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시대는 지나갔다

February 24th, 2010

‘물고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면 된다’는 말이 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물고기가 줄어든 지금은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from 사장의 노트

한때 리더의 역할과 관리자의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리더의 역할이란 목표를 향해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고, 관리자의 역할이란 사람들이 일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요즘에는 관리자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는 분들을 보면, 리더와 관리자를 기계적으로 분리해 내려는 제 생각이 조금 짧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무언가를 알려주는 ‘티칭’보다 스스로 해결책을 구하게 하는 ‘코칭’ 능력이 탁월하십니다. 블루오션보다 레드오션이 많은 요즘이기에, 기존의 방법으로서 물고기를 잡는다는 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과거의 방법보다 새 방법을 고안해 내는 게 중요하고, 따라서 사람들에게서 지혜를 끌어내는 능력이 중요하겠죠.

‘아버지’라는 이름의 ‘남자’

February 22nd, 2010

사람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 거울, 칼, 황금이다. 거울은 자신의 참모습을 살펴서 교만해지지 않기 위해, 칼은 자신과 가족을 험한 세상에서 보호하기 위해, 황금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출처미상

사람이 장년이 되고 나면 두 가지 갈림길에 놓입니다. 즉 ‘솔로의 자유로움’과 ‘가족의 포근함’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하죠. 인생은 트레이드오프의 연속이기에, 어떤 길을 택하든지 아쉬움이 남기 마련입니다. ‘가족의 포근함’을 택한 사람이라면, 등가교환의 법칙에 따라서 ‘가족이 주는 행복’을 ‘삶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는 책임감’으로 갚아야 합니다.

쥐꼬리만한 월급 인상분은 거대한 인플레이션 스나미에 쓸려가기 때문에, 물질적으로 가족을 행복하게 할 ‘황금’은 잘 모이지 않고, 상시 구조조정이란 세상의 칼날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다니다 보면, 험난한 세상에서 가족을 위해 ‘칼’을 들어 올릴 힘조차 남지 않으며, 새벽녘 화장실 ‘거울’에 비친 얼굴은 회식 자리에서 무리했다는 것만을 알려주는 게,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입니다.

‘냄비에 끊인 라면 한그릇으로 아침을 때우는 조폭 두목이, 캐나다로 유학 보내 처자식이 보내준 비디오를 보면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거나, ‘어제의 적이었던 국정원 직원과 남파 간첩이 합심해서 도망간 필리핀 신부를 찾으러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아련한 것은 ‘아버지’라는 이름의 ‘남자’를 조금은 이해했기 때문이겠죠.

집중이란, “한 가지만 하는 것이다.”

February 6th, 2010

Passage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이미 해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이 게임은, 서른살의 게임 제작자가 이웃의 친구가 죽고 나서 “인생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 만든 것인데요. 아래 그림처럼, 이 게임은 매우 단순합니다. 5분 동안 100×16 pixel 화면 안에서, 주인공이 움직이는 게 전부입니다.

매우 단순하게 보이는 이 게임을 2-3번 정도 하면, 작은 게임 안에 인생의 의미를 잘 담아냈다는 감탄이 나오죠. 내가 조작하는 주인공은 게임 초반에 유년 시절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이를 먹고 5분 후에는 늙어서 죽습니다. 그 5분 동안, 무엇을 하느냐는 전적으로 내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Passage, the game

Passage라는 게임

시작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있다가 게임이 끝날 수도 있고요. 여기저기 돌아 다니면서, 이성을 만나서 결혼을 할 수 도 있는데, 결혼을 하게 되면 부부가 되어 함께 돌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이동의 제한이 생깁니다. 그래서 화면 밑으로 모험을 할 수 없죠. 아니면 게임 초반부터 신나게 앞만 보고 달려서 맵 끝까지 이동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는 화면 아래쪽을 탐험하지 못하게 됩니다. 반대로 장애물이 많은 화면 아래 지역을 열심히 탐험하면 맵의 동쪽을 탐험하지 못하죠.

이 게임은 매우 간단하지만, 인생에 존재하는 핵심적인 제약사항을 보여주죠. 즉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매우 한정적이고, 그 안에서 무엇을 하든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려 있으며, 그 결과에 만족하느냐 불행하느냐도 개인에게 달려 있다.”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프로젝트에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불확실성의 원추(the Cone of Uncertainty)입니다. 프로젝트 초반에는 정해진 게 없지만, 프로젝트가 마지막으로 갈수록 확실하지 않는 게 정해진다는 개념이죠. 물론 프로젝트를 관리하거나 수행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프로젝트 후반에 불확실한 게 많다는 상황은, 재앙에 가깝지만요.

불확실성의 원추를 뒤집어서 생각해 본다면, 프로젝트는 초반에는 가능성이 많지만  막판에 온통 제약조건이나 의사결정체로 변합니다.
불확실성의 원추

불확실성의 원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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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신기한 전략이 있는 회사에서 한때 근무했습니다. 이 회사는 며칠 간의 전략 회의를 마치고 나서 ‘다섯 가지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선포했죠.

‘다섯 가지 분야에 집중’은 집중이 아닙니다.

집중은 무언가를 향해서 관심을 집중하는 것을 뜻합니다. 5개의 전략 분야에서 4개는 군더더기입니다

from Manage it!

