성이 무척 높아진다. 난 이걸 편의상 달인의 함정이라 하겠다. 일종의 스스로 판 함정? 물론 달인을 시킨 조직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연대를 외치는 사람들도 있겠다. 그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달인이 되기로 결심했다면 시대를 보는 눈도 필요하다.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도 중요하지만 말이다.
* 약 7년전의 사례다. 오랜 전 이야기인데도, 기억이 선하다. 달인이 관둔 게 당시에 충격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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