회사의 정의는 다양하겠지만,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서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 정도로 정의해 보겠습니다. 물론 개인이나 비영리 단체보다, 회사에 자원이 많겠지만. 회사가 계속해서 고객이 지갑을 열게 하려면, 무한해 보이는 자원을 잘 관리해서 고객의 관심을 끌만한 무언가를 만들거나 서비스해야 합니다. 돈이나 인적 자원이 풍부하더라도 무한대가 아닌 이상, 회사의 자원은 그 끝이 있기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예처럼, “5가지에 집중한다!”하는 표현은 ‘검으면서 흰 고양이’처럼 정말로 언어 모순적입니다. 즉 말은 그럴싸하지만, 실현되기가 매우 불가능한 경우죠. 따라서 자원이 엄청난 회사에서도, 무언가를 이룰려면, 선택과 집중은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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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age라는 게임을 통해서나 불확실성의 원추를 통해서, 우리는 인생의 법칙을 몇 가지 도출할 수 있습니다.

  1. 우리가 과거에 선택했던 것은, 현재에 영향을 크게 준다.
  2. 이런 과거의 선택 때문에, 우리가 현재 혹은 미래에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줄어든다.
  3. 아울러 시간은 선형적이고 그 끝이 정해져 있다. 이에 덧붙여 1. 2.의 제약 조건 때문에, 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다양한 것을 할 수 없다.

인간은 다양성의 동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사는 이유를 몇 가지로 정의할 수 없지만. “인간은 목적 지향적이다!”하는 말에 동의하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자원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즉 앞에서 정리하는 인생의 법칙 때문이죠.

그런데 최고의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서 어장관리를 하시는 분처럼, 정말로 다양한 분야에 정렬과 에너지를 쏟아 붓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사람의 능력은 다양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분들도 계시지만. 정규 분포 중간 정도에 있는 경제적 능력, 외모, 신체 조건,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쏟으면서 어떤 결과를 낸다는 것은 참 힘들 듯합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흔해 빠진 이야기가, 무언가를 이룰려는 사람들에게 중요하죠.

물론 선택과 집중이라는 게, 목적을 이루려는 사람들에게 불변의 법칙이지만, 여러 가지 일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단, 인생에서 멀티를 뛰는 경우, 이런 멀티가 유효하려면 여러 가지 일들에 공통 분모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직장에서 성공’과 ‘책 쓰기’라는 두 가지 일을 성공시키려면, 두 작업 사이에 유사성이 있어야 합니다. 엔지니어로서 직장에서 성공하길 바라는 분이, 세일즈에 대해 책을 쓰려면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세일즈맨이 세일즈에 대한 책을 쓰려고 시도한다면, 컨텍스트 스위칭에 들어가는 비용이 조금 높겠지만, 엔지니어가 세일즈에 대한 책을 쓰는 경우보다 훨씬 성공할 확률이 크겠죠.

길게 이야기했지만 결론은, ‘재미’가 아닌 ‘목적’을 달성하는 게 중요한 분이시라면, ‘다양한 일에 도전하기’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제에 충실한 편이 낫다는 것이죠.

비전

January 30th, 2010

힘들고 즐거웠던 직장생활을 함께 한 동료가 어느날 회사를 관두다는 이야기를 할 때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힘이 빠지는 순간 중 하나입니다. 물론 다양한 이유 때문에, 직장을 관두는 동료가 나오는데요. 직장을 옮기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그 이유로서 흔히들 말씀하시는 건

비전이 맞지 않아서…

입니다. 물론 직장생활이라는 게 베타 테스트나, 체험기간이라는 게 없기 때문에. 꿈에 그리던 직장도 실제 생활이 되고 보면, 꿈속의 이상과 현실에서 오는 괴리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하죠. 그렇기 때문에, “내 비전과 회사 비전이 맞지 않아서…”라는 짧은 말 한마디로 직장을 떠나는 동료들을 이해합니다. 사랑도 변하는 마당에, 한때 찰떡 궁합처럼 맞았던 회사비전과 나의 비전 사이에서 싱크률이 떨어질 수 있는 건 매우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관리자들이나 경영층에서 직원들과 조직의 비전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거대 조직의 한 부서에서 비전을 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물론 회사 차원이나 개인 차원에서 비전을 정하는 것도 머리가 아프기도 하지만, 거대 조직의 한 부서에서 비전을 정할 때 더 힘든 것은 제한 조건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죠. 즉 이미 구조화된 회사 안에서 어떤 부서에는 정해진 역할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유지보수 조직을 운영하는 어떤 부서에서, 조직원들이 유지보수 업무가 자기 비전과 맞지 않는다고 회사를 떠날 때, 떠나는 부하직원을 잡아두려고, “새로운 캐시카우를 만드는 제품을 만들자!”하는 원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을 만드는 부서가 있기 때문에, 유지보수 업무를 하는 조직에서는 자신들의 제한조건과 회사내 입지라는 이유로 말만 바꾼 비전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부서를 관리하는 부서장들은 고민이 깊어지죠. 한편으로 조직의 비전과 관련 없이 조직 구성원도 대체로 만족하고 조직도 양적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 없지만. 대개 부서장에게 강력한 비전이 있는 경우에 그렇더군요. 이런 경우  부서장의 비전이 꼭 부서 비전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CEO를 꿈꾸는 부서장이라면 자신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조직적인 뒷받침이 필요하고, 이런 조직적인 뒷받침은 자신의 세력으로 부서원들을 끌어 들일만큼 강력한 비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조직원들이 정들었던 회사를 떠날 때, 부서장님들은 자신의 비전을 그동안 떠나는 사람과 얼마나 잘 동기화했는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물론 그런 고민 과정에서 “내 비전은 강력했다.”하는 결론을 얻는다면 다행이지만, 부실했던 자신의 비전 탓있었다는 걸 깨닫는다면 부서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정도로 자신의 비전을 강력한 자석처럼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론 조직 비전을 구성원들이 단합하게 하도록 멋지게 세울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비전이 알맹이는 그대로인 채 껍데기만 바꾼 이월상품이 되지 않으려면, 조직내 역학도 흔들어 놓을 정도의 원대함과 실행계획이 필요하겠죠.

* 질적인 것은 의문일 때가 있지만요.